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랄랄라라라 필리핀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숨어있는 완벽한 곳에서 찾은 안드레아스의 행방

아무생각 없이 행복한 자, 범인을 붙잡아 심문하는자
 

 
 
 
예상치 못한 곳에서  좋은 곳을 발견한 그 순간이 여행의 묘미라면 바로 지금이다
 
물론 공사중인 남의 집 앞마당을 지나서
사나운 개가 컹컹 짖고 달라드는 일도 지나쳐야 하긴 했지만
구글 맵을 켜봐야 식당 하나도 표시되지 않는 이런 시골 마을 같우  곳에서 이 정도 카페를 찾았다니 유레카!
 
나는 금방 행복한 마음으로 가득차올랐다
 
 
 
 

 
내 눈에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현지인들은 어떻게 부의 척도를 눈으로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일까
 
길을 지나다닐 때 봤던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45페소 [1,000원]의 햄버거가게를 봤을 때, 분명 관광지의 물가나 그럴싸 해보이는 식당의 가격들은 로컬인들의 체감 물가와는 다를 것이다
 
다만, 도베르만이나 프렌치불독 같은 수입견종을 데리고 다니는 현지인들을 만나는 빈도수가 늘어나면 [아 이곳은 조금 더 중산층 정도일까] 하고 막연하게 상상해 보거나,  주거가 목적인 집의 형태를 꽤 그럴싸하게 갖추고 있는 건물의 빈도수가 높아질수록 [역시 그런가 보다] 할 뿐이다
 
 
 
 

 
나는 이곳에 도착한 이후로 카운터에 망고주스를 주문해 놓고, 가게 앞 바닷가를 산책했다
 
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라 카페도 마음에 들었지만, 이 근처 풍경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아보고 싶어서 음료가 나올 동안 부지런히 이곳저곳을 쏘다니면서 새로운 게 있나, 신기한 게 있나 언제나 처음 여행하는 사람의 마음처럼 걸음을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동생은 카운터 앞에서 어떤 현지 남자와 대화를 하고 있길래, [오 또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나 보다] 하고 내버려 두고는 혼자 바닷가 한 바퀴를 돌고 있는데 동생이 나를 큰소리로 불렀다
 
망고주스가 벌써 나왔나 보다 싶어 돌아가는데, 헤어드라이기가 없다고 드라이기를 달라고 이야기한 지 4시간이 지났는데 소식이 없던 안드레아스인가 뭔가의 이름을 가진 남자가 [알겠다 가져다주겠다]고 이야기하고 여기에서 바텐더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놀고 있었다고 [딱 걸렸다]고 깔깔거리면서 일러바쳤다
 
 
 
 

 
[그게 필리핀에 온 증거야] 나는 같이 깔깔거리면서 잊어버린 헤어드라이기를 가져다 놓으러 이제야 서둘러 돌아가려는 안드레아스를 붙잡고 같이 웃고 떠들다가 그의 차를 얻어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난 사실 그의 차를 얻어 탈 때까 지도 그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지만, 내 동생은 이곳에 오기 전부터 몇 번씩 그와 예약하고 대화하고 교통을 확인하고 필요한 것들을 신청했으니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동생에 눈에 들어온 것은 예쁜 바다나 아기자기한 커피숍 따위가 아니라[이 놈 자식 너 왜] 하고 안드레아스였겠지
 
[내가 말했잖아. 필리핀에서 가장 느듯하고 매력 있는 건 사람이라니까]
나는 동생을 다독거리면서 깔깔댔지만 그녀는 머릿속에서 안드레아스의 행방과 드라이기로 인해 별점 하나를 깎을지 말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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