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붓 -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우붓 나이트마켓

밤에만 열리는 먹거리시장 




숙소근처에는 슈퍼나 구멍가게하나가 없어서 숙소주인이 차려주는 식사말고는 아무것도 기대할수가 없었다

최소한의 음료조차 판매하질 않으니, 결국 아무리 휴식이 좋다고한들 장을보러 택시를 타고 나올수밖에.


택시를 타고 마켓에 데려다달라고 했더니 무엇을 살것인지 물어본다

그냥 [약간의 먹을거리]라고 대답했더니 [레스토랑은 비싸고 로컬나이트마켓으로 데려다줄까?]라기에 감사하다고 흔쾌히 그의 호의에 응했다







비오는날 인도네시아식 BBQ 사떼연기는 거리를 가득 메웠다

숯불냄새는 언제맡아도 최고지. 


비록 손가락만한 고기를 작은 꼬챙이에 끼워놓았을 뿐이지만 이곳에서 먹는 고기중에는 사떼가 최고다

우선 냄새에 이끌려 처음으로 사떼를 포장해서 샀다





레촌을 발견했다


필리핀에서 통돼지구이를 부를때나 레촌이라고 하지, 사실 인도네시아에서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필리핀에서는 결혼식이나 잔치등 큰 행사가 있는날만 먹는 맛있는 음식 1위라고하던데

내눈에는 조금 무서운 돼지시체일 뿐 저렇게 놔두면 내입장에서는 구매의사가 없다


동행인은 레촌을 포장했다

아주머니가 부위를 가르키며 칼을들고 이곳 저곳을 찌르는데 

사실 동행인도 먹어본적이 있어야 고르지, 등짝이 많이 벗겨져있어서 등짝을 달라고 하고

앞다리가 또 많이 벗겨져있으니 앞다리쪽을 달라고 한것같다






천막을 두르고 각목으로 대충 만든 먹거리시장에서 음식을 주문해서 먹던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안본척 우리를 몰래몰래 쳐다보거나, 대놓고 빤히 바라보았다


그래도 한동안 발리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시선인데, 여기까지는 관광객이 많이 오지않는것이 확실하다


우붓 아랫쪽은 이태원마냥 번화해도 윗쪽으로 올라오면 영락없는 촌동네이니,

아무리 살이 시꺼멓게 탔다고 한들 그들눈에는 낮선 이방인인가보다



 



동행인은 사떼와 레촌을 샀으니 이제 나만 요깃거리를 사면 되는데

먹을수있는것이 많지않다


삶은 옥수수나 지겹게먹은 가로푹(인도네시아식 알새우칩)말고는 없는것일까

나이트마켓에 도착해서 잠시나마 기대했던 내 마음은 또 슬슬 가라앉기 시작한다


비를 피해 천막 사이를 걸어다니면서 눈요기를 하고있는데

내 목에 걸린 카메라를 보고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V포즈를 하기 시작했다


[음.. 그렇다면 찍어드려야지]

찍히고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또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야한다






나이트마켓 안쪽의 가게에서 쥬스몇병과 비스켓류를 구매했다

초콜렛이 발라지지 않은 과자를 사기가 어렵기 때문에 과자를 사는데도 오랜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습하고 끕끕한날, 시원한 음료나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가면 좋을텐데

인도네시아의 많은 가게들은 냉장고가 없다

아니, 어쩌다가 가끔 냉장고가 있어도 냉동실은 없다


미지근한 음료를 손에들고 내방 숙소에 냉장고가 있던가 기억하려고 애써본다

그러고보니 이곳에와서 냉장고가 있으면 [우와! 냉장고가 있어!]라고 좋아했던것같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 온 뒤로,

내 입꼬리가 이유없이 내려가있는날은 동행인이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건네주곤했나보다







비오는날의 먹거리 시장.

바닥엔 물이고이고 천막사이로 물이 뚝뚝 떨어져 흐른다


만약 김치전에 막걸리 하나만 팔아도 좋다고 나는 저기에 앉아서 몇시간을 허비했을텐데

말라비틀어진 튀김과 쥐똥만한 사떼가 그들에게는 비오는날의 김치전같은것일까


세계의 맛있는 음식 10위안에 인도네시아 음식이 세개나 들어있던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간식거리는 그렇게 많질않다




20170920 / 이 포스팅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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