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랄랄라라라 베트남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모래의 촉각

촉각으로 기억되는 여행

전에 이탈리아의 라스페치아역에 갔을때 온 도시를 덮고있던 오렌지향이 너무 좋아서 냄새로 그 도시를 아직까지 기억하는데 베트남의 화이트샌드에 도착하자 이곳도 오래 기억에 남을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샌들을 신고가서 모래위를 걸을때마다 발에 스쳐 날아가는 모래들의 촉감이 너무 좋아서

일부러 모래와 살을 닿게하려고 몇번을 걷고 또 걸었다

 

 

 

 

 

부드럽고 시원한 모래가 살에 닿으면서 흩어지는 감촉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아예 주저앉아서 가부좌한 다리위에 모래를 뿌려대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이곳이 마음에 들어. 

 

 

 

 

오늘도 아버지는 사람들과 떨어져서 말도 없이 가장 먼 곳 까지 걸어다녔다

 

언제나처럼 가장 멀리 다녀오고, 사람들과 떨어져서 방황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아버지의 시야를 가릴것도 없고, 침엽수가 가득한 숲으로 들어가려면 족히 4시간은 걸릴것이고, 침엽수잎이 떨어진 모래밭은 따가워서 걷기가 힘들테니 그는 다리가 푹푹 꺼지는 모래언덕에서 언덕으로 몇번만 걸어다니다보면 체력이 다해 돌아올것이다

 

가만히 앉아 아버지의 행동반경이 한눈에 파악되자 마음이 편하다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유명한 여행지라서, 

호객행위를 조심하고 소매치기를 조심해야한다고 미리 알려드렸지만 새벽시간에 왔기때문인가 

물건을 파는사람도, 썰매를 타라고 종용하는 아이들도 없다

 

시원한 새벽공기와 온도를 그대로 머금은 시원한 모래가 있을 뿐이다

 

가만히 앉아 흘러내리는 모래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이렇게 좋을것을, 

푹푹꺼지는 모래를 밟고 그는 어디까지 보고싶은것인가

 

 

 

 

 

큰 모래언덕을 두개나 넘고 온 아버지는 혹시 전갈이 있을새라 운동화조차 벗지않았다

 

사막의 매력은 바람따라 바뀌는 지형과 언덕정도인줄 알았는데

촉감이 이렇게 사람한테 영향을 줄수있다는것을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었다

 

 

 

 

 

화이트샌드의 뷰포인트에서 큰 호수와 사막을 마주보고있으니 심히 만족스럽다

 

이름난 잔치에 먹을것없다더니, 너무 틀렸다

 

언젠가 다시한번 이곳에 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낡은 지프를 타고 뻥뚤린 새벽 도로를 달리는 일, 오는내내 마주했던 무이네의 바다, 

붉은 토양과 듬성듬성한 나무들, 잊지못할것 같은 모래에 닿는 촉감, 

뻥 뚫린 시야에서 오는 시원함, 오늘 만났던 모든것이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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