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이안 - 베트남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익숙한 베트남 요리들과 맛의 비밀

짜조 / 찍어먹는 소스는 처음 나왔을때부터 미관상의 아쉬움이 있었다

보통 여행지와 식당 정도는 정해진 루트로 따라다니는 여행을 전혀 선호하지도 않고 내 입맛대로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엔 선택권이 없었다. 가족여행이라는 것은 내 취향보다는 신속, 편리, 대중성이 갖춰져야 하는 것이다

메뉴판 정도는 받을 줄 알았는데, 착석과 동시에 물과 같이 음식들이 나온다 선택권은 없지만 이미 한국에서도 여러 번 먹었던 메뉴들이라서 낯설 것도 없고 못 먹을 것도 없다 짜조는 무난하게 알고 있던 맛이었고 퀄리티는 마트 푸트코트에서 나온 것 같았다



베트남 볶음요리는 생각보다 맛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한식처럼 밑반찬으로 먹어야 할 정도의 간의 나물, 채소볶음요리들은 확실히 해외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곤욕을 치르는 연령대가 높은 가족들과 함께 여행했을 때 큰 도움이 되었다

뭐든 괜찮고, 아빠 엄마는 걱정할 거 없어. 다 잘 먹어!라고 말씀하셨던 부모님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믿었다가 크게 고생할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쌀국수도 몇 번이면 고깃국물이 질리네 느글거리네 등의 불평불만이 나오기 시작하고 이런저런 향신료에 지쳐 갈 때쯤이면 가족여행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반찬처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볶음 메뉴 하나다

반세오와 쌈

반세오가 뭐 이렇게 성의 없이 두껍나
내가 아는 게 맞기는 한가 싶어 눈을 의심했지만 맛은 지적할 필요가 없었다

진미채처럼 같이 나오는 저 나무줄기 같은 것은 뭔지 모르겠다
막연하게 코코넛을 길게 긁어낸 것일까 생각하면서 계란부침보다 언제나 저 가는 줄기가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저 줄기의 정체와 이름을 알아내서 한 봉지 사들고 귀국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보니 허겁지겁 식사를 마치고 적당히 만족한 모양새로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짜조를 건네주었다
내가 너무 맛있게 먹는걸 흡족하게 보시던 한국 아주머니 두 분이 많이 먹으라고, 본인들 입맛에는 안 맞으시다면서 오늘 짧게 스쳐 지나간 인연에서 잠깐이나마 도움드린 것을 고마워하시기에 넙죽 받아오려는데 동생이 굳이 사양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들 때마다 먹지 말라고 식사하는 사람을 말려대면서 청결을 운운하던 동생은, 자신이 한차례 거절했음에도 좋은 마음으로 다시 건네주시는 접시를 받아서 내가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을 보고 안절부절해 하면서 [위생이 그렇게 좋지 않아 보이는 집인데 적당히 먹으라는 둥 ] 궁시렁 거리면서 식사를 방해했는데, 나는 가볍게 무시했다

계산을 끝내고 식당을 나온 뒤에야 주방에서 쥐가 돌아다니고 있다고 먹지 말라고 몇 번을 이야기했냐고 말하는 동생을 보면서
[쥐가 나왔으면 쥐가 있다고 말을 해줘야지!!] 하고 울먹거렸는데,
먹던 중간쯤에야 건강한 남자의 주먹보다 더 큰 쥐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발견해서 처음부터 말릴 수는 없었고
급체를 하면 갑작스럽게 토하고 낙지 시체처럼 쭉 늘어져서 응급실 신세를 여러 번 졌던 내 전적 때문에, 쥐나 왔다는 이야기를 먹던 중간에 하면 체하고 몸이 쓰러져버릴까 봐 차마 쥐 이야기는 못하고 밥 먹는 중간중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말리기만 했단다.....

살면서 처음으로 남의 테이블에 있는 메뉴까지 추가로 받아와서 먹는 식탐까지 부렸는데.
고......오맙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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