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길에서 만난 마술사

여행에서 만나는 친구들


다리가 부르트게 걷다가 더는 기력도 없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구름한점 없이 맑은 하늘아래 세상 어느곳이나 초록색인 나무들과 특별히 감탄할만할것도 없는 탁한 물을 바라보면서 무엇하나 내가 감흥을 받을 수 없을만큼 체력이 바닥나있는 상황이었다. 시선을 꽂을만한것도 없이 멍 하고 주저앉아서 [이제 숙소로 돌아가고싶다] [그냥 침대에 눕고싶어]만을 무한으로 생각하고 있을때 그가 나타났다


조용히 스치고 지나가는줄 알았더니 내앞에 말없이 자리를 잡고 서서 들고있던 작은 가방을 내려놓는다. 주섬주섬 가방속을 뒤질때까지도 내게 용건이 있는 사람인지 알지못할만큼 넋을놓고있었다


[쨔잔!]같은 효과음 없이, [안녕!]같은 인사도 없이 그는 나랑 눈을 맞추고 공연을 시작했다. 가방에서 꺼낸 빨간 스펀지 공 한개를 요리조리 보여주면서 [아무것도 없지? 그냥 겨우 공 한개일 뿐이지?]같은 느낌으로 내게 건내주었다. 공을 받아들고도 멍해있는 내손을 꽉 눌러서 빨간공이 잘 보이지 않게 주먹을 쥐게하다가 손을 펴자 하나였던 공이 여러개가 되서 우르르 솓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시작된 마술, 나간 혼을 다시 챙겨넣기


넋놓고 있다가 [내가 마술사를 만났어!]를 인지하지 못한채 마술을 보기 시작했던 나는 링마술을 보여주면 링을 만지작거리고 카드마술을 보면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당황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트릭을 찾기위해 꼼꼼히 살펴봤지만 내가 찾을수 있는것은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개의 마술을 눈앞에서 보고 꿈처럼 지나친 상황이 기가막혀서 놀람의 감탄사만 계속 연발해 내뱉었다.[어디에서 나타난 마술사가 갑자기 마술을 보여주는거지? 관객도 없는데 왜 갑자기 뭐지..그와중에 저 마술은 또 어떻게 된거지?] 정신없던 와중에 여러종류의 마술이 끝나고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마술사가 떠나려는데 나도모르게 마술사의 손목을 잡고 [가르쳐줘]라고 말했다


당황한 마술사가 놀라서 [???]하는 표정을 짓는동안 [가르쳐줘 한개만 가르쳐줘 어떻게한거야?]라고 나도모르게 내뱉고있었고 멀리 떨어져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큭큭 웃는소리가 들렸다. 착한 마술사는 나같은 사람을 처음만나봤는지 적잖이 당황했고 가르쳐줘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있었다.




착한 마술사를 고민스럽게 한 영업비밀


맨 처음시작했던 마술인 빨간색 공을 계속 만지작 거리면서 가르쳐줘야하는지를 고민하는 마술사를 기다리면서 생각치도 못하게 [내가 마술하나를 배우게되는것일까]두근거려하면서 기쁜 마음에 눈에 총기가 가득 생길때쯤 정신을 차린 태국 마술사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다른 도구를 꺼내서 새로운 마술을 보여줬다 :D


나는 또 감탄사를 연발하고 마술사도 깔깔거리기 시작하면서 헤어짐이 아쉬웠던 나는 자주 하지도 않는 페이스북계정이 있는지 물었고, 마술사는 가방을 내팽겨둔체 급하게 어디론가 뛰어가서 한참이 지난뒤 쓸것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동안 마술사의 가방속이 궁금한 나는 차마 만질수는 없고 반쯤 열려있는 가방을 이쪽 저쪽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열심히 훓어보았다. 


헐레벌떡 뛰어온 마술사는 주변식당에서 두꺼운 매직펜을 어디선가 급히 빌려온것 같은데 카드 한장에 예쁘게 꼭꼭 정성을 담아 본인의 아이디를 써서 내게 건냈다. 마치 명조체로 쓴것처럼 정성들여 알파벳을 한자한자 써서주는데 그의 심성이 보였다




에피소드로 끝날줄 알았던 인연, 배려심과 착한 마음으로 이어가기


숙소에 돌아와서 노트북을 켜고 페이스북에 들어가자 그가 먼저 보내놓은 친구신청 메시지가 떠있었고 그의 페이스북페이지를 구경하는데 한번 더 놀랐다 [뭐야 태국에서 유명한 마술사였어?] TV에도 여러차례 출연해서 공연을 하고 전문 미녀 도우미도 있고, 이곳저곳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일반 태국인들에 비해 유쾌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있는 사람이었다.


어느날 메시지로 동영상을 하나 받았는데, 아무것도 없던 손에서 카드를 하나하나 만들어서 내 이름이 써진 카드를 뽑아서 완성한 영상이었다. 단발성 에피소드로 끝날줄 알았던 인연이 간간이 먼저 보내주는 안부메시지와 연출한 카드마술영상등 정성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선물을 받기만 하고 줄수있는게 없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운이좋으면 다음번 치앙마이 여행에서 만날수 있겠지. 내 착한 마술사 친구에게 만나서 이야기한다면 좋겠지만 자주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나는 그와의 만남을 기록하고 내 마음을 공유해주는것으로 보답해야겠다



 


20160216 / 이 포스팅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소개되었습니다



20160217 / 이 포스팅은 티스토리 추천글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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