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인도네시아의 로컬 뷔페 마사칸빠당

인도네시아에서 배부르고 맛있게 먹을수 있는 한식과 가까운 맛



인도네시아 여행 초반 삼시세끼를 

볶음면(미고렝), 볶음밥(나시고렝), 알새우칩(가로푹)만을 먹었다



하루종일 시내를 쏘다니고 허기지기 시작할때쯤이 되면

동행인은 슬슬 예민해지기 시작해져서 말수가 확연이 줄어들고 우울해하면서 

모든일에 시큰둥한 제스춰를 취하기 시작하는데 

본인은 그런 자신의 변화를 전혀 모를것이다

오직 옆에서 지켜보고 당하는 사람만이 알수있다


인도네시아에서 3일째밤부터 동행인은 정말 심각하게 다운되기 시작했다

[괜히 온것같다, 이런것을 먹으면서 한달을 버틸수는 없다, 정말 음식다운 음식이 없다] 등등

한마디로 요약하면 식사가 입에 맞지않다는 것이었는데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나는 상당히 당황했다


살면서 크게 불평불만을 이야기하지 않는 배려깊은 사람인데

이런 투덜거림이 내게는 익숙하지 않아서[오죽하면 그럴까]싶기도 했지만 

멀쩡하다 싶을만한 식사거리가 없은것을 낸들 어쩌라는말인가


먹어도 오래된 기름과 깨끗하지 않은 위생상태에서 만들어진 음식때문에 

몸이 상하고 점점 컨디션이 다운되면서 

우리는 괜한일에 서로 신경질을 부리지않기 위해 조심하며 지냈다


여행에서 내가 위생문제만큼은 마인드컨트롤이 안되듯

동행인은 배고픔앞에서는 마인드컨트롤을 하지못했다






한번도 기름을 갈지 않았을것 같은 시꺼먼 기름에 

튀기고 볶은 음식들을 먹으면서

온 얼굴에 뾰루지와 명치에 통증을 동반해서 

이대로 가다가는 위에 병이 생기겠구나 싶어 걱정스러웠는데

그러던 차에 마사칸빠당이라는 숨구멍을 찾게되었다


[빠당]이라는 글자는 내가 다녀온 지역에서 따왔으리라고 추측했다

언제나 먹을것이 없었던 인도네시아에서 

딱 한지역에서만 먹을거리가 풍족하게 넘쳐났는데 그곳이 빠당이었으니까.


수마트라(인도네시아를 5개의 섬으로 나눴을때 그중 하나인 큰 섬)의 서부지역에서 유래된 

미낭카바우족(Minangkabau)의 요리라는 음식백과를 보니 

내 추측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빠당은 수마트라의 서부지역에 있는 지명이었고

내가 다녀온곳이 맞았다


어느곳에 가도 맛없었던 인도네시아 음식중에 빠당음식만은 항상 맛있었다

인도네시아사람들도 그것을 알고 

전지역에 마사칸빠당이라는 프랜차이즈인것같지만 사실 프렌차이즈가 아닌

빠당의 요리를 하는 식당들을 만들어 냈고 식당이름을 [마사칸빠당]이라고 지었다

 





한국식으로 생각해보자면 [전라도 음식점]같은 느낌이랄까. 



이슬람을 믿는 지역이라서 돼지고기로 만든 반찬은 없지만 

언제나 생선과 닭, 두부, 달걀, 칠리등 일정한 메뉴와 

동일한 조리법으로 조리된것같은 메뉴가있었고


[국]이라고 생각되는 [카레]나 [고기국물]은 꼭 밥위에 한국자정도를 뿌려주었는데

국그릇에 따로 담아주거나 하는일은 절대없었다


나는 주로 우당(새우)과 계란후라이, 칠리(꽈리고추볶음맛)정도를 골라서 먹었는데

인도네시아 음식점에서의 식사법은 한국과는 다르다


한국에서처럼 밑반찬이 나오는것이 아니고 

뷔폐처럼 큰 접시와 그릇에 담아져있는 반찬들을 손님이 하나하나 고르면 

가게주인이 접시에 담아주는데 

반찬마다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반찬수만큼 가격이 올라간다


알기 쉽게 녹두나물이나 초록색 채소류는 가격이 아주 저렴하고

계란과 두부등 단백질요리같은경우는 적당히 저렴하며 

생선이나 닭, 새우 등 메인메뉴는 조금 덜 저렴한 정도다


표현이 이상한것같아 다시 요약하면 

뭘 고르든 저렴하지만 채소가 가장 싸고 생선이나 고기류가 그나마 비쌀뿐 

아무리 양껏 선택하고 두그릇을 먹어도 30,000RP (2천500원)이 넘어가는일은 없다 

(발리만 유일하게 조금 더 받는다) 






사실 다른것을 많이 골라먹고싶어도 입에 맞는게 많지않았기 때문에 

매번 새우, 칠리, 계란과 나물몇가지만 먹었던것인데 

내가 새우를 요청하면서 [하나더! 하나더주세요! 하나더!]라고 요청할때마다 

가게주인은 꽤나 놀랐다


새우가 다른것에 비해 비싸서 현지인들은 조금만 먹는것인지

아니면 원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반찬을 조금씩만 먹는것인지 모르겠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과식하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내 입장에서야 새우튀김에 밥먹고 있으니 목이 막히는상황인데

계란도 후라이가 아니고 그냥 삶은 달걀이거나 계란튀김일 경우에는

내가 먹을만한 메뉴가 하나 줄어드는것이었다

튀김에 질린 상황에서 계란마저 튀김옷을 입고있는것을 먹을필요가 없었고

삶은달걀을 밥반찬으로 먹고싶지않았다


동행인은 언제나 닭요리에 그들이 카레라고 부르는

사실은 카레맛이 아닌 [국물한국자]를 밥에 붓고 

이것저것을 꾸준히 도전하면서 그릇을 채우고 불평불만이 사라졌다





마사칸빠당덕분에 먹거리의 가난에서 벗어난만큼 

내옆의 우울하던 인간은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났다


낮에 같이 장을보고도, 내가 호텔에서 혼자 쉬거나 잠들어 있으면 

먹을것을 사러 두번 세번 혼자 마사칸빠당을 다녀오곤 했는데

포장해와서 인도네시아 컵라면과 함게 신나게 흡입하고는 평온을 되찾았다


부른배를 만지작거리면서 다시 훌륭한 인간성을 되찾은 체 

활기를 띄는 동행인을 보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인간에게 먹는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꼈다


사람의 인간성을 좌우하는것은 

어쩌면 도덕성이나 높은 인격이 아니라 원초적인 먹거리부터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입이 짧은 나는 원래 뭘 잘 먹지않는 편이니 
음식이 양에차지않으면 안먹고 마는 편이지만
먹는것으로 체력과 많은부분을 유지하는 사람이 인도네시아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마사칸빠당에 드나들수밖에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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