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바자와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밀키와 로렌조에게 배우는 인도네시아의 자연

인도네시아 나무와 식물과 열매에 대해서 알아보아요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 나이까지

과수원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는 자연과 나무를 좋아했다

집 마당 한가운데에는 내 나이와 같은 앵두나무가 있었고

내 아버지는 큰 나무아래 줄을 메어 그네를 만들어주셨다


장난감을 만지기 전부터 사과를 굴리면서 놀았고

밤을 줍거나 나무가지 자르는 흉내를 내면서 어린시절을 보냈으니

다 크고나서도 나무와 열매에 대한 애착이 컸다






인도네시아의 바자와에서 만난 친구 밀키는 

오토바이 뒤에 나를 태우고 이곳저곳을 보여주었는데


인도네시아 전체에서 만난 사람중에 

가장 유쾌하고 진실되고 상냥하면서 친절하고 배려깊은 사람이었다


맨처음 오토바이를 세운것은 커피나무앞에서였는데


이거 본적있니? 이게 커피콩이야

껍질을 벗기고 두조각으로 나눠서 볶는 시늉을 하면서

내게 커피콩들을 건내주었다


나는 기뻐하면서 열매 한개는 씹어먹어보다 뱉어버렸고

나머지는 조심스럽게 가방에 넣었다 







길을 가다가 오토바이를 세울때마다 밀키는 언제나

[Have you seen this before? Do you know what this is?] 라고 말을꺼내면서


[아니? 난 이게 뭔지 몰라 처음봤어] 

라는 대답이 나올것을 알고있지만 

모른다는 말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웃으면서 내 얼굴을 살폈다


갑자기 언덕위에 올라가서 뭔가를 가져오기도 하고

나무를 긁어오거나 잎을 우드득 따와서 내앞에 내밀고는

냄새를 맡게하거나 만져보게 하고 새로운것을 먹이면서 인도네시아의 자연에서 얻는 것들을 가르쳐주었는데

나는 촉각놀이를 하는 4~5살의 아이처럼 매번 새로운것을 배우는게 즐거웠다






This is a tagaboon,

if remember the smell like mint from the root


이것은 인도네시아에서 약초로 쓰는 풀이야

배가 아플때 물에 넣고 끓여먹으면 배가 낫는다고 말하면서

도로 갓길에 무심하게 난 잡초를 뽑아 내게 주었다


코에 들이민 풀에서는 박하냄새가 났는데

나는 수수하게 생긴 예쁜 꽃을 받아 또 가방에 주섬주섬 넣으면서 

풀이름을 받아적었다





그렇게 나와 밀키의 자연시간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밀키는 이것저것을 내게 건넸고

나는 받은 족족 사진을 찍고 이름을 적고 바로 먹어치웠다


먹을수 없는것은 가방에 넣어 수집했는데

열매를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성향때문에

동그란 형태의것을 수집하는것을 좋아했다


이번에 나무를 뜯어온 밀키가 계피라면서 건네준 나무껍질을 받아

킁킁거리면서 계피냄새를 확인하고 작게 뜯어먹으면서 계피의 맛을 확인했다


계피가 저렇게 커다란 나무였다니

그가 가르쳐준 모든 나무와 열매가 하나하나 놀랍고 신기하고 맛있어서

나는 기분이 좋았다







[너 이게 뭔지알아?]

[당연히 모르지!]


그가 이번에 건넨것은 강황인것같다

노란색과 먹을수 있다는것의 정보로 유추하는 것일 뿐

사실 이번열매는 뭔지 모르겠다


그가 건네준 열매는, 설명으로 내가 알아들을수 있는것도 있고

생전 처음보는것들도 있었으며

아무리 설명해줘도 못알먹을것같은것들도 있었다



 



밀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말수가 적은 로렌조는 

언제나 묵묵히 옆에서 껍질을 까주거나 흙을 털어주는 역할을 했는데


내 역할은 그가 준 것을 맛있게 받아먹는 역할이었다


밀키는 수집해서 가르쳐주는 선생님

로렌조는 먹을수 있게 손질해주는 엄마새

나는 맛있게도 냠냠 ^ㅡ^







마카다미아 열매가 이렇게 생겼구나

분명 내 머리위의 엄청 큰 나무에서 떨어졌으리라


로렌조는 땅바닥에 떨어진 열매의 흙을 털어서 

반으로 쪼갠뒤 겁질을 하나하나 까준뒤 먹어보라고 건넸다


바로 채취한 열매들을 먹는 기쁨에 신이나서 계속 받아먹었으면서

내 볼은 열매를 씹느라 하루종일 움직였다


이건 그만먹어! 그만먹으라구!

많이먹으면 설사해, 

그렇게 계속먹다가는 화장실을 계속가야할껄?

 







It is palm tree,

wich one people get the palm juice from this tree.


이건 인도네시아에서 음료를 만드는 열매야

그가 나에게 말로만 가르쳐주고 실제로 건네주지 않았던 저 열매는
높이가 6미터는 될것같았다. 너무높은것은 밀키도 로렌조도 따지못하는구나






This one is eucalyptus with smell like medicine.


나는 이 잎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비염이 있어서 동남아 지역을 여행할때마다 태국이나 필리핀에서 사왔던 유칼립투스약의 재료가
커다란 동백나무처럼 생겼을지는 상상도 못했다
 
그가 이름을 가르쳐주고 설명하자
나는 그 이름을 알고있다는 듯이 좋아했다

밀키는 나무에서 한웅큼 잎을 잡아뜯더니
거칠에 쫙쫙 찢어서 냄새를 맡아보라고 했다

좋은냄새.






역시나 [너 이게 뭔지알아?]로 시작하는 대화에


이건 정향[Clove] 이야. 꽃봉오리를 따서 내게 건네주더니
인도네시아의 고기요리에 많이 쓰이고 해외로 수출을 많이 하는 식료품이라고 말해주었다

이런 향신료는 써본적이 없는데,
인도네시아에는 별별 열매를 다 나무에서 따서 파는구나






And this is bazilic,

female is red,male is green


바질릭이라는 꽃은 왜 성별을 나누는지 모르겠다

여자꽃, 남자꽃이 따로 있다는것인지 생소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겔랑에서 만드는 향수재료로 유명한 재료이기도 하고 아로마오일이나 캔들에 사용된다니

쓰임을 대충 알것같다


향이 거의 나지않았는데 어떻게 향제품으로 사용되는것일까

궁금한게 잠깐잠깐 생기더라도, 밀키가 가르쳐주는것의 많은것을 놓치기때문에

가르쳐주는것을 배우기에도 벅찼다






This one is tamarind


무심하게 로렌조가 건넨 타마린드.

한번 먹었다가 너무 맛있어서 깜짝놀랐다


어느새 한손가득 뭔가를 쥐고있고, 입은 먹기 바빠서

그들이 주는것이 쌓여있는데다가, 뒤를 쫒아다니기도 바빠서

정신이 없던 와중에도 타마린드는 더 먹고싶었다






[너 이게 뭔지 알아?] 밀키가 저 말을 내게 열번이상 건넸을때

[알고있잖아? 난 또 모른다고 대답할거라는걸. 나는 아는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냥 말해]

내가 깔깔거리면서 한 대답에 밀키는 숨도 못쉬고 컥컥거리면서 웃었다


[나는 열매 멍청이야. 하나도 모른다고]

그가 웃음이 터진게 좋아서, 나는 한마디를 더 내뱉으면서 다음 과일을 받았다


이번에 받은것은 캐슈넛

캐슈넛은 열매가 아니고 견과류일텐데


사실 위에있는 열매는 먹고, 아래남은 손잡이가 캐슈넛이 되는것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건 자기들이 다 먹고. 우린 손잡이를 사먹는거였어?


과즙히 흐르는건지 침을 흘리면서 먹는것인지,

입에 한가득 먹을것을 넣고 웅얼거리면서 [맛있다]고 중얼거렸더니

로렌조는 캐슈넛을 얼른 한개 더 챙겨주었다






[너 저게 뭔지 알아?]


내가 아무리 이것저것 다 모른다고 바나나 한번을 안먹어봤을까

[나 그정도로 바보는 아니야]


둘다 웃음이 터진상태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그는 번데기가 되서 잠자고 있는 매미에 대해서도 가르쳐주고

산의 이름과, 넓은 전망대와, 원시부족이 사는 마을등을 보여주면서

큰 나무로 덮인 길을 지날때쯤


[너 지금 비맞는것같지? 사실 지금 축축한건 벌레 오줌이야] 

[?!?!?!?!?!? 으아아아아악!]






그가 준, 먹을수 있는것들은 다 먹어버리고 내게 남은 오늘의 수확물.

한달 내내 인도네시아에 머물면서도 

커피는 안마시는 사람이라면서 거절했던 인도네시아 커피를 대접받으면서


인도네시아에서 만났던 몇몇 사람들이 다른사람을 속이는것대 대한 성향으로 여행중에 고통받았던것을 이야기했고

내가 만났던 사람들중에 가장 진실하게 나를 "친구"로 대해준 사람으로서의 감사를 전했다


그는 내게 열매이외에서 엄청나게 많은것들을 가르쳐주고, 먹이고, 배려했고

내가 다음지역으로 이동할 티켓까지 신경써주는

그가 베풀수 있는 모든 도움을 내게 건낸 사람이었다






우리는 밀키와 로렌조가 어릴적 비가올때마다 우산대신 쓰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갔다는 테로잎을 쓰고 만남을 기념하면서 사진을 남겼다


그와 완전히 헤어졌다고 생각했던 다음날 아침,

마을을 떠나는 버스에 올라타서 이런저런 감정들을 정리하고 있을때

내가 버스를 놓치지 않고 제데로 탔는지 확인하기 위해 새벽에 나와서 체크하고 있는 밀키를 발견했다


그의 마음씀씀이와 배려가 얼마나 고맙고

다시 본 그의 얼굴이 얼마나, 얼마나 반가웠는지.

고마워 밀키, 고마워 로렌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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