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키팅기 /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부키팅기 시내와 시계탑 광장

법없는 풍경속에서 만난 한국을 좋아해주는 인도네시아 사람들



인도네시아에 오고 나서 

도로를 건너는 일이 쉽지않았다


분명히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앞에 서있음에도 

빨간불이든 파란불이든 차는 멈추지않았고 

사람이 건너고 있는것을 봐도 차는 절대 속도를 줄이지 않아서 

머뭇머뭇 거리면서 바보처럼 길하나 건너지 못해서 주춤거리곤 했는데 

언젠가 읽었던 [무법지대 인도네시아]가 잠시나마 이것때문인가 싶었다


4차선에 차가 4줄로 줄맞춰있어야할것 같지만

사실 절대 그렇지 않다

4차선은 차와 오토바이가 서로 약속없이 뒤죽박죽으로 섞여서 

6차선이 되기도 하고 7차선이 되기도 하는데 


깜빡이 한번 없이 유턴을 하기도 하고 

역주행을 하면서 차선을 이탈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일이 계속 일어나는곳이 바로 도로위였고 

하나같이 난폭운전을 하는데 그들에게는 분명 이것이 난폭운전이 아닌 일상일 것이다






| Bukittinggi Clock Tower


사실 여행지에서 시계탑은 내 관심밖의 조형물일 뿐이지만,  

이 시계탑이 부키팅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있을만큼 

현지인들에게는 의미있는 탑이다


실제로 가서 봤을때도 시계탑보다는 

시계탑 자체가 공원이었는데 

가족들끼리 소풍을 나오고 현지인들이 데이트를 하는 

광장의 역할을 하는 활기있는 장소였다


부키팅기 자체가 규모가 꽤나 있는 대도시이다 보니

번화가가 많은편인데 이곳은 그중에도 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고

주변에 시장, 상가, 은행, 마켓등 

생활에 필요한 많은 주변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내 눈을 사로잡은 독특한 풍경은

차와 오토바이와 함께 섞여서 도로를 돌아다니는 마차였는데 

꽤 많은양의 마차가 지나다녀서

도로만 보면 중세와 현대의 시대가 섞인듯한 이상한 풍경이 흥미로웠다


아이가 있는 가족단위로 이동하는 현지인들도 마차타고 종종 이동하기도 하고 

중년 노년 할것없이 많은 현지인들이 이용하고 있었는데

사실 부키팅기에서 외국인을 만나는일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내가 유일한 외국인인듯 싶었다






광장에는 주로 장난감을 파는 상인과 

가족단위의 피크닉을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덕분에 분위기가 꽤나 좋았다


성인인 나에게도 장난감을 팔기위해 두어명이 어설픈 호객행위를 하긴 했지만 

번화가 치고 분위기도 따뜻하고 아이들이 많아서인지 환한 느낌이 들었다


잠깐 슥 지나치고 말 줄 알았던 시계탑광장 앞에서 

소풍나온 가족들과 길거리 장난감 상인들을 구경하다가

부키팅기 전경을 보고 뒷편의 시장을 구경하고

그러다보니 시간은 휙 지나갔다






한국에서 온 내가 신기한 부키팅기 사람들은 

절대 몰래 힐끔거리고 보는법 없이 두눈을 정확하게 나한테 꽂은채로 고개를 돌리지않았는데

처음에는 그런 그들의 시선이 너무 당당해서 

나도 히잡을 쓰고다녀야하는것인가 잠시 고민했지만

인도네시아의 모든 여자가 히잡을 쓰는것은 아니었고

아침에 호텔에서 나올때 내 복장이 문제되는가를 물었을때 

전혀 아니라는 대답을 확인한 뒤에 나왔는데도 그들은 뚫어질듯 나를 보았다


당당하게 나를 보고 곧장 걸어와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잦아지면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안녕하세요][오빠] [언니] [사랑해요]정도의 한국어는 

구사할수 있다는것을 어렴풋이 느꼈는데 


보통 해외에서 [일본인이야? 중국인이야?]를 먼저물었던 경험들을 생각해보면 

꽤 희귀한 현상이었다


그들은 곧장 [한국사람이야?]라고 먼저 물어보곤 했는데 

일본도, 중국도 관심없이 그저 한국만 알고있었고 

그들이 내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막연하게 느낄수 있었다





길을 걷다보면 등뒤에서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만 잽싸게 건네고 

부끄러워서 몸을 감추는 사람들이 많고 

어찌된 영문인지 내 카메라에 찍히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찍어달라니 찍어주지만 :)


유난히 학생들은 내게 다가오고 말거는데 적극적이었는데 

귀엽게 자신이 아는 한국어로 어설프게 말을걸고 

내 한국어의 대답을 따라하면서 깔깔거리거나 

행선지를 묻고 자신의 오토바이로 태워다주겠다는 중학생들이 많아서 유쾌했다


[나는 지금 치마를 입고있어서 탈수없어]라고 정중하게 거절하면 

도와주지못해 꽤나 아쉬워하면서도 한국인을 만난게 기뻤는지 

같이 셀피를 찍자고 하는등 꽤나 귀여운 사람들과의 만남과 호의를 받는 일과가 반복되자 

나는 점점 부키팅기에서의 하루가 즐거워지면서도 

내일부터는 꼭 화장을 하고 돌아다녀야겠다고 다짐했다






차를타고 왔다갔다하고 매일 걸어다녔던 길이지만, 

사람 키보다 높은 건물들때문에 전체적인 부키팅기의 이미지를 잘 알수없었는데 

시계탑광장이 언덕위에 위치해있어서 

부키팅기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것이 좋았다


건물과 같은 높이로 마주할때는 

부키팅기의 모든것들이 낡고 정신없기만 했는데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은 생각보다 운치있어서 놀라웠다


상업간판도 의외로 몇개 되지않고 일정한 높이의 집들이 거의 흡사한 형태를 하고 

유사한 색들로 칠해져있으니 말도안되게 평화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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