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깜퐁플럭 입장료 1인 25$ - 도착후 미니보트, 툭툭, 큰보트 비용 다 포함된 패키지가격


시엠립에서 깜퐁플럭까지 툭툭으로 이동시간 한시간

시동조차 잘 켜지지 않는 작은 배로 탈탈거리면서 7분정도 


물길을 따라 지나갔다가 배에서 내려서 또다른 툭툭을 타고 다른 부두까지 10여분을 달린다

그리고 드디어 나오는 큰 배선책장

드디어 큰 배를 타고 깜퐁플럭 수상촌으로 입성한다


기본적으로 물의도시는 아름답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도 그렇고 

일본의 수로를 따라 건물을 지어놓았던 구라시키미관지구역시 아름다웠다

아니 아름답지않더라도 물가의 도시는 항상 볼거리가 많고 눈이 즐겁다

방콕의 수상시장또한 얼마나 새로웠던가




 


| 장사시작을 준비하는 미니보트슈퍼마켓


내가 큰 배로 옮겨타기 전 

혼자서 엄청난 짐을 짊어지고온 아낙은 쪽배에 물건을 옮겨싣고있었다


저 무수한 비닐봉지를 배 위에 다 펼쳐놓으면 훌륭한 가게가 되겠구나 싶지만

아낙의 가게가 오픈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것같았다


이곳은 시장이 아닌 수상촌(물가에 집을짓고 마을처럼 살아가는 동네)이기때문에 

어쩌면 저분이 슈퍼아주머니일지도 모르겠다


집집마다 필요한 물건이 없는지 이동식 배달판매가 되는 시스템을 갖춘.






나를 수상촌 풍경으로 안내할 배가 출발하고 

선장옆에 조그마한 남자아이 하나가 냉큼 따라 타더니 씽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미소로 화답하자 내 등뒤에 서서 안마를 하자 

[난 괜찮아. 가서 자리에 앉아]라고 말하고 물길을 바라보았다


출발전, 수상촌에 오면 보트에 남자아이가 한명씩 타서 

안마를 하고 1달러를 달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는데 그게 정말이었구나 싶다


받으면 좀 어떠랴 싶지만 나는 이미 엄청난 돈을 분실한 상태고 

1달러 지폐한장에  집으로 돌아갈수 있을지 없을지, 

밥을 먹을수 있을지 없을지를 고민해야하는 입장에 놓인 사람으로 

사실 한가하게 수상촌의 풍경이나 감상하고 앉아있을 처지는 아니었다


돈을 벌지 못한 아이는 미소를 잃었지만

사실 돈을 잃어버린 나역시 오래전에 미소를 잃었다 





출발전 캄퐁플럭은 내게 맹그로브 숲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선착장 같은 의미의 간이역같은 명사일 뿐이었다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보아왔던 톤레삽에서 살고있는 민가를 구경하고싶지 않았고 

적나라한 그들의 삶을 보고싶은 마음도 없거니와 

황토색 깨끗해보이지 않은 호수물빛은 당연하게 누구의 취향도 될수없었다


하지만 시엠립에서 가까운 수상촌보다 깜퐁플럭의 수상촌은 집의 상태가 양호하다
알록달록 꽤 공들여 페인트를 질했고
생각보다 예쁜 풍경에 잠시 놀랐다

집집마다 다닥다닥 오픈형으로 붙어있는 모양새를 보아 
밤새 부부싸움을 하거나 어느집 아이가 크게 혼이나면 
온 동네방네 소문이 금방 퍼질것같은 느낌이다





집은 집인데 방음이나 사생활보호까지는 불가능할것같고 
컨테이너박스보다는 외관을 조금더 예쁘게 칠한정도의 배를 타고 지나가는데 
집집마다 무엇을 하고있는지 훤히 들여다보이는것이 여간 불편한것이 아니다

남의 사생활을 이렇게까지 들여다 볼 생각은 없었는데
자연스레 보이니 그들이 불쾌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다행이 내 배가 지나갈때마다 높이 손을 흔들어 주니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당황스러운것은 배위에서 엉덩이만 내어놓고 

호수에 대변을 보는 사람들을 만나는것인데 딱히 아이만 그러는것은 아니다


시엠립 여기저기를 툭툭으로 이동하면서도 

길거리에 대변을 보고있는 성인들을 자주 지나치게 되는데 

성인의 엉덩이에서 똥이 떨어지는 광경을 그대로 마주하니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을 마주할때보다 충격적이다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큰길에서 대변을 보곤 하는데 

당황스러움을 넘어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할정도로 놀랍다






여기서 더 경악할만한 것은 

그 물로 빨래를 하는 사람들을 마주할때

나는 그 빨래가 걱정스럽다


이 톤레삽 호수의 물이 그들에게는 식수이고, 샤워를 하는 물이자 

수영장이고 화장실이며 수돗물이라는것을 


보트를 탄지 1분도 지나지 않아 스스로 알게되었는데 

충격을 넘어 [동남아시아의 최빈국]이라는 명사 속 

최빈국의 의미를 비로서 실감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운좋게 우기에 캄보디아를 방문했으니 

맹그로브 숲에 가기위한 과정의 하나로 끼워놓은 이곳이 

캄보디아 여행중 세손가락 안에 꼽을만큼 

기억에 남는 풍경이 될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할수 없었다


여러 감정이 뒤섞일수밖에 없는 풍경. 

까발려진 현지사람들의 가난이 고스란히 전해지는곳,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불쾌함과 아름다운 풍경은 

내가 갔던 어떤 여행지보다 복잡미묘한 기억으로 남고있다






사람을 마주칠때마다 나도모르게 

남의 사생활을 엿본사람처럼 흠칫놀라 카메라를 내리곤 하는데 

나를 본 사람들은 빙긋 미소를 띄면서 

손가락을 브이를 만들어서 촬영준비를 마쳤음을 알린다


한타이밍 늦게 셔터를 누르고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네면 

잇몸까지 드러내며 해맑게 웃는다


예쁜 민트색 자가용을 갖은 젊은 아이엄마는 어쩌면 나보다 더 어릴것도 같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나이는 짐작하기 어려우니까


사방팔방에 벌거벗은 아이들이 뛰어노는데 

아이에게 저렇게 정성스러운 모자까지 만들어 씌웠으니 

다른 아이엄마들보다 재주많은 사람이겠지






이곳의 아이들은 눈이 마주치면 자꾸만 

바지를 내리고 뒤로돌아 맨 엉덩이를 흔들면서 장난을 친다


개구장이 중에도 그나마 

양호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예쁜 춤을 추는 이 아이들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왼편 풍경을 구경하느라 인사를 놓치면 

오른편에서 악을 써가면서 [HELLO~ HELLO~] 

애가타게 사람을 불러제낀다


눈이 마주치면 씽긋웃고 손한번 높이 흔들어 인사하면서 [안녕!]하는게 다인데 

유난히도 이방인을 반겨주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수상 레스토랑을 지나쳤고 점심때를 이미 놓쳤지만 배가고프지않다


아마 이곳에서 밤이 되어도 난 음식을 먹을 준비가 되지않을것같은 마음인데, 

괜시리 이곳에서 반겨주는 사람들이 뭔가 먹어보라고 먹을것이라도 건네며 호의를 보일까봐 

혼자 설레발에 미안한 마음까지 품고, 

조각배를 타고 지나가는 행인들이 물건을 팔러 올때마다 난감한 마음에 손사래를 쳤다


[난 돈을 잃어버렸어. 돈이없어]라고 여러번 반복해서 말해도 

얼굴앞에 물건을 들이미는 상황이 난감하고 불편해서 

종착지인 톤레삽 호수의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휑한 물위에 서있어도 [너...넓구나]하는 마음 뿐,


뭔가 지친마음과 그래도 행복해 보이는 미소와 천진난만한 사람들과, 

그들의 가난과 위생적이지 못한 환경등 


너무 많은것들이 오버랩되니 내 마음속 감정도 한번에 오버랩된다






건축사무소일까. 


집을 짓기위한 긴 나무 재료들이 쌓인 집앞을 지나가면서, 

내가 저곳에서 살수있을까를 생각해본다


그 많은 여행속에서 내 나라가 좋구나라고 느꼈던적은 처음이었나


[사람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지]라는 말이 틀렸다는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있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틀린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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