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족자카르타 -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인도네시아의 4대 특산품

행복한 노년의 삶, 특산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인도네시아에는 수공예품이 많고 그만큼 많은 도시내에 오랜 장인들을 만나볼수 있는데 

공업단지처럼 한품목만을 수공예로 제작하는 마을이 꽤 많다


[수공예직물이 특산품인 마을], 다양하고 정교한 [도자기를 수공예로 만들어 내는 도예마을]

전통의상에 사용되는 옷감을 옛날 방식을 이용해서 제작하는 [직조마을]

[루왁커피를 생산해 내는 마을]등 한가지 일을 마을 전체 사람들이 다함께 하면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고있다






아트센터라는 이름으로 

많은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전시하는 인도네시아



사실 현지인들의 노동은 관광산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있는데 

유명관광지를 둘러보고 난 뒤 이동시에 택시나 릭샤(인력거), 마차등을 이용할때 

운전기사들은 자연스럽게 가이드를 자청하기도 하고 

주변에 어떤 관광지가 더 있다고 가볼의향이 있는지를 묻는다


여러 동남아 국가들의 호객행위와는 약간 다르다고 생각한 이유가 

보통 끈질기게 따라붙어서 어떻게든 돈을 벌어보려고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경우보다는 

꽤나 나이를 드신 중년에서 노년이상 되는 어르신들이 


최대한 점잖고 차분하게 [권유]하는 느낌이 아닌 [알려주는]느낌으로 

전공과 연결지어서 관심사를 묻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면

추천하듯 [이런곳도 있다는것을 아는가?]라고 말을 꺼내고 보통은 그런 호객행위도 많지않아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하곤했다







그림자 인형으로 알고있는 인도네시아의 마리오네트와

인도네시아 전통 인형극에 사용되될 인형을 제작중인 할아버지 


노년층으로 갈수록 일자리가 없고 고독사하는 일이 잦은 한국에 비해 

중장년층은 인도네시아 안에서 꽤나 활발하게 생업을 이어가는편이다


이곳에서의 중년이상 나이대의 사람들은 

[어르신]으로서의 체면과 품위를 지키며 일을하는부분에서 나는 살짝 그들의 노년기가 부러웠던것 같다


기술직을 가지고 평생 수공업을 집안 대대로 이어가는 사람도, 

개조된 자전거같은 인력거를 끄는 사람도, 어르신들이 많았다. 


체력이 많이 소비되는 일임에도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이 인력거를 끌거나, 

눈이 침침할법도 한 연세에도 수공예품을 만들면서 [생계]를 위한 모양새라기보다는 


주위의 연배가 비슷한 사람들과 당연스럽게 일터를 즐기고 여유있는 모습에서

[어르신에게 일을 쥐어주는것은 효도]라고 했던 어느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생각났다






모든 관절을 움직이게 만든 인도네시아 인형

피노키오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전통복장을 입히고 화려한 장식을 한다


상대방이 물건을 살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에 관심이 없는것같다

[하나 팔게되면 좋은거고, 아니면 말고]같은 느낌이랄까


이악물고 생계를 위한 [노동을 이어나가는 행위]가 아닌 

[할일이 있다]는 개념으로 노년층을 살아갈수 있다는것은 꽤 축복일지도 모르겠다








전통문양을 수 놓고있는 할머니가 만드는 인도네시아실크 바틱


인도네시아가 꾸준히 동남아에서 GDP1위를 달리고 있는것이

물론 풍요로운 자연환경때문도 있겠지만

쉬고 놀아도 관광객 수입에만 의존하는 다른 나라와는 다르기 때문일것이다


여전히 교통자체가 불편하고 이동자체가 까다롭고 힘든 나라지만

그래도 풍요롭게 살고있다고 느껴지는것은 

구걸하는 이가 적고, 매번 만나는 노인의 얼굴이 삶에 찌들어 있기보다는 

[어르신으로서의 얼굴]을 하고있기 때문일까


빠른 국가성장을 이룬 한국이지만 해마다 올라가는 노인의 빈곤률과 고독사를 볼때 

일본의 뒤를 밟고 있고, 어쩔수없는 진행과정일것이라고 매번 생각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의 노년층을 보면서

[생계를 위한 나이에 맞는 일자리 창출]만으로는 노년이 행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요양병원과 경로당과 실버타운이 아니면 속할곳조차 없어지고

세대가 어울려 살지 못한 체 층층이 나뉘는 곳에서 온 내가 

나이를 먹는것이 마냥 두려워지는것은 

나이들어서 까지 이어갈수 없는 사회적 상황때문일것이다






삶의 연륜을 담은 여러 특산물과 달리 

유명한 인도네시아의 루왁커피는 

참 씁쓸한 상품이 아닌가



태어나자마자 닭장같은 철창에 갇혀서 

원래 먹어야 할 먹이 대신 평생을 커피콩만을 먹고 살다가 

정신이상으로 한자리를 빙빙돌고 울부짖고 하악거리거나 

그조차도 지쳐서 축 늘어져있다가 생을 마감하는 사향고양이가 만든 커피가 인간에게 필요할까


특산품으로 소문난 인도네시아의 루왁커피 정도라면 

생산과정이 조금은 다를줄 알았다


많은 양을 생산해 낼테니 조금 더 넓고 

뭔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있지않을까 싶었는데 

어느곳에 가건 사향고양이는 자기몸보다 아주 조금 큰 철창안에서 

오직 커피콩만을 먹는다






윤리적인 소비를 하고싶고, 조금은 인간답게 살고싶은 마음에 시음조차 하지않았다

매번 무엇이 옭고 그른지를 확인하면서 살수 없고, 항상 좋은방향만을 선택할수는 없지만 당장 눈앞 철창에 갇혀 축 늘어져있는 사향고양이를 보니 마음이 무겁다


나는 늙어서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고 살고싶어서 

노인의 생업과 일을 별개로 묶는 고민을 하면서 

동물의 최소한의 권리를 챙겨줄 힘도 없으니 원하는바와는 참 거리가 먼 상황이지 않은가


혼자 여행온 20대 초반의 백인남자 한명이 차분히 앉아 여유와 함께 루왁커피를 시음하고있다

그는 지금 이 시간을 만끽하면서 내면의 평화를 커피한잔과 찾았을것이다. 순간 그의 마음이 부러워진다

나는 왜 매번 많은 잡생각으로 찾으려던 행복은 못찾고 고민만 많은것인가. 좋은것을 보면 [좋다]고 생각하기전에 [부럽다]하고 맛있는것을 보면 왜 [즐기자]하지 못하고 [권리나 윤리적 소비]같은것을 생각하고 있는것인지 여유없는 내 마음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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