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랄랄라라라 베트남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호치민의 실내마켓 벤탄시장

차곡차곡 빼곡빼곡



부이비엔워킹스트리트에 잡은 숙소로부터 벤탄시장까지 

보도로 15분이라고 했던 구글지도는 도로의 보도블럭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때의 이야기다


인도까지 침범해있는 장사꾼들과 아무곳이나 주차되어있는 오토바이들 덕분에 

호치민에서 반듯하게 길을 걸어본적이 있기나했는지 모르겠다


일자로 반듯하게 가면 15분 이었겠지만 오토바이 사이 사이를 지그재그로 피해다니고 깨지고 함몰된 보도블럭의 타일들을 조심조심 차도와 인도를 번갈아가면서 지나다니다보니 정확히 30분. 두배의 시간이 걸렸다






직선거리로는 5분도 되지않을 벤탄시장에 겨우 도착하고보니 시계탑과 하얀 페인트칠이 반듯하게 되어있는 외부만큼이나 내부도 제법 가지런하게 상점들이 빼곡빼곡 정리를 잘해놓은 편이었다


보통 동남아시아의 많은 시장들이 길거리에 갖가지 물건들을 바닥에 내려놓고 봉지며 바구나며 대야등에 담아 판매했다면, 이곳은 그래도 제법 모양새를 갖추고 [정리정돈]이라는것을 해놓았다


다만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부스로 세워놓은 상점들마다 너무 빼곡하고 촘촘하고 도보가 좁아서 금방 답답해지는 느낌이랄까 






호객행위가 심하고, 여행자들의 등을 쳐먹는 어마어마한 가격대를 부르기로 악명높은 벤탄시장이라고 들었는데, 그정도까지는 아닌것같다. 물론 캐리어를 끌고 썬글라스를 쓰고 외국인 관광객인 티가 풀풀나는 원피스에 가방을 입고 풀메이크업을 한 상태가 아니기때문에 언제나처럼 내가 많은 소비를 할것이라고 시장사람들이 생각하지않기때문에 그럴것이다


후줄근한 옷에 운동화를 신고 가방하나 없이 주머니에 손을 꼽고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난 집주변 아시아마트에서 사먹었던 베트남 젓갈류가 얼마나 맛이 없었는지를 기억하면서 다른 모든 짱아찌류가 그런맛일지 궁금했


동생은 여행자라면 머스트해브아이템이라는 동그란 라틴백을 볼때마다 걸음을 멈췄고 아빠는 한약재나 동그란것들이 포대자루채로 뭉쳐있는곳을 지날때마다 [침향]이 있는지 [노니]는 얼마인지 가격을 궁금해했다


동생이 라틴백을 사려고하거나 아버지가 노니의 가격을 물을때, 아무런 호객행위도 하지 않던 시장상인들은 친절하고 매섭게 다가와서 가격을 위에서부터 부르다가 순차적으로 깎기 시작했다





주변의 지인들에게 나누어줄 커피를 사야한다고 아버지가 발걸음을 멈출때마다 상인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아마도 아빠와 동생 둘만 이곳에 왔다면 제데로 비싼값에 이것저것을 파는게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초반이고, 지금 사봐야 모든것이 짐이된다는것을 몇번이나 각인시켰어도 두사람의 섭섭한 발걸음이 느껴지는것으로 보아 앞으로 모든 가게와 상점앞에서 커피니, 라탄백이니, 노니니, 침향이니, 건강식품이니 하는것들을 만날때마다 내 가족은 꽤 많은 시간을 그것들을 바라보는데 쓰겠구나 싶었다


그들은 왜그렇게도 갖고싶은것이 많은가


그런것없이도 잘살아와놓고 이제 사지않으면 미련이 남아서 쉽게 움직이지도 못하니, 사람은 참 흥미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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