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앙마이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밤이 아름다운 왓판따오 사원

스님의 경건한 경소리가 울려퍼지는 불빛 가득한 사원






러이끄라통 축제가 한창일 치앙마이의 밤은 밤낮할것없이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밤이되면 사람들 사이에 빼곡히 콩나물시루의 콩나물처럼 겨우서서 한걸음 한걸음을 걸어야할 만큼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로 가득하다


모두 핑강 주변으로 가서 끄라통을 띄울동안

나는 밤이 아름답다는 왓판따오 사원을 구경하기로 마음먹었다







혼잡한 치앙마이 구시가에서 사람들에 치여

혹시나 아담한 사이즈의 이 사원을 지나쳐 버릴까봐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애초에 정문은 알아보지도 않고 쪽문이 정문인줄 알았던 나는 

왜 항상 절이나 사원에 입장할때마다 옆문으로 드나드는지 모르겠다


사원입구에는 치앙마이 구 시가 전체에 걸려있던 등이 조금더 촘촘하게 걸려있었는데

이곳이 태국인지 유럽인지 알수없을만큼 많은 외국인들로 북적북적했다






입구에 놓인 사원에 띄우는 끄라통일까


한국에서 부처님 오신날 연등을 매달듯

이곳에서는 돈을 초를 밝히는것일까


주머니에 검지손가락 한마디만 한 조그마한 양초를 끄라통이라고 들고온

내 초와 비교해보니 내것이 너무 작고 초라해서 웃음이 나왔다






사원안에는 물길을 둘러싸고 일열로 앉은 스님들이

합장을 하고 경을 외는데 

단체로 낭독하는 소리가 사원안에 울려퍼지니

경건하면서도 오묘한 분위를 풍겨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러이끄라통 기간의 왓판따오사원은

불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도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반성하며

기도드리기 위해 이곳을 들러 불을켜는 일도 많은것 같다


종교가 없는 사람도 숙연해지게 만드는 합장소리


와글와글 시끄럽고 붐비는사람들도 스님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입을 다물고 숙연해진다






 

대나무를 엮어만든 다리 사이사이에

큰 종을 매달아 놓고

그 위에 다시 대나무를 길게 이어 축제기간의 등을 매달았다


사찰의 붉은 우산은 생소하다

저 디자인은 칵테일 위에 꽂아놓는 오래된 데코레이션이라고 생각했는데

태국의 이렇게 경건한 분위기의 절에 일열로 세워져있다니






온 사원 내부에 환하게 밝혀진 촛불들은 다 누가 켠것인지

사원에 매달아 놓은 소원을 비는 등과

물위에 불을켜서 띄워놓은 끄라통은 다 누구의 마음에서 나온것일까








맨처음 불상을 향해 무릎꿇고 앉아서 드리던 기도는

촛불을 사이사이에 둔채 뒤로돌아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을 향해 감사와 안녕을 담은 기도로 한번 바뀐것 같다


그들이 내가 바라는것들을 대신 빌어주고있다







언젠가, 나와 몇살 차이나지않는 친척이 신부님이 되어서 그를 만났을때

생계와 유지의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나와 다르게

언제나 마음이 평안하고 너그러운 어른 이상의 사람이 되어서

매번 만날때마다 주머니에 있는 모든것을 나에게 털어주고 가는 그를 보면서


어릴적 함께 뛰어놀면서 같이 시간을 보냈지만

대화를 할때마다 내가 어리고 바보처럼 느껴져버려서


다시는 같이 바보처럼 어울려 놀지못할 것 같은 우리사이의 허전한 거리감에

나와는 크기와 깊이가 달라져버린 사람의 삶은 어떤것인지에 대해 아버지에게 물었던 적이 있었다






타인의 안녕과 행복을 빌어주고 힘듦을 걷는 사람들이

존경받고 예우받는 이유는

교육과 환경과 노력만으로는 만들어 낼수 없는 바램들이 많아서

대신 빌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은 아닐까 


러이끄라통기간,

다른사람들의 소망이 들은 촛불들 사이에 앉아 기도드리는 어린 스님들을 보며

기도소리와 함께 마음이 차분히 내려앉은 축제의 밤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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