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친구의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서 도착한 레스토랑, 비비비리조트(BBB Resort). 레스토랑으로 향할줄 알았는데 리조트라니 뷔페를 추천한건가 싶어 의문스러웠지만 차에서 내리자 마자 보이는 풍경이 꽤 괜찮았다. 어디에 서있건 바다를 전망으로 지어진 리조트라서 시야가 넓고 푸른데다가 한적한 곳에 위치해서인지 사람이 없었다. 사람많은 시끄럽고 바글바글한 곳에 줄서서 먹는 식사를 은근 꺼리는 입장에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우선 좋았다


세부에서 휴식을 취할때, 시설이 잘 갖추어진 5성급 대형 리조트에 숙박을 하다보니 약간의 아쉬움이 많은 상태였다. 혼자라면 조금 더 저렴한 숙소를 잡았을텐데 지인들이 혹시 불편하지 않을까 싶어 좋은 리조트를 잡아았던 것도있고, 평소와 다른 내 스타일이 반영되지 않은 점때문이었다. 물론 장점도 많았지만 리조트라면 한적해야한다는 것이 개인취향이라서, 다음번에 다시 필리핀에 방문하게 된다면 유명한 리조트는 피해 혼자만 수영장을 쓸수있을 곳을 골라 예약할것이다 :)


Security Service(보안 서비스)가 포인트라고 슬로건을 내걸어 놓은 비비비 리조트의 보안이 어느정도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우선 한적하고 평화로운 뷰가, 복잡한 필리핀 도심에서 벗어난것이 좋다




비비비리조트의 방갈로 팀테이블과 배산임수 뷰


편하게 앉아있던 자리에서 움직이지않고 상체만 틀어서 귀차니즘과 함께 촬영을 했기때문에 빛이 좋은곳같은것을 고려하지 않았더니 실제로는 훨씬 좋은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아쉬운 사진이 나왔다. 문드문 설치된 방갈로형 쉼터가 꽤 예뻐보였는데, 사진상으로는 내가 본 뷰와 색이 아니다. 아무생각없이 카메라를 들고다니다가 찰칵거리면서 찍어대면 이런 형편없는 결과물을 얻게된다


리조트 방갈로 팀 테이블 바로앞에 바베큐시설도과 오픈형 바가 있어서 칵테일이나 원하는 음료 및 주류등을 주문해서 마실수 있다. 간단한 과일안주에 가벼운 산미구엘도 좋고, 저녁시간에는 노을 아래에서 여러가지 바베큐와 술로 느듯한 시간을 보내기에 정말 좋을것 같다




아름다운 오션뷰 재즈레스토랑 


한적했던 리조트 내부와 달리 비비비레스토랑 안쪽은 조금더 활기가 있었다. 둥글게 지어진 내부는 안쪽 동그라미에는 밴드 공연을 보면서 식사를 할수 있게 되어있고, 두꺼운 파티션처럼 둘러진 낮은 벽으로 지어진 바깥쪽 동그라미쪽에서는 등뒤로 음악을 듣고 바다뷰를 보면서 식사할 수 있게 지어져있다


처음에 별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오션뷰쪽 테이블로 자리를 잡고 눈부신 바다앞에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음악이 흘러나오자 몸을 반쯤 틀어 팔걸이에 얼굴을 기댄체 안쪽으로 눈을 응시할수밖에 없었다. 리조트에 머무는 다양한 외국 손님때문인지 미국 유행가를 많이 불렀는데, 소름끼치게 노래를 잘하는 여자보컬에 놀라 닭살이 오른 팔을 비비면서 식사를 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고 밴드와 지나치면서 [아 필리핀 사람들은 흥이많아서 노래부르는걸 좋아하기때문에 재즈 레스토랑을 추천했구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필리리노 마을을 도보 여행하면서 초라한 집에 "분명히" 영업용으로 노래방 기계를 마당에 내놓은 곳들을 많이 봤는데, 항상 동네가 떠내려가게 온갖 사람들이 모여서 마이크를 입에 대고 노래를 하고있었다. 대나무를 잘라 엮은 낮은 울타리때문에 마당안쪽이 훤히 보이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보던말던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그들만의 노래방문화가 정말 이색적인 풍경으로 기억에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지친구의 맛있는 메뉴로 추천받은 하와이안 피자


이곳에서 맛있다는 세부 친구의 추천을 받은 메뉴 그대로 하와이안피자와, 무슨 크림파스타 + 자몽음료를 주문했다


사실 메뉴판을 보자마자 심란한 느낌이었는데, 오랜 차멀미로 인해 속이 좋지않을때 느끼하거나 밀가루음식은 정말 피하고싶은데 차라리 스테이크를 찾아볼까 하고 열심히 메뉴판을 찾아봤지만 파스타와 피자를 전문적으로 하는듯 했지만 뭐라도 먹고 기운을 차려야 할 상황이기도 하고, 앞에서 필리핀 세부 맛집이라며 식당과 메뉴를 추천해준 친구에게 미안해서라도, 망연자실한 얼굴을 숨긴채 주문을 했다






후각이 예민해져있는 상태였고, 상황상 속이 편칠 않아서 베이컨 크림스파게티 뿐만아니라 음식을 제데로 먹질 못했으니, 사실 맛은 잘 모르겠다. 이곳을 추천해준 친구는 별도로 하와이안피자 한판을 주문해서 혼자 다 먹을만큼 맛있게 먹는듯 했고, 나와 여행을 함께 동행중인 사람은 그냥저냥 무난하게 한끼를 때우는듯 했다


나는 자몽주스만을 힘없이 들이마시다가, 옆사람의 권유로 피자두조각에 붙어있는 분명 후르츠칵테일 통조림 속에서 나왔을 파인애플 7조각 정도를 집어먹고 슬라이스 피망 한개를 삼켰다


 


한적하고 조용한 풀장과 아름다운 주변뷰


그림같은 바다를 배경으로,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서 유유자적 온전한 시간을 보내기. 어떤 일정보다 사실 당연하게 생각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이었는데 고급리조트를 잡으면서 오히려 그게 불가능해진게 속상했는데 이곳에서 그 아쉬움을 다 풀어냈다. 빌라독채에 붙어있는 개인풀장은 프라이빗하긴 하지만 마음이 탁 트이진 않았었다


뒷쪽으로 공기방울이 계속 올라오는 온수 원형풀장에서 몸이 흐물거려질때까지 마사지를 받으면서 나도모르게 자꾸만 올라오는 입꼬리를 점잖게 감추고 :D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4만원도 하지않는 1일 숙박비로 혼자서 전세낸 듯한 리조트의 시설을 즐길수있는데 과한 지인에 대한 배려때문에 돈도쓰고, 아이와 함께온 시끄러운 가족들을 피해 수영장근처에는 가지도 못했던 시간들을 여기서 보상받았다


원래는 가볍게 햄버거로 한끼를 채울 일정이었던 상황에, 친구와 많은 대화를 하면서 내 성향에 맞춘 단순한 식사보다 아팠던 내가 오래 쉴수있을 만한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에 이곳에 데려왔구나 싶었다. 여행을 계획할때마다 쉽게 피로하고 건강하지 못한 몸은 많은것을 주춤하게 하지만 이기적이게도, 항상 도움받는 입장으로 상대방의 배려와 고마운 마음을 매번 쉽게 얻기도 하는구나 싶다




필리핀 신문의 별자리 운세와 필리핀 


벤치 한쪽에서 신문을 보고있던 친구에게 별자리 운세가 있는지 묻자 팔락거리면서 신문을 뒤진다

필리핀 신문에 필리피노어로 써진 물병자리와 염소자리의, 사수자리의 운세를 빨리 번역해달라고 보채자, 사람은 두명인데 왜 세사람의 별자리를 보는지 의아해했다. 물병자리 운세가 별로라면 염소자리 운세를 믿을거고, 염소자리운세가 별로라면 물병자리 운세를 믿겠다고 했더니 한참을 깔깔거린다


재미삼아 본 물병자리와 염소자리의 운세는 무난했는데, 여행을 동행했던 친구인 사수자리의 운세가 문제였다

기억나는대로 옮기자면 [돈을 잃을수있다] 가 핵심이었는데 공항 근처의 카지노엔 발도 못들이게 해야겠다고 장난처럼 내가 으름장을 놓자 현지인친구는 그게 웃겼는지 그의 친구에게 별자리 에피소드를 웃음과 함께 헐떡이면서 전한다. 내 표정에 조크라는 힌트는 없어서였나 동행인이 카지노에 가면 절대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는것을 들었던 필리피노들이 웃겨죽는다


숙소로 돌아가던 도중, 걸핏하면 내 친구와 나를 카지노앞에 데려다줘야겠다고 깔깔거리는것이 귀엽기도 하고 숨도못쉬고 웃는 그들이 즐거워하는게 좋았다. 필리핀은 이런 조크를 좋아하는건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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