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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mquat BBQ Restaurant

랄랄라라라 2019. 9. 2. 00:00


[ 랄랄라라라 베트남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초록 농장옆의 작은 레스토랑

백점만점에 백점








숙소에서 대여한 자전거를 타고 호이안팜을 달려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자전거 드라이브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인가, 

주변 풍경이 평화롭고 사랑스러웠기 때문인가

이곳에 도착하기 전부터 상당히 기분이 좋은상태였다





주방이 훤히 보이는 구조는 아무래도 위생적인 부분에서 사람을 안심시킨다

점잖고 말이 많지않은 가게주인은 우리가 끌고 온 자전거를 대신 주차하고 자리를 안내했다


자전거 발렛파킹이라니 쑥쓰럽군.


그는 잠시 메뉴 주문을 받고 잠시 기다려 달라더니, 먼저 온 손님들과 베트남 전통 음식 강좌를 진행중이었는데

이렇게 한적하고 사랑스러운곳에서 쿠킹클래스를 할 수 있는줄 알았더라면 동생을 보냈을텐데 아쉽다






오랜 자전거 산책에 허기짐이 극에 달했었는지, 동생은 약간의 기다림에도 작은 뿔이 나 있었다

둘이서 당연하게 시간 3인분이 갖춰지기 시작하자 그녀는 잔뜩 힘준 미간이 조금 펴지나 싶더니 역시나 채소만 걸러내고 식사를 시작했다


식물의 기름진 새로운 맛이 흥미로워서 나는 오크라도 맛있게 먹었지만,

내 여러번의 권유에도 초록식물따위는 가볍게 제껴내고 

손에 기름이 묻는것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아하는 그녀가 매번 신기하다


새우귀신. 고기귀신. 식물기피인간.






그녀가 좋아하는 갈비같은 맛이다

잘짝한 양념을 고기에 배게해서 불냄새나게 석쇠에 구웠으니 당연히 정신없이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이식당 가격대비 식사가 괜찮다고 느껴지기 시작한다


나는 뻔하게 먹어댄 고기보다 살짝 볶고나서 다시 구운것같은 오크라가 정말 맛있게 느껴져서 

그녀가 손대지 않은 몫까지 혼자 다 집어먹었다







손에 뭍히는게 싫은 나와 별개로, 그녀는 이미 손가락을 쫍쫍 빨면서 상당히 많은양의 새우를 배에 축적했다

적당히 메뉴를 보다가 그녀를 위해 새우를 한접시 주문하면, 언제나처럼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참 상대하기 편한 인간이 동생이라서 다행이다


어쩌다보니 육해공을 모두 주문했는데,  허기짐에 비해서 많은양을 먹지 못했다

닭은 거의 통채로 남기게되서 포장했으니, 

오늘 저녁도 숙소에 가면 캔맥주를 꼴짝꼴짝 넘길때 옆을 지켜줄 안주거리가 생겼다






가게주변에 심어진 나무와 주변을 돌아다니는 닭과 고양이가 마음에 들었다

번화가에서 너무 떨어진곳에 숙소를 잡은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가든과 함께 멋진 레스토랑을 만나서 흡족하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다시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한다

자전거 타기 좋은 날씨였는데, 

비를 뚫고 숙소까지 달려야겠구나 싶어서 맛있게 잘 먹은 것들이 무용지물이 될 것같다





내가 가지고온 커다란 카메라가 비에 젖을까봐

사장님은 가게안의 모든 비닐봉지를 다 접었다 펼치기를 반복하더니 

마침내 아주 큰 봉투를 만족스럽게 들고나와서 내게 건네주셨다


배려가 예쁘고, 시각적으로도 예쁘고, 사람도 예쁜곳에서

비닐봉지로 꽁꽁 싸맨 카메라를 자전거 앞 바구니에 넣고 작별인사를 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