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 푸쿽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시골장터 데이마켓

디데이, 쇼핑이 시작되었다




해외 시골장터에서 본격적으로 장을 본적은 처음이었다

매번 이나라에서는 뭘먹고 사는지, 뭘 파는지 아이쇼핑하듯 훓고 지나쳐가는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푸쿽에서는 목표가 있었고 구매목록이 빼곡해서 

온 시장을 샅샅이 뒤지고 다녀야할만큼 사야할것들이 많았다


캠핑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날이 다가오고있었다

우리는 숫가락 하나 가진게 없는 입장이었으니 모든것을 다 사야했다





한국에서도 재래시장에서 쇼핑하는것을 좋아해서 종종 가곤했지만 베트남 시골장은 확실히 달랐다


파라솔 아래 바구니며 상자를 늘어놓고 물건을 파는 행상인 앞에서서 

뭔가 구경좀 하려고하면 오토바이들이 빵빵거리면서 나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가는통에 

이러다 다치는것은 아닌가, 소매치기라도 당하지않을까 신경이 매번 곤두섰다


평평하지 않은 아스팔트 곳곳은 파여서 빗물과 쓰레기가 고인 웅덩이도 피해야하고

오토바이사고를 조심하면서 물건을 고르고 가게주인과 흥정을 하면서 

0 갯수가 훨씬 많은 베트남돈을 한장이라도 더 건네주게 될까봐 꼼꼼히 체크하는일은 참 만만치가않았다






"조심하세요" + "지나갑니다" + "나 여기있어요"  


다중의미로 경적을 울린다는것을 베트남 여행전부터 알고있었기에 

시끄러운 경적소리에 대한 스트레스는 상당히 낮았음에도 

사람사이를 스칠듯 아슬아슬하고 빠르게 지나가는 현지인들의 운전솜씨는 참 대단해서

사고에 대한 걱정으로 예민해져있는 나와는 정 반대의 모습을 취했다


한두명정도가 길목에 있으면 길이 더 넓어질때까지 지나가지 않으려는 나와 다르게 

그들은 공간만 생기면 사람이든 오토바이든 주저하지않고 휙휙 끼어들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내 시선에서의 이야기이고

그들은 멀쩡한 길을 왜 가다 멈칫멈칫 거리는지 이해못하는 답답한 외국인이 세명이나 있을 뿐이겠지






캠핑의 꽃은 BBQ아닌가.


삼겹살이나 목살이나 스테이크나 어느부위든 괜찮으니 고기를 사자고 

호텔을 나설때만 해도 잇몸이 환하게 드러나게 웃던 동생은 

내가 고기 가판대 앞에 서서 오빠와 함께 부위와 가격을 협상하는동안 얼굴이 굳어졌다


그땐 그냥 햇빛이 뜨거워서 그러려니, 오토바이가 많아서 그러려니, 들고있는 비닐봉지가 많아서 그러려니 했는데


실온에 방치되서 날아다니는 파리를 파리채로 잡아 치우는곳에서 

고기가 비위생적으로 보여서 그걸 먹어도 되나

고기살곳이 저런곳밖에 없는것인가를 생각했단다


어릴적 같이 방을쓸때는 동생이 씻고 눕지않으면 

한이불을 덮는것도 싫다 한방에 눕는것도 싫다 당장 씻고와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면서 싸웠던 언니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여행을 하면 할수록 뭔가 무뎌진것인지 이해할수가 없단다


[고기구워도 너는 먹지마라. 우리만 신나게 먹을테니까]


동생은 아쉬워하지도않는다. 식욕이 정말 없을것같으니 언니오빠 많이 드시라고. 

잘라놓은 고기에 젓가락을 가져대기만해봐라



 



이곳 말린 오징어를 구워서 바닷가에서 술마시는 사람들을 여럿 보았다

그렇다면 나도 먹어야지, 나는 건어물을 좋아하니까


[시장은 모든것이 싸잖아, 이곳은 베트남이고] 하는 내 생각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것이 말린오징어였다

이날 장본 어떤 웬만한 품목보다 말린오징어가 비쌌다


한마리에 4천원 5천원 하는 말린오징어는 한국보다 비쌌던것같다


외국인인 티가 많이나서 바가지를 씌우는것인가, 우리의 옷차림은 허름하고도 허름했는데.

현지어를 못해서 영어로 물었기 때문인가

우리는 다른 건어물가게에서 가격을 물었고 또 다른 건어물가게에서 다시 가격을 물었다


시체썩은냄새와 비슷하다고 비행기 탑승금지품목에 오징어가 있다는말을 들었지만,

우리는 한봉지를 사서 야금야금 비행기 타기전까지 먹어치울 자신이 있었다






이틀하고도 반나절의 식사 외에도 각종 식재료및 양념들과 일회용식기들까지

두손 가득 검은 비닐봉지로 무게를 이기기 힘들만큼 장을봤는데도 살것이 많았다


외국에서의 캠핑은 쉬운것이 아니구나

집에서 챙겨가는 기본적인 것들이 없으니 모든것을 사야했다  


그래도 물가가 싸기때문에 구매비용은 매번 저렴했지만 문제는 따로있었으니,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조금 크다 싶은 가게에 들어가서도 원하는 물건을 찾을수 없을때 의사소통자체가 되질않았다

마냥 고개를 돌려버리는 시장사람들, 그리고 여행 몇일동안 느끼는 베트남 사람들의 성향이 이제껏 만나왔던 동남아시아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조금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향이 많은것같다고 생각했다


매번 어쩌면 이렇게 외향적일까 싶은 상황에서 오히려 내가 주춤했던 관계가 베트남에서만 처음으로 바뀌어있었다

그들은 운전할때만 성격이 급하고 먹고 사는데만 집중할뿐 마음에 여백이 상대적으로 적다

참, 한국같은 곳이다

오버하지않아서 불편하지않지만 무뚝뚝한 얼굴과 삶에 찌들어 지친기색은 정말 닮아있다





매번 일터에서까지도 방긋방긋 웃어대던 사람들이 이상한가

내가 이상한 나라에서 온것인가 싶었는데 이곳에 오니 친근하다

상대가 웃으면 나도 웃어줘야하는데 감정을 허비하지 않고 돌아다닐수 있어서 분명 편했다


다만 나처럼 무표정한 동생과 오빠의 얼굴을 보았을때

예의상이라도 하루종일 웃고있어야했던 다른곳들에 머물때보다 스스로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집게발이 다른 꽃게를 공격할까봐 저렇게 야무지게도 묶어놨나보다

이곳에 온 뒤로 꽃게는 하루에 한끼이상 원없이 먹고있다


한 10년동안은 게를 먹지 않아도 될만큼 푸쿽에서 다 먹어치운것같다


갑각류는 제외하고, 구워먹을수 있는 새우만 키로수로 구매한다

3일에 걸쳐도 다 먹지못할것같은 양을 큰 봉지 가득 담아주는데 참 난감하다






캠핑중에 입이 심심할때마다 과자대신 입에 넣을 과일을 이것저것 고른다

현지인이 특정 과일을 Kg 당 계산하는동안

나는 처음보는 과일이거나, 눈으로만 몇번 스쳤던 과일들을 제마음대로 고른다


감자처럼 생긴 포도는 한송이, 솔방울처럼 생긴 과일은 두개, 사과처럼 생긴 과일은 한개, 초록색 과일은 세개 이런식이다

그리고 망고스틴과 망고는 키로수로 계산하면 가게입장에서는 저울위에 올리는 횟수가 많아져서 번거롭기는 해도 현지인들보다 많이 사는셈이니 손해될일은 없을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가게주인의 얼굴을 살핀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저건 먹어봤냐고 파인애플을 가르키는것이 실례되지는 않았던것같다






일인당 검은 비닐봉지를 겹치고 겹쳐서 열개 이상씩은 들고 걸었던것 같다

손가락과 손등과 팔목과 팔 언저리에 비닐봉지 무게를 견디지못하고 붉게 여러줄이 생겼다


호기롭게 시장보이면 장봐서 캠핑을 하자고 계획했던것은 정말 얼마나 호기로웠나

마트를 찾지못한 상태에서 재래시장에서 캠핑준비를 한다는것이 얼마나 어려운일인지를 체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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