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리아나제도 -사이판여행]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위험할정도로 조용한 해변 윙비치

아무도 없는 해변의 카약에서 유유자적하기






사이판에서 내가 가장 멋진 시간을 보냈던 해변 윙비치

가장 행복했던곳에서의 예쁜 시간들을 기억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한국에 놀러온 사이판친구와의 만남으로

이곳의 기억이 살짝 바뀌었다


이른 새벽부터 왜그렇게 들떴는지, 평소와 다르게 잠을 이룰수도 없었고

밤새 침대위에서 뒤척뒤척 거리다가 날이 밝기만을 기다리다가

동이 트기도 전부터 리조트 주변을 서성거리면서 

푸른빛이 가득한 세상 아래에서 

하루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새벽에 앉아있던 내가 있었다 






사이판 최북단에 있는 해변이라서인지 언제나 사람이 없고 한적한 이곳에서


하루종일 썬베드에 누워있어도 

이 바다앞을 지나가는 사람이 5명이 될까말까 할만큼


한적하게 이 바다를 전세내고 나혼자 즐길수 있는 대단히 흡족스러운 해변

백사장을 따라 걷다가 비치다이빙을 하다가

썬베드에 누워 꾸벅꾸벅 풍광과 햇빛을 동시에 맞으며 시간을 보내던

사이판에서 가장 조용하고 사랑스러운 아름다운곳








나는 그토록 원하던 카약을 대여해서

그다지 뭔가 배운것같지도 않은

노젓는 법을 허공에서 살짝 들은 뒤


한참을 물속으로 들어가도 깊어질 기미가 보이지않는 해변에서

카약을 타면서 유유자적한 시간을 만끽했다








에메랄드빛 바다 뒤로 짙은 물색까지는 

걸어도 걸어도 물높이가 허벅지까지 오질않아서

낮은 수심에 편안한 마음으로 물속을 걸어다녔다



안전선같은것은 별도로 없지만

저 뒤로 넘어가게 되면 물살이 빠르고 깊어서 위험하다고

밝은 물 안쪽에서만 놀아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정말 아무리 걷고 걸어도 수심이 낮아서

물속의 열대어도 보고, 산호초도 보고


한적한 풍경과 느린 물살에

이곳에서 머무는동안은 남들보다 시간이 10배는 느리게 흘러가는것 같은 착각이 들었었다







겁없는 동행자는 카약은 힘들다고 타기 싫다더니, 

구명보트까지 벗어던지고 위험지역 근처까지 가서 카약을 타고있었다


이 넓은 바다에, 이 넓은 하늘아래 단 두명뿐이라니

물위에 떠서 하늘을 보고 드러누울수 있으니 카약은 꽤나 괜찮은 경험이지 않은가


다른 수상스포츠들과 함께 타야한다면 사람이 많아 북적거리겠지만

투숙객들이 대부분 골프를 치러 오는 사람이 많다니

수상스포츠를 즐기러 오는 젊은층은 거의 없나보다






젊었을때는 돌아다니는 여행을 하고

나이먹고 난 뒤에 휴양지를 가야지 했던 마음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한참을 전세낸 바다에서 하루를 만끽하다가


느린 유속이 갑자기 빨라지면서 수심이 깊은곳까지 카약이 한번 밀려내려가서

와락 겁을먹고 팔이 빠져라 노를 저어서 다시 해변가로 돌아온 뒤로

한차례 긴장감과 함께 체력을 다 써버렸지만


여전히 좋은 햇살과 바람에 마음이 평안했다







한국에서 놀러온 여자 2명이 윙비치에서 실종되서 한달을 수색했지만 시신조차 찾지 못했고

나와 같은방을 쓰고있었다는 이야기를 호텔직원이 이야기해주었는데

집중해서 듣다가, 나와 같은방이라는 이야기에 깔깔거리면서 그의 농담에 화답했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

사이판에서 사귄 친구가 한국여행을 오고

사이판 에피소드들과 추억을 이야기하다가


윙비치에서 실종된 두 여자를 찾기위해

헬리콥터를 띄우고 다이버들이 수색작업을 한달넘게 했지만 시신조차 찾지 못해서, 

그 여자의 부모님이 몇번이나 사이판을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제서야 내가 들었던 이야기가 무서운 이야기를 가장한 농담이 아닌

실제 이야기라는것을 그제서야 알게되었다


느린 유속에 머물던 카약이 갑자기 빠르게 깊은 바다로 밀려나던 순간이 떠올랐다

노를 아무리 저어도 깊은바다로 밀리는 카약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정말 미친듯이 노를 저어서 겨우겨우 수심낮은곳에 도착했던 상황이 선명하게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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