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10분이면 갈 거리를 느듯한 기분으로 걷다가 길을 잘못들고 잘못들고 잘못들어서서 여섯시간 가까이 도보로 걸었던적이 있다. 처음에는 목적지가 나오겠지, 조금만 더 걷다보면 보이겠지 하던 희망을 가지고 걷다가 점점 지치고 목적지보다는 쉬고 배채울곳을 찾다가 후에는 마음을 비우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하나하나 받아들이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많은것을 느꼈었다. 이번 필리핀에서는 그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잘못 들어선 길로 인해 원하던것보다 많은것을 보고 생각하고 행복해진 시간을 얻었다

 

필리핀 여행전, 모두가 필리핀 치안에 대해 걱정하고 왜 하필 필리핀으로 여행을 가느냐고 조심스러운 걱정을 내비친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런 필리핀에 대한 사전지식도 걱정도 없었던 나는 그제서야 인터넷을 검색하고, 관광청을 들어가고, 이런저런 것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택시위험과, 필리핀 강도및 절도, 필리핀 셋업사건및 갱등 온갖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세부를 비롯한 여러 섬들의 치안에 대해 걱정하면서 알면 알수록 신경쓰이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였고, 들뜨고 행복한 기분에 잠못이뤄야 할 날들이 초조하고 걱정스럽기 시작했다

 

 

 

관광객과 필리피노 그들이 접하는 뉴스는 무엇인가

 

 

필리핀 1인당 GDP는 $3,037로 세계 124위 / 한국 1인당 GDP는 $28,338 이다. 한국관광객이 25%, 미국관광객이 14%, 일본관광객이 9%로 그들은 많은 한국관광객을 상대한다. 한국 여행객이 필리핀여행을 위해 환전해가는 달러나 페소가 그들에게는 정말 큰 돈이기도 하고, 사실상 필리핀 돈으로 1만페소(대략 25만원) 이상을 소지하면 필리핀 공항 출입국시 외국환거래법에 의해 초과 현금 압수 및 체포될 수 있기 때문에 달러와 병행해서 환전하여 입국하기도 한다(되팔때의 낮은 환율등의 문제도 있고, 출입국신고서에 1만페소 이상 소지여부 체크란이 별도로 있다) 

 

눈앞에서 당신이 몇년을 모아도 어려울 목돈을 보게되거나, 당신에게 몇일씩의 생활비를 아무렇지도 않게 소비에 쓸수있는 상대를 봐야한다면 순간의 나쁜마음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일 마주하게 될 상대적 박탈감을 나라면 피할수 없을것 같다

 

그와 별도로 필리핀여성과 결혼알선을 통해 필리핀 신부를 만나러 가는 일 또한 불법인데, 중개업소를 통해 처리되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신경하지만 필리핀 여성을 외국인 남성에게 결혼을 목적으로 소개하는 행위는 필리핀 내에서 인신매매 행위로 무기징역을 받을수있을만큼 위험한 일임에도 무신경하고 불법임을 알지도 못한다. 꾸준히 필리핀 성매매를 불법임에도 대수롭지않게 여행의 하루정도로 생각하고 쉽게 생각하는 일도 다반수다

 

필리핀에서의 성매매나 결혼등에 대한 문제들과 국내외에서의 필리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꾸준한 잘못된 시선이나 행동들을 뉴스로 접하고, 관광객으로 만나 일해주면서 쌓여온 이미지는 어떨 것같은가? 100% 나쁜사람만 있을수 없고, 소수가 문제를 만든다고 쉽게 여긴다면 내가 생각할때의 중국인들의 특징이나, 일본인들, 호주인, 미국인등에 대한 특징을 생각나는대로 입에서 명사로 끄집어낼때를 생각해보면 조금 쉬워진다. 두시간가량 차를타고 가면서 타국적인 커플과 필리핀 기사에게 듣는 이야기는 새로울것도 없었지만 좋을것도 없었다

 

 

 

필리피노, 그들이 일하는곳(직장)과 삶의 얼굴 동일시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말자

 

| 어딜가나 앙상하게 마른 동물만 보다가 그나마 살이 붙어있는 가축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찍은 염소 

 

내가 숙소나 공항에 머물때 그들은 명동에서 요커를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과 다르지않았다. 호핑투어 상품을 팔기위해 말을 걸고, 마사지가 얼마까지 가능한지 상품을 살 사람을 모색하기에 바쁘고 팔기바쁘기 때문에 서로 마주쳤을때 한쪽은 거절하거나 외면(혹은 무시)하기 바쁘고, 한쪽에서는 그래도 달라붙어서 어떻게든 돈을 벌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번화가나 유명 관광지등을 조금만 벗어나, 그들이 사는 동네에서 마주치는 사람중 열에 아홉은 얼굴에 해맑은 미소를 가득 띄고 [Hello]라고 크게 외치면서 손을 흔드는 수줍음 가득하지만 인사성 좋고 호기심많은 사람일 뿐이다. 서로 눈을 마주친것도 아닌데 지나가는 사람 등에 대고 헬로를 외치면서 돌아보게 하는 목소리에는 어떤 악의도 없다. 처음에는 인사할 타이밍을 놓쳐서, 뭔가 큰소리로 인사하는게 멋적어서 주춤대던 손과 입이 반복된 그들의 인사를 꾸준히 받다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나역시 그들의 인사를 돌려주었다

 

그들은 나와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인데 궂이 눈이 마주친것도 아닌데 밝게 웃으며 인사한다. 어느 누군가의 글에서 [원달러]를 외치면서 줄기차게 쫒아오는 어린애들로 인해 조금 무섭기도 하고 누가 어린아이의 동심을 이렇게 버려놨을까라고 쓰여진 글을 본적이 있다. 냉소적인 태도이긴 하지만, 거지나 구걸은 어느나라에나 있고 호객행위나 비열한 사기및 소매치기등도 정도만 다를뿐 존재한다. 그 상황을 마주친곳이 어디냐에 따라서 확률이 줄어들 뿐이다. 번화가나 유명 관광지에서 상업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그들 모습 전부가 아니듯 많은 상황과 위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쁠사람을 원망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주의가 필요하다

 

그들이 일하는곳(직장)과 삶의 얼굴 동일시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국인들에게 관광지이고, 공항이고, 시장이나 마켓은 그들이 돈을벌고 생계를 이어나가는 수단이 되는 위치이고, 우리역시 직장에서 사람을 마주치고 사귈때와 사석에서의 태도나 본인 자신은 다르지 않은가

 

 

 

느듯하고 여유로운 성격과 욕심부리지 않는 천성

 

보트로 5분이면 갈 거리를 낡은 배로 40여분동안 덜덜거리면서 이동하면서도 조급해하지 않는 그들이 낮설다. 햇빛에 그대로 노출된 모자쓰지않는 그들의 얼굴은 태양이 뜨겁다고 미간이 주름지지 않는다. 체력소비가 심한 육체적 노동이 많아서인지 대부분 탄탄한 근육을 가지고 나이들어가는 그들은 다 헤진 옷을 입고도 듬성듬성 제때 메우지않은 빠진 이빨을 그대로 내보이며 방글방글 잘 웃는 얼굴이, 신경쓰지않는듯한 외모와는 별개로 나이먹어도 반짝이고 생기있는 눈동자가 매력적이다

 

필리핀 마을을 둘러보면, 온통 푸른 바다아니면 초록 풀과 나무들외엔 하늘 뿐이다. 높은건물이 없어 시야가 넓고 초록색과 파란색 뿐인곳속에서 매일같이 툭하면 웃는게 습관이 된 그들을 보고있으면 마냥 부럽다. 그들의 삶을 깊숙히 들여다 보지 못해서 배부른 소리를 하고있는것이겠지만 소소하게 기뻐하고 욕심내지 않고 사는게, 구멍 송송 뚫린 낡고 낡은 옷을 입고도 해맑게 웃는 어른들이 부럽다

 

필리핀은 땅값이 싸고, 보통스럽게(내눈에는 시골 오두막보다 대충 지어진듯한) 지어진 민가도 거의 없어서 어쩌면 나도 이곳에서 살고싶다는 정말 뜬구름잡는 생각까지 하게될때 즈음 필리핀에서는 외국인이 사업이나 부동산등을 구매할때 현지인(필리핀인)이 60%이상의 지분을 소유하도록 규정되어있다는것과 250만 달러 이하의 운영은 금지한다는 아쉬운 정보를 접했다. 

 

 

 

영리한 사람들이지만 행복을 경쟁보다 우선순위에 놓는다

 

| 여행중 꽤 잘지어진 편이었던 가정집의 풍경

 

먼길을 함께 여행하면서 사귀게 된 필리핀친구가 문제를 냈다. 필리핀 부자 순위 1부터 20안에 필리핀 현지인이 몇이나 순위를 차지하고 있을것 같은가?1위는 무슨 기업을 가지고있는 한국인 2위는 중국인 이런식으로 필리핀안에서 상위권 부자 순위에 필리핀사람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7위정도였던것으로 기억한다. 낙천적이고 크게 욕심부리지 않는 성품으로 인해 경제성장률에 크게 기여하지는 못하지만 그들은 거리에 지어진 상점하나하나까지 어느나라 사람의 소유이고 그 사람의 사업체가 몇개이며 동일업계에서 경쟁력이나 기술력등 세세한 가치까지 다 꿰고있다

 

Middle School(중학교) + College(대학교)의 접목이라는 그들이 보여준 학교는 기술직업전문학교같은 느낌이다. 공부좀 한다는 학생들만 가는 학교라는 곳은 공부하다가 적성에 맞지않으면 중도에 하차하는일이 많고,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월반(학습능력이 높은 학생이 진급과 수료의 기회를 빨리 갖는 제도)을 하더라도 본인과 맞지않다면 바로 그만두고 노동을 시작한다. 의무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남들보다 나은 스펙을 갖기위해 불필요한 경쟁을 하지도 않고 만약 학교를 수료한다면 멋진일이지만 적성에맞지않으면 궂이 더 공부할 필요없이 그만일 뿐이다 

 

정치 경제적으로 영리하고 숫자에 강하지만 선천적으로 크게 욕심부리지않는 낙천가적인 필리피노들의 기질은 대부분 대가족을 이루면서 경쟁보다 양보를 먼저 배우고 자란것에 크게 영향을 받지않았나 싶다. 명절이면 가족들이 모이는데 부모가 낳은 형제가 10명 가까워서 부모와 형제와 조카들이 모이면 50명은 가뿐히 넘고 정신없고 시끄럽고 결국엔 어디선가 [Go home]을 외쳐대며 싸우는 애들이야기를 웃으갯소리로 들으면서도 그들의 사교성과 친화력이나 지내다 보면서 느끼는 끝없는 몸에 밴 고마운 배려들이 이해가 된다

 

 

 

필리핀 주종교 카톨릭과 매일매일 체감하는 러시아워

 

| 필리핀 외곽지역의 조금 소담한 교회풍경

 

차량으로든 도보로든 이동하다보면 빠지지않고 보이는 건물이 있으니 바로 교회다. 필리핀 대표 종교는 카톨릭으로 필리핀인구수 1억 700만사람들의 83%가 카톨릭을 믿는다. 낡고 다 쓰러져가는데 겨우겨우 지탱하고 있는것 같은 주택들을 지나치다가 웅장한 교회건물을 지나가는것이 종교가 없는 이방인인 내 눈에는 정말 어려운 풍경이었다. 

 

필리핀은 출퇴근시간에 교통정체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심한편인데 이동거리 20분에 가능한곳도 러시아워때는 2시간까지 걸리기도 한다. 그런데 매 주 주말이 되면 출퇴근전쟁정도가 아닌, 83%의 인구가 온가족을 데리고 교회로 향하는데 명절 대 이동만큼 혼잡하고 지체가 되는풍경을 온몸으로 체감해야한다니 필리핀 도로위에서 많은 시간을 날려야했던 나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필리핀에서 택시타는것이 위험하다고 많이 알려져있는데, 정말이지 출퇴근시간에 택시를 타면 움직이지 않는 차속에서 택시비가 도데체 얼마나 나올지 긴장되면서 내 돈을 택시비에 다 털리는것은 아닐까, 이것이야말로 위험한게 아닌가 괴로워진다. 물가가 싸기때문에 차량이 아무리 밀리고 막힌다고 해도 요금이 크지는 않지만, 필리핀의 러시아워는 우리나라 명절대이동때만큼이나 차의 움직임이 느리다는것을 미리 알고 그시간을 피하는것이 좋다

 

 

 

필리핀 민다나오섬내의 교전

 

| 자전거 바퀴로 만든 울타리와 현란한 컬러의 현수막을 내건 상점

 

전체 인구의 5%의 인구정도가 이슬람교(회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는데 민다나오 섬 일대가 가장 많다. 필리핀 전 지역이 여행유의국가(남색경보) 이상으로 지정되어있는데 특히 민다나오 섬 일대는 필리핀 정부군과 이슬람계 및 공산반군 간의 교전으로 여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있다. 언제나처럼 비행기에서 내리고 외교부에서 받는 안내문자정도를 생각하고 체크하지 않았는데 해외여행이 처음이었던 동행자가 보여준 문자에 나 역시 당황했다

 

 "[외교부]필리핀 민다나오 전 지역은 특별여행경보(즉시대피) 발령지역임. 이 지역은 방문하지 마시고 체류시 다른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권고함"

 

 

필리핀에 도착하고 문자를 확인하고 나서야 기억난 것이었지만, 필리핀은 치안보다 우선 전쟁에서 안전하지 않은 나라였다. 남한의 3배 면적을 가진 필리핀은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중 아랫쪽은 정부군과 이슬람계 및 공산반군간의 교전으로 수시로 사망자가 나오고 대립이 끊이지 않는다는것을 지나가는 뉴스기사로 보고 까맣게 잊고있었다

 

 

 

순박한 사람사는 풍경으로 기억되는 곳 필리핀

 

| 초등학생은 되보이는 남녀 아이들이 벌거벗은채 물놀이를 하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낮에는 주스를 팔고 순박한 아이들이 밤이되면 마약을 팔거나 Ativan Gang(아티반 갱)조직아래서 강도짓을 하는등의 이야기는 흔히 들었다. 장난스럽게 음식물에 수면제나 마약을 넣어 정신을 잃은 뒤 금품을 가져가거나 마약에 취하게 하는일을 집단적으로 하는 조직에 대한 조심에 대한 당부나, 부패한 경찰이 범죄 단속을 빌미로 무고한 사람을 체포해서 금품을 요구한다는 Set Up(셋업)사건등은 최악의 경우 전도연주연의 집으로 가는길 영화의 현실화라고 금품이나 거액의 합의를 유도한다면 수긍하는편이 낫다는 이야기도 읽었다

 

안타까운것은 필리핀루머로 끝나면 좋을것같은 이야기지만 필리핀대사관에 요청해서 받아본 책자에 필리핀 여행 유의사항으로 인쇄되어 나오는 현실이라니 내가 본 좋은 필리핀의 또다른 이면에 분명 존재하고 강도나 절도는 정말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현금도, 화려한 복장도, 사람이 많은 관광지나 술집이 밀접한 유흥가 외에도 도심 빈민가등이 모두 출입자제 권유지로 쓰여있다.

 

하지만 화려한 도심지가 아닌 그들이 사는 마을은 그저 따뜻한 기후에 아름다운 자연과 남여할것 없이 발가벗고 아무데서나 수영하면서 물장난하는 순박한 아이들과 낡고 구멍난 옷과 허름한 집에서도 티없이 맑게 빛나는 눈동자로 환하게 웃는 때뭍지않은 어른들의 미소가 가장 인상에 남았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일 내 마음은 필리핀 여행을 통 털어서 그들에게 받은 시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20160412 / 이 포스팅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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