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차나부리 / 태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한적한 콰이강 주변 풍경

콰이강에서 보는 수공예품 장인과 옛 삶의 흔적



콰이강의 다리 인근에는 뷰가 좋은 수상리조트와 레스토랑이 띄엄띄엄 자리하고있다. 매일 꾸준한 관광객과 휴가를 즐기기 위한 현지 바캉스족들을 맞이함에도 다리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면 인적없는 한적한 시골풍경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철도가 놓이기 전 기차가 없던 시절에는 오랫동안 정글로 뒤덮인 산악지역이었고 외지인들의 왕래가 거의 없다시피 했기때문에 태국에서도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푸른 상태로 오래도록 유지되고있는 자연을 찾아 정글트래킹이나 래프팅등을 체험하기 위해 여러곳에서 오는 사람들이 있지만 유명관광지에 비하면 얼마되지 않은 인파에 유명한 이름치고는 한적한 느낌이다




나무를 깎아만든 생필품과 사치품


철로 인근의 몇 안되는 상점에는 대부분이 나무를 깎아만든 공예품점들이 줄지어 서있다. 나무악기나 나무로 만들어진 칼, 비녀등과 꽤 많은 활과 화살등이 보인다. 오랜기간동안 산악지형에서의 삶이 대대로 이어져야하는데 다리가 없어 외부로의 이동이 불편했다면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 수렵이 필수이지않았을까 


현재까지도 여전히 교통이 발달되지 않고, 학교가 없는 태국 오지의 마을들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소수민족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다큐멘터리로 본 기억과 추측만으로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면서 공예품들을 신기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훓어본다


라낫엑이나 콩몬등의 악기만 보았는데 단소를 여려개 붙여놓은것 같은 와트나 하모니카도 종종 보였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태국은 활이나 나무칼로 수렵생활을 하는 그림보다는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추는 이미지가 더 친근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무를 깎아 공예품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활이나 와트나 별반 차이없는 벌이의 일환이겠지 싶다




태국의 구매금지품 부처머리와 상아


시대를 불문하고 예술과 문화에 업적을 남기는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사람들의 재능은 대부분 결국 생업을 위해 쓰인다. 많은 공예품중에도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목걸이나 팔지, 염주등은 꾸준한 매출이 있기때문에 우리나라의 치킨시장만큼이나 공예품시장의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것일것이다


불교국가이니 염주,단주,합장주의 매출은 꾸준할것이고 부처의 불상이나 풍경(종)등도 많지만 국가에서 최근 부처의 머리구매를 엄격하게 제제하고 있고 공항에서부터 구매 금지 스티커를 여러번 보고나니 단순한 구매금지 캠페인인지 법적으로 처벌을 받는지의 여부까지는 알수가 없지만 여전히 많은 불상들이 자리하고있는것을 보면 단순히 머리만을 판매하거나 구매하는일이 문제되는듯 싶다. 부처를 신성시하는 국가이니 조각이나 단순한 상품이라고 해도 몸없이 신체의 일부만을 취급하는일을 꺼리는것이 아닐까


그외에도 상아(코끼리 이빨)역시 구매시 법적으로 처벌받는데, 상점에는 종종 상아를 볼수있다. 큰 벽걸이 장식품 형태도 있고 갈아서 만든것인지 플라스틱이나 수지제품으로 만든 다른 이미테이션인지는 알수없지만 목걸이등도 크게 한칸을 차지하고있다. 관광객이 많이 구매하기도 하겠지만 태국내에서도 치장을 좋아하고 꾸미기 좋아하는 문화가 꾸준히 이어온 기술이 공예품시장으로서의 맥과 대를 이어오는것일것이다




노점에 항상 자리한 장신구와 사치품


태국여행기간중에는 자유로운 집시가 되고싶었던 동생은 팔찌 가판대를 볼때마다 그냥 지나치지를 못했다. 내 생각에 집시가 되고싶다는것은 약간의 수식어일 뿐이고 파동마을에 사는 카레니종족이 목걸이개수를 늘려 목이 길어졌다면 내동생은 한쪽팔을 가득채울만큼의 팔찌가 사고싶은것같다


얼마되지않는 여행경비를 가지고왔지만 한개에 20바트(500~650원)정도의 가격이니 동전을 넣어 돌리는 뽑기에서의 플라스틱 원통안에서 나오는 팔찌가격으로 진짜 옥이나 꽤 괜찮은 퀄리티의 가공석으로 만들어진 것을 사는것이기에 궂이 말릴필요까지는 못느끼고 매번 가판대앞에서 갈등과 소심한 고민에 젖어있는 동생을 놔두고 인근에 표범을애완용으로 키우는 가게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 혼자 상점을 계속 들락날락 거렸다


태국은 주변국가에 비해 사치품이나 장신구등을 많이 노점에서도 구매할수있고, 현지인들의 옷차림이나 사찰등의 건축문화에서도 비교적 많은 꾸밈이 느껴진다. 보다 풍족해서라기보다는 조용조용하고 차분한 사람들이지만 조금더 세심하고 꾸미기를 좋아하는것같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정성들여 그려진 그림이 새겨 만들어진 케이스안의 꽃한송이


한참을 걷다보니 좋은 향에 이끌려 킁킁거리면서 향의 근원지를 찾아 신체중에 코를 가장 앞으로 뺀체 바보같은 모습으로 걸었다. 좋은 향기가 나는 여행지는 잊지못하고 마음에 깊이 새겨두는 편인데 내가 기대했던 자연에서나 마을에서 나는 자연향은 아니었다


한쪽 가판대위에 까만 원형캡슐들이 빼곡했는데, 마치 여성용 파우더정도의 사이즈인 원통형을 돌려서 열면 꽃한송이가 들어있었다. 다양한 꽃을 왜 궂이 한송이씩 꺾어 담아놓은것인가, 꽃한송이도 생명으로 여기고 꺾지않는다고 들었던 태국이었는데 만져보니 인조꽃은 아니였다. 얇은 차가운 꽃잎이 만지니 사람의 체온으로 그새 따뜻해지는 생화의 감촉을 느끼면서 시들지 않게 어떻게 방부처리를 했을까도 궁금하고 일반꽃보다 향이 강하게 유지되고있어서 여러모로 호기심이 많이생겼다


태국에서 아끼는 동물인 코끼리나 수련(연꽃)등이 예쁘게 조각된 케이스와 꽃을 보면서 한송이 여자어른분께 선물해도 좋을것같은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평범한 장인들, 조각가 아저씨와의 만남


그때 근처에 지나가던 새끼 고양이가 가판대아래로 들어가기에 쭈그리고 앉아 고양이를 쓰다듬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보니 가판대들 사이 뒷쪽으로 쭈그리고앉아 뭔가를 깎고있는 사람이 보여 다가갔다. 조각하는 사람의 손 치고는 투박하고 세심한 감성의 마음을 담고있을 얼굴은 생각보다 평범한, 그냥 보통의 한 가정을 꾸리고있을 것 같은 가장의 얼굴을 한 차분한 남자분이 하얀색 덩어리를 조각하고 있었다


옆에 상자에는 조금 울퉁불퉁한 동그란 형체들이 담겨있어서 처음에는 과일의 씨앗인줄알았는데 알고보니 비누를 둥글게 만들어 다양한 꽃모양으로 깎아낸 뒤 색을 입혀내는 비누공예 장인이었다. 한쪽에서는 케이스에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하고 한쪽에서는 비누를 조각해서 여러가지 형태의 꽃으로 재탄생시키는 수공예작업가들이 높이가 낮은 의자에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작업을 이어가고있었다


내가 조금전에 만졌던 생화의 감촉은 정말 꼼꼼하고 세심하게 만든 비누였고, 꽃잎의 두게만큼 치밀하게 깎아낸 결과였고 강했던 향도 비로소 이해가 됐다. 100 여종이 넘는 꽃을 각자의 개성 그대로 살려 조각해내는 모습이 너무 놀랍고 경이로웠는데 한국이라면 여러번 방송에 타고도 남았을 남다른 재주를 갖은 장인이 이곳에서는 그냥 일상적으로 공예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중 하나라는게 놀라웠다




자주없는 교통편에도 외진곳을 여행하는 즐거움


상가에서 키운다는 퓨마를 찾아보려고 기웃거리다가 지친 다리를 잡고 길거리에 털썩 주저앉았더니 도로모퉁이에 100년은 더 된것같은 아름드리나무 옆에 엉성한 울타리를 친 커피숍안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어 인사해주고있었다. 오랜 세월을 겪어왔을 나무를 그대로 살려둔채 가게를 연곳에서 목을 축이고 좀 쉬어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내게 손을 흔들고 있는 썬글라스낀 여자여행자는 어디에서 왔을지 얼마나 이 마을에서 머물고있는지 조금뒤면 알게될것같았다


차분하고 한적한 마을은 심심한듯 초록내가 풀풀나서 좋고, 도심지에서 보기 힘들었던 공예품을 보는것도, 수공예장인들의 한손길 한손길을 감상하는 묘미도, 사람이 많지않은곳에서 만나는 여행자끼리의 만남은 언제나 반갑고 동질감이 느껴진다


철도운행시간은 너무 느즈막하고 띄엄띄엄 있는데다가 버스터미널 시간도 4시면 막차라서, 유동인구수에 비례하는 이동교통수단의 저조한 정규운행횟수등을 생각했을때 콰이강인근 마을을 여행하는것이 짧은 일정속에서 고민스러웠지만 오고나니 역시 좋다










20160105 / 이 포스팅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소개되었습니다

20160106 / 이 포스팅은 모바일 다음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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