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인도네시아의 유치원의 하루

색종이대신 그들이 손에 잡는것



가디족을 만나기 전 조그마한 학교하나를 발견했다


오랫만에 교복을 입고있는 어린 아이들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인도네시아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처음 보았다

이곳이 유치원이라는데, 유치원생 치고 체구가 크다


우리는 타고온 오토바이를 나무그늘 아래 주차하고

유치원 부지에 들어가도 되는것인지를 물었다






아이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성숙하고 단단해서 꽤나 놀라웠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몇살까지가 유치원생이고

몇살부터가 초등학생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하나같이 다부지고 씩씩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아이지만 단단해보이는 체격이나 몸짓들은

내가 생각하는 유아기의 어린이들과는 많이 다르다






밀키는 이곳이 몇가구 살지않는 작은 부족마을이라고 했는데

유치원은 캄보디아의 시골학교만큼이나 크다


예쁘고 단정하게 채색된 건물이 사랑스럽다


그래도 인도네시아의 건물이나 주거상태는

언제나 동남아에서도 상위권인것 같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나무를 자르고 묶고 운반하고

가벼운 도구를 만드는등의 수업을 하고있다


색종이를 자르고 붙이고 

한단계 올라가서 조금 위험한 수수깡에 핀셋을 꼽는 정도의 수업을 넘어섰다


워낙 나무를 베고 울타리를 만들고 집을 스스로 짓는일이 많기 때문인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연장을 다루고 협력을 배우는것이 신기하다


선생님들의 감시하에 

일정 사이즈로 나무를 자르고, 반으로 가르며 정리하고

고사라같은 손으로 풀리지않는 단단한 매듭을 만든 뒤

운반하는것까지가 수업의 일부다





아이들의 단단한 손마디와 야무지고 단단한 얼굴이 이해가 간다


사실 인도네시아 어느곳에 가도 

아이들이 큰 연장을 만지작거리면서 놀고있는것을 여러차례 봐왔는데

이곳에서는 딱히 아이와 어른의 구분없이 

일을 거들고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배워나가는구나


서른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목공용 도구를 손에 잡아보았던 나는

집을 지으라고 하면 하얀 종이에 스케치를 하고 캐드프로그램을 켜서

현실의 집은 커녕 마음속의 집을 허공에 그리고 있을텐데


이 아이들에게 집을 지으라고 한다면

바로 숲으로 들어가서 나무부터 베어와 톱질을 시작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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