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랄랄라라라 베트남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부이비엔 워킹스트리트

처음만나도 친숙한 거리







내 긴 여행계획의 시작은 유동인구가 많은 부이비엔 워킹스트리트

필요한 물건을 수급하고 도시간의 이동경로를 한번 더 확인하고 선계약한 모든것들을 한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일단 비행기에서 내렸으니까 조금의 기분이라도 내야했다


여행 시작부터 비행기를 놓치고 이미 예약해놓았던 모든 일정들이 취소될뻔했던 날이니까

도착하기전부터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고, 서로간에 말을 아끼면서 내면에 화가 쌓였고, 공항이건, 셔틀트레인을 타기위해서건, 무빙워크건 온종일 죽어라고 달려야했으니 쓸수있는 모든 체력은 다 쓴 셈이다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길로 들어가기전에 늦은시간까지 

술과함께 깔깔거릴수 있는곳에서 여행첫날밤을 보내는것은 중요하다






여행중에 번화한 거리에서만 느낄수 있는 빛 공해(light pollution)는 언제나 반갑다


네온사인이 가득한 나라에서 왔으니 이런 밤거리가 편리함과 연결된다는것을 알고있기 때문인지, 인공조명이 익숙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은 불이 켜져있고 적당히 시끌벅적한 음악과 수많은 인파가 부딪치며 걸을때즈음엔 아무생각없는 인간이 되어 걸어다닐수 있다


할일없고 생각없는 방랑자가 되어도 되는날 밤은 여러모로 훌륭하다





부이비엔 워킹스트리트에는 생각보다 길거리음식이 적은편이다


다른나라의 여행자거리에 비교해보면 잔돈을 손에 쥐고 이것저것 맛보면서 걸어다니는 즐거움을 이곳에서 느끼기는 어려울듯싶지만 그만큼 1인가판대가 적은편이라 길거리도 깨끗하고 상대적으로 도로가 넓어보인다


여타 번화가에 비해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을 만나는 빈도수도 낮다






그래도 뭐라도 입에 물고 가야 체력적으로나 기분이나 조금 더 나아질 것 같아서 눈에 보이는 이런저런 다양한 만만해 보이는 것들을 권해봤지만, 동행인은 싫단다


[무슨 망고주스를 먹느냐, 저런걸 뭐하러 먹느냐] 하면서 상냥하게 건네는 모든 권유를 단칼에 베어내고있다


여행전에는 모든것에 다 호기심을 가지고 다 도전해볼 것 같더니, 막상 눈앞에 다가오니 단호하고 확실한 거부 스킬을 시전하면서 뒷짐을 진 손을 풀 생각을 하지않는것을 보니 이번여행의 상당한 고초가 예상된다


그래, 63세의 아빠에게는 망고주스가 별로일수도있다






그래도 이곳이 싫지는 않은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해서 다행이다


나는 맥주한잔 할 레스토랑을 찾는일을 아버지에게 권했다.

가게 앞에 몸에 촥 달라붙는 짧은 원색의 원피스를 입고 테이블 사이에 띄엄띄엄 앉아있는 여자들이 있는 분위기가 좋아보이는 곳은 제외시켜야 한다는 팁과 함께.


일종의 바처럼 앞에있는 여성에게 술한잔 사고 화대(?)를 지불하는 개념이라는것을 알려드리자

괜히 머슥해진 아버지는 호텔이나 들어가서 한잔하시겠단다 하하하 :D



 



길거리까지 내놓은 플라스틱의자나 간이테이블, 목욕탕 의자들이, 

공안이 출동해서 호루라기를 불기 시작하면 가게안으로 마구 집어넣는다는 에피소드가 차라리 마음에 드는지 깔깔 웃는다


이 젊은 거리안에서 그가 앉을만한 자리가 내눈에도 보이지는 않는다


예전에 카오산로드에서 흰머리가 가득한 아빠와 듬직하게 큰 백인 아들이 배낭가방을 메고 여행하면서 안주없이 맥주병만 꼴깍거리고있던 풍경이 머릿속에서 순간 지나갔지만, 뭔가 다르지.


아빠를 친구처럼 대하고 격의없이 여행하는것과

아빠를 모시고 최대한 불편함없이 좋은것만 보여드려야하는 여행은 다르다


어느것이 더 좋은것인가를 생각할것없이, 

눈으로 배우고 비교하면서 크는 내 머릿속과, 아빠가 자란 세월속의 가치관이나 건강상태및 체력적인 많은 부가적인 요소들이 다르니까 매 순간 가능함의 범위가 줄어들것이라는것을 미리 알고있다 



  



[내일부터는 조용하고 평화로운곳으로 가게될거예요]


나는 아빠가 좋아할만한 한치를 한마리 샀고

숙소에 미리 사놓은 도수높은 술이 있다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건어물을 얇게 펴는 기계가 신기한지, 어린애처럼 빙글빙글 돌려보고있는 아버지를 보고 피식 웃었다

한치한마리에 소주한잔, 쉬운것같으면서도 아버지의 취향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Load More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