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스위스 동물의 삶

자연아래에서 배우는 자유와 권리

 

 

 

| 눈덮인 스위스 앞 마당 농가의 당나귀

 

예전에 동물보호단체에 재능기부를 한적이 있었다. 어릴때부터 꾸준히 여러동물들과 함께 자라면서 동물과 함께하는 인생이 내게는 너무 당연했는데, 어느날 문득 내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변에도 도움이 되고 나 스스로에게 의미있는 일을 하고싶어지면서 소소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들중 하나였다

 

봉사 모임 첫만남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력은 참으로 다양했다. 영화감독과 웹툰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번역가, 캘리그라피작가등 우선 몸으로 하는 봉사가 아닌 재능봉사영역에 모여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삽화나 일러스트등을 그려주는 역할로서 차분한 마음이었다

 

그들이 지원하게 된 동기는 다양했다. 십년넘게 함께 지내온 가족같은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면서 슬픈마음을 다른 동물들의 도움이 되는데 쏟고싶다는 사람도 많았고 각자가 다 절절하고 대단한 마음가짐으로 모인상황이었는데, 나에게는 그런정도의 스토리가 없었다. 재능기부라는 영역을 보고 무리하지않는 선에서 꾸준히 마음을 보낼수는 있겠다 싶었던게 사실이었다

 

 

 

자기만족을 위한 시작

 

| 스위스 농가의 코를 뚫지 않은 어린 송아지

 

주로 월페이퍼나 일러스트삽화, 여러 상황에 들어갈 이미지정도를 간간히 그려서 보내주던 어느날 [나를 먹지 마세요][나를 입지마세요]라는 주제에 맞는 그림을 그려줄수 있는 시간대가 맞는 봉사자를 찾는다는 상황을 전달받았을때,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쉬운방향의 기부 형태였던 봉사에서 조차 처음으로 한계와 내가 이일을 할수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되었던 상황이었다

 

틈날때마다 그림몇컷 그려 보내줄 생각으로 시작했던 일에, 살아있는 동물을 잔인하게 도축하는 과정에 대한 반대나 모피반대등, 전혀 준비되어있지 않은 사람로서 [이런부분까지 관여하게 될줄은 몰랐는데]싶었던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다. 나는 한주에 한번정도 고기를 안주삼아 술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내가 먹는 음식에는 다양한 종류의 고기들이 있었고 내 옷장속에는 오리털파카니, 모피니 하는 옷들도 있었다

 

 

 

동물을 생각하는 것은 봉사가 될 수 없다

 

점점 내가 배워가고 알아가면 된다고 가정해도 모피를 입지는 않을수있겠지만 아주 쉬운 난이도의 가죽가방이 아닌 천가방만을 들고다닐 자신 조차 없었는데 채식으로 바꾸고 고기를 먹지않을수 있을까. 다행이 채식에도 완전한 채식을 하는 비건(Vegan)과 우유및 유제품등을 먹는 락토(Lacto), 달걀까지만 먹는 오보(Ovo), 달걀, 우유, 유제품까지 먹는 락토오보(Lacto Ovo)등 많은 유형이 있고 상황에 따라 플렉시테리안이될수도 있겠지만 모든것에 자신없는 내가 그런 주제에 맞는 일러스트를 그릴 수 있을리가 없었다

 

사소하게나마 내가 동물을 도울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것이었다. 항상 필요에 의해 동물에게 도움을 얻는 입장이었을 뿐 고양이가 쥐생각하는 마음으로 시작한일이 아닌가 싶어졌고 남은 재능기부 활동기간동안 억지로 회사에 나가는 회사원처럼(아니 회사는 급여를 받기위해서라도 다닌다) 괴로워하면서 내가 하는 행동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만 일러스트를 그려서 보내주면서 기간을 채워냈다. 그리고 다음기까지 활동을 연장할 마음이 있는 재능기부의사를 묻는 메일에 나는 손을 들 수없었

 

 

 

밤이 없는 세상에서 산란을 반복하다 죽는 닭

 

| 철망안이 아닌 운동장만한 잔디 위에서 방목하는 스위스의 닭

 

이렇게 짧은 생각으로 내 스스로의 보람과 좋은일을 했을거라는 성취감을 얻기위해서 시작했던 일은 내가 얼마나 바보같은지만을 되돌아보게 하고 동물보호단체의 재능기부 봉사는 막을내렸고 얼마후 나는 스위스 여행을 가게되었다.

 

유기농업체의 패키지디자인을 해서 보내주면서, 얼마나 많은 닭이 그저 달걀을 낳기위해 한칸한칸에 빼곡하게 같혀서 24시간 밝은빛을 쬐면서 밤이없는 시간을 보내다 죽는지 알고있었다. 내가 디자인해준 업체는 그런 농가시스템의 달걀은 호르몬 과다와 약물등의 이유로 인간에게 해롭기 때문에 조금 더 나은 시스템에서 달걀을 생산한다는것을 제품의 장점으로 이야기하곤 했다. 

 

그뒤로 계란에서 쌍란(노른자가 두개)만 나와도 지금까지 괜한 거부감이 들고 가끔은 괜히 달걀먹기가 언짢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고, 한참 인기를 끌던 [닭장을 나온 암탉]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도 닭이 달걀을 낳는데 한줄로만 지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할만큼 닭 농장 시스템을 잘 알고있던 나는 스위스에서 닭을 키우는것을 보고 정말 너무 놀라워서 한 자리에 서서 대단하지도 않은 사진을 계속 찍어댔다. 철망에 갇혀있지 않은것도 놀랍고, 유치원어린이들이 소풍을 가도 될만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태평한 시간을 보내는 닭을 두눈으로 보면서도 문화충격을 받았다

 

 

 

동물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가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해결한다

 

 

| 눈덮인 산을 배경으로 자연방목하는 풍경

 

여러나라들중에 가장 높다는 살인적인 스위스물가를 온몸으로 경험하면서도 습관적으로 음식이 나왔을때 킁킁거리면서 뭘로 만들었을까, 이 식당 혹시 중국산 계란을 쓰지는 않을까 폐기물 계란은 아닌가 걱정하면서 뒤적거리는 일은 없었다. 

 

자연방복하는 말과 소는 가끔 우리나라에서도 볼수있고, 토종닭이니 오골계니 하면서 그나마 조금 넓은 우리안에서 지내면서 알을 낳고 도축되는 고기만 봐도 [저정도 고기만 먹어도 덜 불안할텐데]했던 내 마음은 스위스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먹거리에 대한 안심으로 이어졌고, 그래도 도축되기 전까지 사는동안 생명으로서의 고통을 덜 받고 지내는 이곳의 동물들을 보면서, 여행중에 선진국이 어떤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The greatness of a nation can be judged by the way its animals ard treated 

그 나라의 동물이 어떻게 대우받고 있는지로 그 국가의 도덕성과 위대함을 판단할 수 있다- 간디

 

 

 

길동물이 사람을 경계하거나 도망가는 곳은 사람에게도 좋은곳이 아니다

 

| 기분이 좋고 마음이 편하면 벌러덩 드러누워 배를 보여주는 고양이의 습성

 

스위스에서도 이래저래 자주 마주치는 고양이들은 한 골목를 돌아다니면서 아무에게나 애교를 부리고 벌러덩 드러눕곤 했다.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당연하게 길고양이 인줄 알고있었는데 주인이 있는 집고양이로 굳이 집에 가둬놓고 키우지않는 주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반려동물을 웃으면서 내품에 안겨주는 사람들의 마음이 부러웠다

 

내가 첫 해외여행을 일본으로 갔을때 고양이가 길바닥 한가운데서 잠을자고 사람을 피하지 않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오래 남아있다. [일본은 고양이를 좋아하니까]라고 생각했던 나는 여행을 하면서, 많은 나라의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이 한국처럼 사람을 피해 도망다니고 경계하지 않는다는것을 점점 알게되었고 길동물에게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냉정하고 모질게 구는지 알수있었다

 

위협이 없으면 굳이 도망갈 이유가 없는것이다. 매번 내쫒기고 맞을수도 있는 상황에서 도망다니면서 배고픔에 쓰레기를 먹는것까지도 몰래 눈치봐가면서 인적이 드문때를 잘 공략해야만 굶어죽지 않는 삶을 살지 않는것이고, 요물이고 위험한존재라는 미신과 편견에서 자유로운것이었다

 

길동물이라도 사람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먼저 다가와 비비고 어리광을 부리는 동물을 만나는것이 왜 한국에서는 유난히 어려운걸까. 내 개인적인 주관으로 길동물이 사람을 만나 경계하거나 도망가는 곳은 사람살기에도 좋은 곳이 아니고, 그런 상황을 만드는 사람은 편협한 사고안에서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알수없는 사람이다

 

 

 

당연해야 할 법이 엄격하고 까다로워 보이는것 자체가 문제의 증거 

 

낙농업의 대표국가로 푸른 넓은 잔디위에 방목해서 키우는 많은 동물들을 만나는것은 스위스에서 당연한 일이었다. 동물보호법이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게 제정되어 있는 국가로서 동물들의 자유나 권리에 대한 보장이 확실했고, 어쩌면 동물의 권리가 인간의 건강에 대한 권리일수도 있다는 여전히 인간스러운 입장에서 인간을 위한 생각을 한다

 

소나 말을 키우거나 용병이 되는 것만이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었던 가난했던 나라 스위스가 돈이 되지않는다고 도로를 내고 무분별한 건물을 짓고 먹고사는데 급급해 자연을 져버리지 않고 잘 보존하면서 세대를 이어올 동안 스위스는 믿고 먹을 수 있는 깨끗한 먹거리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했고, 이제는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아름답게 보존된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사람은 물론 동물까지도 어쩌면 당연한 권리와 자유를 누리는 삶 속에서 살고있다

 

 

 

당당하게 신념을 말할수 있는 사람의 용기와 노력

 

나는 여전히 육식을 하지 않을 자신도 없고 가죽제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할만큼, 내게 꼭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줄이면서 과도하게 살육되는 생명을 조금이나마 지켜줄 수 있을만큼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 

 

[나를 먹지마세요]캠페인은 사실 다른사람에 의해 개 일러스트가 그려지는것으로 종료되었지만, 그 또한 많은 사람들로 인해 [비둘기는 안먹지만 닭은 먹고, 소나 돼지, 양은 먹으면서 개는 불쌍하니까 먹지말자는 거냐]등의 논란을 불러왔다. 사실 먹지말자로 시작하기 전에 사실 동물보호단체에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의 방식과 인식의 접근부터 바꿔가는것이 순서였다고 생각한다.

 

개고기를 먹지않는 나도 푸아그라는 고급요리이고 개고기는 후진국의 문화라고 무조건적인 혐오와 반대에는 동감할수 없고, 굳이 나서고싶지 않은 마음도 있지만 타인의 취향과 문화에 개입하면서 옳고 그름을 재고싶지 않으면서 정말 깊숙히는 불편함이 기본으로 존재하고 있다는것을 알고있다. 

 

다만 내가 동물을 생각하는것이 절대 봉사가 될수없다는점을 깨닳았고, 자신의 신념에 의해 봉사를 한다고 밝히고 채식을 한다고 주변에 알렸던 사람들은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들 역시 시행착오를 겪고 실수를 하고 이미 밝혔던 이념에 의해 때때로 손가락질받고 도마위에 오르내리지만, 내가 쉽게 마음먹지 못한것을 이미 실행에 옮기고 유지하면서 [나]가 아닌 [함께]를 위해 노력하면서 사는 사람이 되는것이 얼마나 어려운것인지 알고있다

 

 

 

가축과 애완동물과 길동물을 무엇으로 기준지어 다른 시선을 보낼것인가

 

인간의 욕심에 의해 만들어놓은 동물이 고통받는 끔찍한 상황들이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올때마다 사람이 사람을 못믿고 몸은 병드는 무서운 환경에서도 사람들은 자신과 함게할 애완동물을 찾는다. 상근이가 인기있던 시절은 무수한 유기견 상근이를 만들어내고, 산체가 인기있던 시절은 무수한 산체를, 벌이가 인기있던 시절은 무수한 벌이를 만들어내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돌고 돈다 

 

길동물이 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것만으로도 폭행을 당하고 신변의 위협을 느껴야하는 곳에서, 생명을 조금이나마 연장시켜주는 행동만으로도 고층에서 던진 벽돌을 맞아 사람이 죽는 나라에서 사는것은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살곳이 못되는 것이다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필요에 의해 같이 사는 각박한 세상에서 우리 마음이라도 조금만 더 넓게 쓸수는 없을까

 

 

   

 

 

 

  

 

20151104 / 이 포스팅은 포털사이트 다음 오늘의 블로그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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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3 / 이 포스팅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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