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에 살면서 처음으로 마사지를 받아봤던 나는 

뒤늦은 감동과 신세계에 눈을 떴다

 

어려서부터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많아서 

언제나 [썩 건강할것같지 않은 느낌] 

[사실 정말 건강하지않고 매번 아픈 몸상태]를 

가지고 살아왔는데 3D와 목공일까지 하게되면서 

몸상태가 정말 엉망진창이 되어감을 

주변 모두가 알수있을정도로 몸이 지쳐가고 있을때 즈음, 

보다못한 동생이 태국 마사지를 받으러 가자고 미리 예약을 해놓았다고 했다

 

사실 고마운 마음은 0%고, 

[아.. 쓸데없이 저런데 돈과 시간을 써야하나] 하는 생각과 

남이 내 몸을 마사지해주는게 여간 편치않을것같아서 

동생의 걱정과 호의를 받아들이는 대신 

귀찮고, 번거롭고, 헛돈쓰는것이며, 이런저런 온갖 갖잖은 이유를 대면서 툴툴거리는 멍청이었다

 

 

 

 

 

동생과 나란히 어두운 좁은방의 습한 이불위에 눕고

감기걸린 콧구멍까지 뻥 뚫릴법한 파스냄새보다 더 센 알수없는 냄새속에서

한국어라고는 [괜찮아요?] [아파요?] 밖에 할줄모르는 외국 아주머니께

딸뻘되는 내가 엎드려서 마사지를 받고있으니

어른에게 돈으로 육체노동을 시키면서 나는 편하게 자빠져있는것같은 마음에

불편한게 이루 말할수없을만큼이었는데

 

[하.. 내가 궂이 왜 이걸 따라와서 타인을 혹사시키고있나]하는 후회와 함께

나도모르게 정신을 잃었다

 

한참후에 깔깔거리는 목소리와 몸을 조심스럽게 흔드는 느낌에 잠에서 깼더니

돌아누워달라고 요청하는 내 마사지사의 얼굴이 보였다

 

나는 돌아눕자마자 또 정신을 잃었는데

침대에 누워서도 잠드는데 까지 2~3시간은 족히 걸리는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이었고

잠에서 헤어나올수 없을만큼 온몸이 나른해짐과 동시에 의식을 잃다시피 잠에 빠진다는것은

내게 충격적인 일이었다

 

 

 

 

 

 

또한번 킥킥거리는 동생의 웃음소리와, 

나를 흔들어 깨우는 느낌에 눈을 떴더니

[이제 집에가자]고 웃겨죽겠다는 표정으로 

동생이 나를 데리고 일어났다

 

마사지 건물을 나오면서

[어땠어?] 라고 물어보는 동생에게

[아 좋은지는 모르겠고.. 몸에 힘이없어 택시타고가자] 라면서 급히 택시를 잡았다

언제나 온몸의 근육이 언제나 긴장상태였는데

마사지를 받으면서 근육이 힘없이 축 다 늘어나버린 느낌이었다

 

집에가자마자 침대위에서 깊은 숙면에 취한 나는

한 100년은 충분히 자고 일어난것처럼 말끔한 머릿속과

어깨디스크로 움직임이 힘들었던 오른쪽 팔이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온몸이 개운하고 활력이 넘쳐서 생기가 넘쳤다

 

그뒤로도 한두번 동생이 마사지를 예약하면서

정말 잘하는 마사지사를 만나면 

[신생아로 새로 태어나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동생의 표현을 가만히 듣고

 
헛돈쓰는거네, 이런거 싫으네, 번거롭고 귀찮고 등의
이야기는 쏙 들어간체 동생을 따라나서곤 했다
 
 

 

 

 

동생과 함께 태국에 머물땐

1일 1마사지를 해야한다면서 잠들기전에 마사지를 꼭 받자는 동생에게

[뭘 그렇게까지..]라고 말하면서도

천원을 내고 하루종을 걸었던 발의 피로를 풀수있는게

얼마나 크고 소중한 일인지 스스로도 알고있었다

 

태국여행 이후로, 마사지가 내 피로회복과 근육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확실히 느낀뒤로

나는 동생만큼 티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 깊이 마사지 예찬론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번 캄보디아 여행을 시작하면서

인터넷으로 좋은 캄보디아 마사지샵을 검색하려는데

[붐붐]이나 [퇴폐마사지]가 캄보디아에 엄청나게 많다는것을 알게되었다

아무리 검색해도 좋은 마사지업소는 나오지않고

유러피안 로드 근처에 마사지를 받으러 가면

독방으로 안내 한 뒤 상의를 탈의하고 이상한 스킨쉽을 시작해서

질색팔색을 하면 금전을 요구해서 돈을 털리고 나왔다는 글을 보면서

찾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남자라는 이유로 이런일을 당하면서 돈을 갈취당하는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혹시나 좋은곳을 찾을수 있을까 싶어서

직업상 하루종일 컴퓨터앞에서 앉아서 근무하면서

매일 손목이 아프고 피곤에 쩔어있는 동행인에게

하루가 끝날때 즈음, 마사지를 받고 들어가자고 제안하곤 했다

 

1.5~3$(1,500원~3,000원)정도라서 돈문제로 굳이 거절하기는 애매했지만

동행인은 예전의 나처럼

자신은 마사지 그다지 받고싶지않은데, 

원하면 나만 받으라거나, 

남한테 내몸 맡기는게 불편하고

어쩐지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하고있는 사람을 보면서도

 

꿋꿋하게 이 거절하는 인간을 데리고 간 뒤에

신세계를 보여주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툴툴거리는 거절을 못들은것처럼 무시하고 마사지를 받으러 데리고 다녔다

 

 

 

 

 

[받아보니 어땠어?]라고 물어보면

[정말 시간낭비였고 자신은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고 동행인은 말하곤 했는데

태국 마사지에 비해 캄보디아 마사지사는 확실히

기술로 마사지를 하는게 아닌, 힘과 악력으로 눌러대는 느낌이 있었고

 

태국에서는 아무리 어리더라도 25세는 지난듯한 성인이 마사지사로 있는데

캄보디아에서는 14살짜리도 길에서 6개월동안 일을 배우고 투입되서

고사리같은 여자아이 손이 안마를 해준다고 하니

이것은, 나이가 많은 분에게 받는것보다 더 내적으로 불편하기도 한 경험이었다

 

그럼에도 [신세계]를 보여주고싶었던 나는

아무느낌 없다는 상대방의 말을 무시한체 

3일째 마사지를 받으러 다른곳으로 데려갔는데

그 가게에서는 태국 마사지샵에서 났던 특유의 파스냄새가 났고

어쩌면 성공할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 기대가 되었다

 

 

 

 

 

뜨거운 수건으로 발을 닦고 몸을 뉘인채 눈을 감으려는데

[오!!!!!] 하는 동행인의 감탄사에 가만히 쳐다보니

[나는 지금 뭔가 감동하고있다]는 얼굴로 [느낌이 온다]는 눈빛을 강하게 보내고있었다

 

그러든가 말든가 나는 눈을 감고 내 근육이 풀어지는것을 느끼고있었다

만족스러운 마음에 살짝 웃음이 나왔지만

오늘은 [어땠어?]라고 묻지않았다

 

혼자 종알종알 알아서 계속 쉴새없이 마사지의 효능에 대해 내뱉고있는

동행인의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생기넘쳐서

뭔가 흡족하고 만족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동생이 궁시렁거리는 내 의사를 못들은척 하고 기어이 끌고다닐때의 마음과

좋은것을 느끼게 해준뒤의 만족감을 오늘 고스란히 돌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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