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다이바 - 일본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오오에도 온천

누군가에겐 행복, 누군가에게는 심드렁 





아 정말이지 이런식의 대중목욕탕 같은 온천은 질색이다

다같이 때를밀고 모르는 사람과 같이 누드로 마주보며 몸을 담궈야하는 대중목욕탕과 크게 다를바가 없는 시설에 왜 동생이 기대하고 고대하는지 모르겠다


몇번 이야기했지만, 나와 동생은 취향도 성향도 스타일도 외모도 너무 달라서 그녀가 좋아하는것들은 대체로 내가 좋아하지않는다

그런데 내가좋아하는것들은 그녀는 엄청나게 환호한다


정리하자면, 그녀는 세상에 존재하는 웬만한것들을 다 좋아하는것이고, 나는 조금 까탈스러운 성향인것이다






좋은 료칸이나 잡아서 개인온천에서 휴양하면 더없이 행복할것을, 그녀의 일정이 넉넉하지 못하고 도쿄를 벗어날수 없지만 오오에도 온천에 꼭 오고싶었다는 그녀의 소망대로 나는 져주는척 영혼없이 이곳에 끌려왔다


그렇게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있다면서도 물을 절약하는 면에 있어서는 어마어마해서 시아버지가 쓴 목욕물을 버리지않고 시어머니가 쓰고, 그 물을 다시 남편이 목욕하고, 자식들이 순서대로 목욕한 뒤에 며느리가 목욕할때까지도 버리지않고 마지막에는 빨랫물로 사용한다는 일본의 물절약 문화도 생소하고, 실제로 남의집에 초대받았을 때 손님이 목욕후에 물을 버려버리면 어마어마한 실례가 된다는 이야기도 여러차례 들었었다


이미 때를 다 벗기고, 욕조의 물은 몸을 편하게 데워주는 용도일 뿐이라지만 

그런 문화권의 대중온천이 프라이빗 할리가 없다고 확신했다






적당히 유카타를 고르는데 시간이 늦어서인가 대기줄이 없다

동생은 족욕장에서 인생셀카를 찍을 예정인것같은데 대중목욕탕에 와서 수증기 가득 올라오는곳에 풀메이크업 상태로 돌아다니고싶지도 않고 애초에 목욕이 목적이기 때문에 피곤에 지친 쌩얼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애원해도 나는 같이 사진을 찍어주지않겠다


밤의 족욕장 물온도는 미지근해서 그날의 피로가 풀리기는 커녕, 왜 여기에 앉아있어야하는지도 모를정도다

사실, 그럼에도 대중탕 안에 들어가지않겠다고 족욕장에서 다 씻고 나올 동생을 기다리겠다고 버티고 버텼으나 족욕장의 바람이 너무 차가워서 알몸에 유카타만 입고있다가는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을것 같다






결국 대중탕과 다름없는 온천내부의 샤워장에서 한번 씻고, 대중탕에 몸을 담그고,

유리문을 열고 나가면 노천탕인척 하는 하늘이 보이는 따뜻한 온천물이 있긴 있으나, 90년도 이전의 목욕탕 같은 스타일의 돌을 쌓아서 긴 욕탕을 만든것같은 디자인을 취한 긴 온천탕까지. 알몸으로 동생손을 잡고 들어가보자고 하는 탕에는 모조리 다 들어갔다 나왔다


나무로 만들어진 욕조는 빠듯하게 네명정도가 들어가 앉을수 있는데, 둘이 들어가 앉아있다가 모르는 사람과 마주보고 있어야하는 상황이 되자 어색한 인사를 하고 바로 나왔다






내 눈으로 본 오오에도 온천은 '온천물'이 있는 찜질방정도일 뿐이다

애들이 관심있어할 장난감을 팔고 뽑기를 하는 몇몇 상점들과 역시나 자판기로 음식을 주문하는 냉동음식을 데워주는 형식의 식당들과 몇몇 간식상점들 뿐, 얼마나 색다르고 유별날 것이 없다


그래도 뜨거운 물에 씻고나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마음은 숨길수가 없어서, 잠시 노곤노곤 해지는 덕분에 수면실에서 한숨 잠이라도 자볼까 하고 들어갔는데 극장처럼 여러좌석이 한 방향을 향에 배치되어있고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데다가 젖은 머리카락과 수건등을 좌석에 놓아두어서였는지 약간의 썩은 냄새 덕분에 수면은 포기했다


 




때밀고 나서 먹은 음식이 뭐가 맛있지 않을까 싶으므로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놓겠다


가끔, 사람들은 왜 어디를 다녀오고나면 한결같이 좋았다고 말하고 맛있었다고만 말하는것일까 싶어 심드렁한 내마음은 매번 숨겨놓지만, 세상에 작은것에도 감사하고 긍정적인 사람들이 많은것같다


( 물론, 동생은 온천에 만족했다 :D )




Load More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