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숨바와사빼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숨바와 사빼항에서 만난 임산부부

젊은 부부와 새로 태어날 아이




사빼항에서 언제올지 모르는 배를 기다리면서

지친 배낭여행자의 행색으로 무표정하게 앉아있을 때


젊은 부부가 내게 말을 걸었다


"한국에서 왔나요? 우린 한국을 좋아해요-"







무료하던 차에, 그들이 건넨 첫 대사가 싫지않아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남편의 직업은 [포레스터] 

와이프는 만삭에 가까운 임산부였다


forester.. 가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한다

숲에서.. 숲지기인가?

산림청의 관공서같은곳에서 일하는 공무원일까


임신중에 몸조리를 하기 위해 바다 건너에 있는 친정에 가기위해 배를 기다리고 있는 와이프와

일때문에 함께 가지는 못하고, 배에 아내를 태워보내주기 위해 나와있는 남편 아딘






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그들이 보내는 눈빛은

확실히 우리를 만나서 기뻐하는것 같다


아딘은 우리의 많은것에 대해 궁금해하고

수줍어하는 아내대신 많은 질문을 건넸는데

신혼부부라서 서로 눈만 마주쳐도 핑크색이 몸에서 발산되는 사랑스러운 커플이었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아내와 나는 목적지가 같아서

배에 올라탔을때 내가 앞좌석, 그녀가 내 뒷자석.


임산부가 불편할까봐 등받이도 눕히지 못한채 장시간 배를 타면서 온몸이 뻗뻗해져서

잠도 들지 못한체 과자만 꺼내먹다가


또 임산부가 생각나서 냄새가 거슬리는것은 아닐까 

슬그머니 내가 가지고있는 과자를 임산부에게 건네서 나눠먹으면서 매 순간을 신경썼다






사빼항에서 헤어진 뒤 그들에게  종종 페이스북메시지를 받거나

내게 전화를 걸어오는 그들은 내가 항상 궁금한것 같다


언제나 내가 뭘하고있는지, 

얼굴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그들에게 나는 특별한 인연인것일까


그 부부와 헤어지기 전에

그들의 이름을 한글로 적어주고,

엄마의 앞글자와 아빠의 앞글자를 하나씩 동그라미쳐서

아래로 가져온 뒤 아이의 이름을 적어줬던것이

그들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것 같다






얼마후 아딘에게 받은 사진몇장.

작은 새 가족이 생겼다면서 보내준 사진은 내가 받았던 사진들중에 가장 사랑스러웠다


다시 라부안바조나 숨바와를 방문하기를 기다리겠다면서

다음번에 내가 인도네시아에 가게되면 코모도섬에 데려다주겠다면서 다시만날날을 고대한단다

고맙고 소중한 마음.


영영 다시보지 못할지도 모르는 짧은 만남뒤의 긴 시간동안

꾸준히 나를 기억해주고 안부를 묻고 나를 그리워해주는 아딘가족의 순수한 마음으로 엮인 인연이

다시 라부안바조를 밟고싶게한다



Load More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