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족자카르타 -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술탄팰리스에서의 팬사인회

여행지에서 받는 알수없는 환호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족자카르타에서의 볼거리로

술탄팰리스를 1번으로 꼽는다


릭샤를 타고 [워터캐슬로 가자]고 했더니 타만사리가 아닌 술탄팰리스에 도착했다

처음엔 내가 생각했던곳과 다른곳인줄도 모르고 한참을 걸었는데도 

왕비와 후궁들의 목욕탕이 나오지 않자, 비로서 잘못왔다는것을 알았다


물의궁전으로 가자고 했을때, 

영어를 하지 못하는 어르신이라서 의사소통이 제데로 되지않았었다


워터캐슬=물의궁전 일텐데

타만사리만 물의궁전이 아니고 족자카르타에 물의궁전이 많나 싶었지만 알아볼 도리가 없었다






술탄팔라스는 확실히 타만사리보다는 고급스럽게 지어진 건물이다


사실 관광객이라면 물이 차있는 타만사리의 목욕탕의 색감에 마음을 빼앗겨서 

제데로 비교를 해보기 어렵긴 하지만, 건축물의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꼼곰하게 잘 지어져있다


현재까지도 족자카르타에는 왕이 존재하고 있고, 

이 지역의 주지사 역할도 하고 있는데다가 

문화적 수장으로 여겨지니 국민들에 의해 존경받는 대상일것이다


상징적인 의미의 왕궁이니 우연을 통해 잘못온것 치고는 볼거리가 많은데

제멋대로 돌아다니다가 한차례 제제를 받았다


이곳은 왼쪽길을 따라서 정해진 루트를 따라 돌아봐야 하는것 같다


대충 훓어보고 칼과 악기가 전시된 곳을 지나쳐 가려고 했더니 

바닥에 화살표를 손가락으로 가르키기에 

조금 시무륵해졌지만, 왕의 관저가 있어서 그런것 같다








의미도 있고 상징적인 건물이지만

호텔에서 나올때 문을 잠그지 않았던것이 생각나서 조바심이 났고 

왜 문을 제데로 잠그지 않은것인지에 대해 서로 탓을하면서 동행인과 잠시 싸울번했다가

[훔쳐갈거였으면 이미 훔쳐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자 

어차피 입장료에 카메라촬영비용까지 지불하고 들어왔으니 빠르게 돌아보고 나가는것으로 합의를 봤다


눈은 술탄팰리스를 보고있는데 

마음은 침대옆의 노트북과 여행가방안의 지갑과 비상금 및 

도난당할 가능성이 있는 호텔방안의 내 짐에 쏠려있었다


거기다 길을 가로질러 가지도 못하고 

정해진 길로 모든것을 다 보고 나와야하는 루트까지 정해져있으니 

내장이 답답해지는것을 느꼈는데

겨우겨우 돌아보고 마당으로 나와서 출구로 향하는데 

갑자기 중학생들에게 우르르 둘러쌓여서 움직일수가 없었다






[사인해주세요!] 

[저도 사인해주세요!] 

[같이 셀피찍어주세요!]



사방팔방에서 외치는 학생들속에서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다

내가 일반인인것을 알고도 학생들은 나에게 싸인을 요청했다


사실 부키팅기에서부터 한국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종종 같이 셀피를 찍자고 하는 여학생들이 많아서 짐작은 했지만 

학교에서 소풍을 온것같은 많은 무리에 둘러쌓여서 

갑자기 싸인공세를 받으니 당황스럽고 정신이 없었다


종이도 없는데 아이들은 옷이나 히잡에 싸인을 받았고

나는 빨래하기 최대한 편하게 소매끝부분에 조그만하게 싸인을 했는데

싸인하는 와중에도 본인도 해달라면서 손위에 손이 올라오고 그 손위에 또 손이 올라오는등

아수라장속에서 싸인을 더 크게 하라는 학생들의 원성에 

정신을 붙잡고 다시 크게 싸인을 했다


한동안 정신없이 싸인을하고, 

나도모르게 같이 셀카를 한명한명 한참을 찍어주고 나니 

학생들이 고맙다고 손을 흔들면서 

[언니 사랑해요] [오빠 사랑해요]를 한국어로 외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동행인이 나무아래 앉아서 내가 싸인하는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싸인안해줬어? 나만한거야?]하고 물어봤더니

[나한테는 싸인해달라는 사람이 없었어. 니가 해주기를 기다리다가 내가 멀리서 기다리는거 보고 내가 머쓱할까봐 남자애 두세명이 와서 셀카를 같이 찍재서 찍어준게 다야]라고 말하면서 깔깔 웃었다. 


내가 싸인하는동안 그모습을 사진찍고 동영상찍으면서 재미있게 보고있었다니...


[한국의 여자를 좋아하는것일까] 마냥 추측하면서 

유명인이 된것처럼 기분이 좋아져서 호텔방문을 열어놓고 왔다는것도 잊어버린채 

말리오보로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다가 밤이되서야 숙소로 돌아갔다


내 호텔방 문은 호텔에서 잠궈주었고

문에 꽂아놓았던 열쇠를 이런저런 잔소리 없이 내손에 쥐어주었다


방은 깨끗이 치워져있었는데 

훔쳐갈만한 고가의 물건들도 다 고스란히 제자리에 있어서 

나는 정말 감사함을 느꼈다


이곳에 온뒤로 나이를 바르게 먹는다는것이 어떤것인가를 보여주는[중년, 노년의 멋스러움]을 배우고

어쩐지 알수없는 매순간의 환호에 [유명인이라도 된것같은 환호]을 받으면서 

"친절한"인도네시아에서의 20일이 지나가고있었다


  


Load More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