세부의 쇼핑몰 못지않게 따닥시장(마리바고 리틀마켓), 칼본시장(카르본시장 - CARBON), 카르카르시장(CARCAR CITY PUBLIC MARKET)등 다양한 시장이 있다. 막탄섬 내 리조트 입구까지만 걸어나와도 길게 늘어진 구멍가게와 노점상들이 한국인의 눈에는 시장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도로변의 상점일 뿐, 도로를 따라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십여분에 한번씩은 북적이는 시장을 찾아볼 수 있을만큼 시장이 많다.


현지 과일 한봉지와 산미구엘 몇캔, 그 유명하다는 레촌(통돼지바베큐) 조금과 꼬치등 결국 목적상으로 치면 필리핀 현지 술과 필리핀 안주를 공수하기 위한 간단한 일정이지만 내 눈은 시장에서 언제나 바쁘다. 지갑을 여는 횟수와 계획은 정해져있지만 눈꼽만큼이라도 신기하거나 티끌만큼이라도 새로운것을 발견하고 싶고 너무 당연하게 봐왔던 익숙한것들을 마주하면 반갑고 기쁘다. [아니 이게 여기서도 이모양이네? 이사람들도 이걸 먹는구나] 싶을때같은 느낌이랄까.


인천 외곽을 돌아다니다가 동남아 아주머니가 운영하던 슈퍼마켓에 물한병을 사러 들어갔다가 가게안에 내가 아는 물건이 하나도 없어서 당황했던적이 있다. 애초 목적은 천원을 쓰고 나올생각이었지만 둘러보다보니 생선국물 스프스틱과 기름에 튀기면 알새우칩처럼 된다는 새우, 방울토마토만한 가지가 빽빽하게 빨간물에 절여져있는 가지젓갈 한병을 사서 나왔다. 그 이후로 아무런 근거도 없이 동남아 가지는 미니토마토만한가보구나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멀쩡한 가지를 보고 당황하는 나는 아무래도 바보다






인근 낚시터에서 잡은 신선한 생물 생선을 바로 판매하는 따닥시장



현지인들이 따닥시장이라고 부르는 마리바고 리틀마켓은 여행전 지도상 마리바고 리조트 인근에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마리바고 시장이라고 부르는듯 하다. 아무래도 생필품이나 식료품등을 구매하기 위해 시장을 찾을때 본인 숙소에서 가까운 위치의 마켓을 찾기도 하고 인근에 낚시터가 있어 생선이 가장 신선하다는 로컬 친구의 [생선추천용 시장]이었다.


유난히도 생선구이와 각종 물고기요리가 많은 필리핀은 꼬치와 바베큐만큼이나 생선요리를 즐겨먹는데, 우리 눈에는 은색이나 등푸른생선정도 생선이 눈에 익숙하다면 필리핀의 생선은 빨주노초파남보 그라데이션까지 오색찬란하게 줄지어 늘어놓은 생선가판대를 보면서 [저것이 먹어도 되는 생선인가] 싶을만큼 시각적으로 다양하다. 흰색, 갈색, 회색위주의 버섯을 식용하다가 노란버섯, 빨간버섯등을 보면 마치 독버섯이 연상되듯 머릿속에서는 호기심이 잔뜩 일었다


한가지 신기했던점은, 생선가게앞에 파리가 없다. 필리핀은 사실 어딜가도 파리가 있고 쇼핑몰안에서 식사를 해도 파리가 날아다녀서 현지인들이 한손은 숫가락으로 음식을 들고 한손은 상위에 팔꿈치를 댄체 손을 좌우로 휘휘 저으면서 습관적으로 파리를 쫒는 제스춰를 하면서 식사를 하는 풍경에 당황했을만큼 익숙한 풍경임에도 오히려 생선위에는 파리가 없었다






세부 시내의 가장 큰 규모 카르본 시장





해외여행에서 좋아하는 리스트중 하나인 현지 로컬 시장을 둘러보는것을 정말 좋아한다면 세부시내의 가장 큰 규모인 카르본시장(Carbon Market)을 가보지않을수가 없다. 그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만으로도, 낮설고 신기한 다양한 물건들이 가판대에 올려져있는것만으로도, 정리된듯 엉망진창인듯 섞여있는 다양한 형태만으로도 현지 시장은 항상 나를 설레게 한다


소매치기도 많고, 호객꾼을 넘어선 약간의 치안이 좋지않은 곳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는만큼 약간의 조심성이 필요한 곳이지만 전통시장으로서도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세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시장이라 빽빽한 사람들속의 시장풍경을 감상하기엔 더없이 좋을곳이다 


필리핀 현지인들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역사가 담긴 마젤란십자가 광장인근으로 산토리뇨 대성당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라서 관광지를 둘러보고 돌아오는길에 들리기에도 위치상 나쁘지않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버스노선으로 아예 잡혀있는듯 많은 지프니들이 깔본시장을 경유하기때문에 찾기 쉬운편이다






육류와 가죽 제품이 저렴한 카르카르 재래 시장


카르카르시장(카카르시장- Carcar City Public Market)은 육류가 정말 많은 시장으로 레촌(새끼 통돼지바베큐), 꼬치, 바베큐, 육포등 다양한 먹을거리와 필리핀 특산물이 많은 시장이다. 도축한지 얼마안된 고기냄새가 살짝 거부감이 들었지만 먹거리가 많이 보여 눈이 즐겁고 적당한 규모에 너무 번잡스럽지 않아서 현지 서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볼수있어서 좋았다


이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가죽제품을 살수있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어서 가죽제품이 있을때마다 조금더 눈여겨 가죽샌달이나 미니 동전지갑등 가죽제품들을 확인하면서 구경했다. 현지인 친구가 가죽지갑을 구매할까말까 망설이는데 낡은 그의 지갑이 눈에 들어와 마음이 어쩐지 짠했다


시장 길 한가운데 태연하게 누워서 잠을자는 흰둥개 한마리와, 그러든가 말든가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않고 갓길로 흰둥이를 피해 장을 보는 사람들, 시장임에도 조용한 풍경이 낮설다. [세개에 오천원 일곱개에 만원]같은 뭔가를 외치는 사람도 없고 최신유행곡이나 라디오를 틀어놓은 가게도 없다. [싸게 주겠다]든가 [뭘 찾는가 모두 다 있다]등의 리조트앞에서 호핑투어등을 호객행위하면서 들러붙던 판매자들이 시장에는 없다


계산하겠다고 지갑을 열기 전까지 궂이 무리해서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감시하거나 예의주시하면서 바라보지도 않는다. 말없이 과일을 먹어보라고 건네기도 하고, 눈이 마주치면 머쓱해 하며 수줍게 웃는 시장의 문화가 좋았다
 
 


언제나 제철, 저렴한 현지 과일 망고



망고귀신인 동생때문에 망고를 구매하는데, 현지 친구가 보라색 망고를 보여주고싶어했다. 우리 눈에야 옐로망고가 익숙하지만 애플망고, 그린망고, 퍼플망고, 타이망고 등 종류가 다양하다는것을 듣고 한번 놀랐다. 두눈을 반짝거리면서 퍼플망고를 찾아다녔지만 볼수가 없어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현지인에게 맛은 다 거기서 거기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이미 듣지말아야할 것을 들어버린 사람은 얻지못할 과일의 외형과 맛이 궁금했다. 크건 작건 해외까지 와서 궁금증을 남기고 가는것은 정말 씁쓸한 일이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머릿속에서 내마음대로 형태와 맛의 망고를 창조해 새로운 망고가 당연하게 자리잡고있을 것이다


필리핀 현지 과일인 망고, 제철이랄것도 없다. 일년내내 여름인 곳에 일년내내 망고의 철이다. 50페소(천이백원)에 망고 4개. 망고 한개에 300원 꼴이다. 42페소(천원)에 산미구엘 오리지널 맥주 한캔! 지갑이 열리고 있다






소규모 포장된 필리핀 과자



옷걸이처럼 얇게 매대를 만들어서 천장에 걸려있는 다양한 종류의 과자를 보고 처음에는 다 자일리톨 같은 껌인줄 알았다가 필리핀에서는 과자를 소포장 해서 낱개판매한다는것을 알았다. 커다란 봉지로 판매하는 과자와 달리 그 사이즈를 1/4, 1/5 한듯한 사이즈의 과자들이 매달려있는것들을 보면서 어릴적 문방구의 불량식품을 고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질소를 제하고 나면 한국과자도 양이 많은편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나 양 면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필리핀 과자가 월등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과자가 맛있을지 알수도 없고, 겉 표장지의 낮선 디자인중에 조금 더 끌리는 것으로 아무렇게나 주워담아도 가격면에서 부담이 없어 좋았다






모두다른 디자인, 개성넘치는 트라이시클과 거리분위기



이방인의 눈에는 언제나 혼잡해 보이는 필리핀 도로위, 하지만 아직 러시아워 전이고 한가한 시간이다.
오토바이와 트라이시클, 지프니가 가득한 도로에는 횡단보도도 신호등도 없다. 어떻게 건너야하나 머뭇머뭇 거리다가 도로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로지르는 현지친구의 뒤를 급하게 따라 건넜다. 큰 대로변이 많지않아서 필리핀은 가볍게 건너곤 했었는데 시장앞은 차선도 많고 정말 쉴새없이 다양한 이동수단이 지나다니니 현지인의 뒤에 바짝붙어 빠르게 건너야했다


시장구경만큼이나 지프니와 트라이시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단색 심플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보기가 불가능할만큼 그래픽이 하나같이 화려하다. 필리핀에서 돌아온 지금도 트라이시클의 형태를 사실 정확히 모르겠다 싶을만큼 다양하게 디자인하고, 좌석을 개조하고 네온이나 스티커, 장식등을 설치해서 제각각이기 때문에 머릿속에 트라이시클의 형체자체가 어떤것인지 틀이 잡힌것이 없을만큼 개성강한 필리핀사람들, 각자의 그림이 그려진 스케치북 같았다








Load More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