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라부안바조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시끌벅적한 항구도시 라부안바조

늦은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항구



라부안바조의 첫인상은 어마어마했다


새벽 늦은시간까지도 북적북적한 길거리에는 

물건을 내놓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미어터졌고

새벽까지 먹을거리와 간식들이 넘쳐났다


항구도시라서 유동인구가 많았고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각국의 외국인들 또한 많았으며

인포메이션센터와 스쿠버다이빙샵 및 

로컬투어 가이드를 자청하는 사람들이 길거리에 넘쳐났다 


항구도시의 매력이란게 이런것이겠지

현지인들과 다른곳에서 온 사람들이 섞여 번화가가 되는 이상한 풍경

여행자입장에서는 편리한 시설이 모두 갖춰져있으면서

먹을거리, 즐길거리, 눈요기가 많지만 

가격은 착하지만은 않은곳





호텔 카운터에 있던 여자에게 내가 타려는 첫 배의 출발시간을 미리 확인한 뒤

새벽 6시에 이곳을 떠나려고 했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엉성하고 어리버리하게 굴던 숙소의 여직원은

결국 뱃시간을 잘못알려준 바람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있는 나는 시간이 남아돌았고


북적이는 시간대가 아닌 이른 아침의 항구도시 얼굴과 마주했다


늦은 밤 시간대에 돌아다녔던 길이었어서

이렇게 온 건물이 알록달록하게 칠해져있는지 전혀 몰랐다


적당히 시멘트를 발라지은 건물들 중에

가격표가 입구에서부터 정확히 보이는 상가인지만을 확인하고 이 길을 돌아다녔었는데

이른아침 이렇게 다채롭게 칠해진 골목길을 걷고있으니

내가 모르는 새로운 동네를 훓어보는것 같다





밤마다 새벽까지 꺼지지 않는 불빛과 온갖 물건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시장의 사람들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


산골에 있는 시장은 꼭두새벽에 열고 

항구나 바닷가에 있는 배 들어오는 시간때문에 시장은 밤에여는구나


사람이 너무 빼곡해서 제데로 걸어다니기조차 힘들었던 밤시장길을 보면서

혹시라도 지갑을 분실하지는 않을까 

너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치이지는 않을까 


번잡하고 정신없는 곳에 

발을 들일 엄두가 나지조차 않았던 시끄러운 노상인들은 다 어디로 갔나


이곳에서 머무는동안 몸이 회복되지않아서 

반짝거리고 소란스러운곳을 

눈에 담고도 돌아보지 못했던 아쉬운 거리였는데


시간대만 바뀌었을 뿐인데 항구가 텅 빈것만 같다






13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버스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었다

원래 항구근처에서 사람들을 내려주고 버스는 떠나야했는데


여독으로 지친 몸은 버스에서 탈진해버렸고

반도 오지못한곳에서 나는 버스에서 [세워주세요!]라고 말하고는

버스에서 내리려고 한발을 밖으로 내딛자 마자 넘어지듯 기절해버렸다


나이가 지긋하신 버스아저씨는 

내가 스스로 일어나 앉아서 차를 탈수 있다고 말할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주었는데

같이 버스에 탔던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재촉하는 사람 하나없이 묵묵히 기다렸다


나로인해 버스는 더 지체되었겠지

사람들은 하나둘 내리고, 나는 [다왔다]고 말해주기만을 기다린채 앉아있었는데

모든 사람이 다 내릴때까지 버스아저씨는 말이없다가


내 숙소를 확인하고 숙소앞에 데려다 주신뒤

두손을 꼭 잡고 건강하게 잘 돌아가라고 말씀해주셨다





너덜너덜한 체력을 간신이 붙잡고 

도움을 받아 도착한 이곳에 왔을때

나만빼고 모두가 활기를 띄고있었는데


내가 이곳을 떠날때가 되니

나만빼고 모두가 자취를 감췄다


아픈와중에도 버스 창밖으로 보이던 시장풍경을 마음에 담으면서

항구도시에 오게되었다고 기뻐했는데

막상 떠나려고 보니 

이곳에 머물면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예약했던 숙소에 하루늦게 도착해서

빈방은 없고 계약금만 날려먹은 뒤 

더 허름한곳에서 비싼돈을 얹어서라도 방을 잡아야해서 돌아다녔고


시꺼먼 물이끼가 나오는 숙소에서 씻지도 못한채 

침대끝에 걸터앉아 잠못들고 괴로워하다가

새벽시간 불꺼진 라부안바조를 돌아다녔던 일


그와중에 내가 가려는 곳의 교통편과 금액이 맞지않아서

차선책을 찾기위해 또 돌아다녔다





먹어봐야지, 들러봐야지, 걸어봐야지 생각했던 모든것들과 시간이 엇갈렸고

이곳에서 머물고 내가 계획한 모든것들과 틀어졌다


그래서 답답해진 나는 이곳의 밤거리만 그렇게 걸어다녔나보다


항구도시에 오게되었다고 힘없이 버스에 앉아서 좋아했던 나는

잠시 이곳에 정백했던 배처럼

머물렀다는 표현을 하기도 애매하게

발이 묶여있다가 떠나게되었다


감사했던 버스아저씨의 도움으로 이곳까지 올수있었지만

가난하고 아픈 나에게는 꼬이고 꼬여서 불친절했던 곳 라부안바조


내게 있어 인도네시아의 화려한 항구도시였어야했던 이곳을 

쓸쓸하고 아쉽게 작별해야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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