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 다녀온 뒤 한달도 지나지 않아 나는 태국항공권을 또다시 끊었다. 한번 다녀온 나라에 두번 가는일은 없었는데 그만큼 여러가지로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다. 그 수많은 매력중 크게 마음에 자리잡은 한가지는 태국 길거리음식이었는데 먹는것을 번거로워하면서 입은 짧아서 해외여행을 다닐때마다 끼니를 먹는둥 마는둥 하고 지내다가 이대로 가다가는 문제가 생기겠구나 싶어질쯤, 괜찮은 식사를 위해 고가의 식당에 들어가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식사를 하면서 [해외에서 밥먹는게 그렇지 뭐]라고 자기위안하던 그동안의 틀을 확 깨준 곳이었다


국내든 해외든, 맛집을 찾아다니는 성격도 아니고 무언가를 먹기위해 줄을서서 기다리거나 일부러 한끼를 위해 어느정도의 거리를 시간을 들여 찾아가는 일은 내 성격과 맞지않았다. 일정과 가까운 곳에서 지나가다 대충 한끼 때우면 그만이고 맛있다면 운이 좋은것일뿐. 


그런 마인드의 여행을 하기때문에 혼자라면 상관없지만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게 되면 타인의 식사까지 생각해야하고 맛집탐방을 사랑하는 동생과 여행계획을 세울때면 말못할 짜증이 슬그머니 올라오곤 했다. 온갖 포털사이트에서 블로거들이 맛있다고 추천글을 올려놓은곳을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식사를 위해 허비되는 시간이 내게있어서는 무엇보다 아까웠다




간단하게 한끼 때우기에는 너무나 많은 종류의 태국음식들


| 새벽에도 장사하는 노점 음식 판매상


태국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하루 삼시세끼를 다 챙겨먹는다는것에 있었다. 한국에서도 아침을 거르고 저녁은 폭식하거나 생략하는 일상에 익숙했는데 숙소에서 자고 길을 나서면 새벽이든 아침이든 관계없이 노점상에서 한끼를 위한 식사를 판매했다. 자연환경을 생각한다면 아쉬운 일이겠지만 일회용 용기에 담아주는 한끼를 들고 목적지로 이동하면서 배를 채우면서 시작하는 하루가 행복했다


어린시절부터 길거리에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먹는게 아니라면서 길에서 파는 그 흔한 오뎅이나 붕어빵, 핫도그한번을 사주신적 없는 아버지가 아신다면 바로 호통을 들을 큰일날 소리겠지만 나는 노점에서 파는 한끼 식사를 한손에 들고 입에 밥을 집어넣으면서 걷는것이 좋았다. 


베이컨에 계란에 빵조각으로 호텔조식을 챙겨먹는것보다 맛있었고, 간편하고 매번 바뀌는 메뉴에 대한 기대치와 호기심은 물론 1500원에서 비싸봐야 4~5000원 안으로 해결하는 든든한 한끼로 해외 어느곳을 여행할때보다 잘챙겨먹고 든든했던 속 덕분에 좋은컨디션으로 건강한 여행을 유지했다


  


ผัดไทย, 모두가 사랑하는 태국의 팟타이 


팟타이(PAD THAI) 30밧 ~70밧 / 10,00원~2,500원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먹었던 팟타이. 식사때가 아니더라도 배가 고프지 않아도 한접시씩 주문해서 먹기를 반복했다. 내가 먹는것을 이렇게 좋아했던가 생각할만큼 자주 애용했는데 계란만 넣은 팟타이는 30바트, 치킨살도 넣은것은 50바트, 새우가 들어간것은 60바트 전부 다 들어간것은 70바트. 


뭘 고르든 기본적인 양념과 숙주만으로도 맛이 있었고 추후에 고춧가루나 땅콩가루, 절인고추등은 기호에 맞게 스스로 올려먹으면 된다. 첫날 먹었던 팟타이에는 욕심껏 고춧가루와 땅콩가루를 수북하게 쌓아올렸지만 내 취향에 땅콩은 없는편이 더 좋았다. 점점 토핑을 줄이다가 후에는 고추만 수북하게 올려서 먹고다녔다


면의 종류를 고를수 있는데 소/중/대 사이즈의 면발 3종류가 있다

보통 팟타이를 파는곳에는 스프링롤을 같이 판매하는데 스프링롤의 가격은 10바트




เกี๊ยว, 중국식 만두 카놈집


카놈집 4개에 25바트 / 800원


중국 딤섬 슈마이로 시장거리에서 종종 눈에 보이는 편인데 피가 얇은 만두라고 생각하면 흡사하다. 속에 고기소와 약간의 야채를 다져서 넣는데 몇개먹지않아도 금방 배가차고 하나씩 집어먹기 편해서 훌륭한 식사이자 간식이다

중간중간 보이는 빨간색은 당근이 아니고 새우. 새우살을 얇게 다져서 뿌려놓는데 맛을 위한것인지 색을 맞추기위한것인지는 모르겠다


카놈집을 사면 태국간장을 작은 봉지에 묶어주는데 [만두위에 뿌려도 될까?]싶은 제스춰를 상인이 취했을때 두손을 흔들어서 거부의사를 밝혀서 별도로 챙겨준것 같다. 태국간장은 초간장맛에 비슷한데 새콤달콤 짭짤한 느낌으로 일반간장보다는 가벼운 맛이라서 위에 뿌려줬어도 될것같은 느낌이다




หมูชาม, 맛있는 덮밥 카오카무


카오카무 70바트 / 2,500원,  까오만까이 60바트 / 2,000원


태국어로 카오가 밥, 카는 다리, 무는 돼지고기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들의 합성어인 카오카무(족발덮밥)

콜라겐과 비계등을 씹는 식감에 거부감이 있어서 한국에서도 족발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만약 볶고있는 고기가 족발인것을 미리 알았다면 선입견에 분명 주문하지 않았을것이다


평소의 식습관대로 비계를 골라내고 살짝 매콤 짭짜름하게 볶은 살코기만 골라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분명히 여러사람이 좋아했을법한 맛인데 소스가 뭔지 추측할수가 없다. 주로 카오카무를 팬마하는 노점상은 까오만까이도 같이 판매하는데 닭고기 덮밥이다. 메뉴사진을 찍고 아래 가격표를 책정한 종이를 코팅해서 노점 리어카에 메뉴판처럼 달고다니는데 볶고 난 뒤 동일한 채소고명으로 색을 내고난뒤의 사진은 고만고만해보여서 사진만으로는 어떤것이 돼지고기덮밥이고 어떤것이 닭고기덮밥인지 알아보기 힘들었다




ขนมเบื้อง, 코코넛크림이 들어있는 카놈브앙


카놈브앙 35바트 / 1,200원


옥수수가루 반죽위에 토핑을 얹은것으로 크레페와 비슷한것같다. 코코넛크림이 안에 들어있는데 다들 코코넛크림이나 코코넛 밀크를 맛있어하던데 내입맛에는 코코넛크림이 느끼해서 맞지않았다. 바삭해서 식감은 좋았는데 잘게썬 파와 얇게 달걀, 고기등이 들어있다 


대체로 짭짤하고 개인적으로는 코코넛크림만 아니라면 먹을만했다. 먹으면서 부스러기가 자꾸 떨어져서 불편하긴하지만 다녀와서 다시 먹고싶은 음식으로 생각났으니 조금 아이러니했다




ไข่ต้ม, 바구니 달걀상인


삶은달걀바구니를 들고다니는 아주머니를 새벽에 만날수 있는데 전문적인 노점은 아닌듯 하고 주로 노숙을 하는 사람에게 판매하는 식사인것같다. 조촐하게 바구니에 삶은 달걀만 들고다니는데 대도시주변에는 박스를 깔고 가족단위로 부모와 아이가 노숙을 하는 광경이 가끔 보였다


새벽시간대에 이동하는일이 잦았기 때문에 휑한 거리에 혼자나 여럿이 길바닥에 누워 잠든 사람들을 스쳐 지나가는일이 꽤 있었는데 노숙인이 꼭 현지인만은 아니었던데다가 행색이 심하게 먹고살기 힘든정도는 아니라서 매번 지나다닐때마다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심하게 더럽지 않은 옷에 적당히 기름지지 않은 머리카락등을 보면서 숙소를 잡지않고 과음을 하고 저러고있는것인지 노숙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ยำ, 태국에서 가장 맛있게 먹는 얌


얌 40바트 / 1,300원


태국 길거리 음식중에서 가장 맛있었다고 생각했던 얌. 얌이 매운 찌개라는 의미라는데 똠양꿍에 비해 재료가 적고 간편하게 만드는 국물요리인것같다. 새콤달콤상큼한맛에 놀랐던것이 보통 상큼하고 새콤하려면 시원한 음식에서 그맛이 깔끔하게 나는편인데 뜨거운 국물요리에서 새콤하고 상큼한맛이나서 꽤 놀랐다.


유일하게 손님이 없이 파리만 날리는 노점상하나를 매일 스치듯 지나치기만 하다가 해물요리를 워낙 좋아하는데 굴,새우, 조개, 오징어등이 가득 올려져있는것을 외면할수가 없어서 한번 주문했다가 진작 먹어보지 않고 매일 팟타이만 먹고다닌것이 후회될만큼 맛있었다. 다시가서 태국음식을 먹으라고 하면 팟타이보다 얌을 찾아다니면서 먹고싶을만큼 인상적이었다


널려있는 해물을 어떻게 먹는것인지 물었을때 원하는것을 고르면 요리해주겠다고 상인이 말했지만 내가 이것저것을 고르자 굴은 별도로 소스에 찍어먹는것을 판매하고 어떤 해물은 얌에 넣는것이 아니라고 계속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뭐 고르는게 이렇게 복잡해]싶어서 먹는것을 관두려다가 [네 스타일로 만들어줘]라고 주문했다. 우유부단했던 요리사는 내 입맛에 맞지않을까봐 그조차도 망설였지만 결국 이것저것 마음대로 넣고 만들어서 건네받은 얌은 기가막히게 맛있었다




KEBAB, 언제나 평타이상은 하는 꾸준한 맛


케밥 50바트 / 1,700원


케밥은 당연하게도 태국음식은 아니지만 길 노점상에서 자주 보였다. 오며가며 지나다니다가 한번 먹어볼까 싶어 치킨케밥을 주문했는데 태국인은 아니고 남미쪽일까(?) 모녀가 같이 장사하는데 딸이 음식을 만드는동안 엄마가 옆에 서서 계산을 담당하면서 돈을 받는다


케밥맛이 나쁠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딸이 음식을 만드는 내내 엄마는 옆에서 길에 5초에 한번씩 침을 습관성으로 뱉었다. 식욕도 점점 사라지고 주문한것을 취소할수만 있다면 그냥 가버리고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장사는 꾸준히 잘되고있다. 불쾌한 행동으로 인해 약간의 선입견과 식욕감퇴를 불러일으켰던 노점케밥


시각적인 부분과 온갖 사소한 디테일에 예민해서 이미 기분을 버린 나는 먹다말았지만, 같이동행한 동생은 아주맛있다고 또먹고싶다고 좋아했다




BBQ, 300원으로 호강하기


바베큐 10바트 300원 / 옥수수 30바트 1,000원


태국식 바베큐를 무까따라고 한다는데 꼬치구이에 맥주한잔 하려고 해도 개당 2~3천원이 기본인 한국 가격에 비해 태국의 바베큐는 하나에 300원이니 먹을지 말지를 고민하는 시간 자체가 사치다. 길에 들고다니면서 한끼나 간식으로 먹기에는 애매해서 매번 지나치다가 저녁 숙소로 돌아오는길에 몇개를 사서 맥주안주로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바베큐를 주문해서 비닐봉지에 담아와 먹었다


중간에 편의점에 들려 캔맥주를 사고, 비닐봉지에 담아온 꼬치를 하나씩 빼먹으면서 호스텔에서 보낸 밤시간은 참 든든하고 행복했다. 야채꼬지나 이런것이 없어서 조금 아쉽지만 꼬치는 언제나 맥주안주로 최고니까. 가격대비 퀄리티 좋은 맛은 저녁시간을 매번 행복하게 했다


해산물 바베큐도 유명하고 새우꼬치바베큐등이 유명하고 많다는데 안타깝게도 태국 여행하면서 해산물바베큐를 보지못한게 정말 섭섭해서 결국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작은 랍스터 사이즈의 킹타이거새우바베큐를 사먹었는데 언제나 불맛으로 가격대비 기본이상의 맛은 내기때문에 태국의 바베큐는 옳다




20160301 / 이 포스팅은 포털사이트 다음모바일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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