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모니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인도네시아 장기여행과 당연히 예정된 위통

주의하고싶어도 주의할 방법이 없는 음식과 위생



숙소에 도착했을때 가방만 던져두고 

마을구경에 나서느라 내부를 제데로 보지못했지만

돌아와보니 이정도면 훌륭하다 싶었다


어딜가도 현란한 이불은 당연하지만 보풀도 없고

화장실도 양변기라니 감동했다


어울리지않는 저 하얀색 침대커튼을 슬쩍 보고는

궂이 뭐하러 저런것을 달아놓았나 생각했을뿐

이정도면 흡족해하는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엄청 바뀐것같아 놀라웠다







방안에 따로 식사용 테이블같은것은 없어서 

침대위에 포장된 음식을 펼치고

가방에서 플라스틱 숫가락을 씻어와서 식사준비를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맨손으로 밥을먹는곳도 많고

음식을 포장하더라도 숫가락은 주지않아서

인도네시아 여행 첫날 숫가락을 사서 아직까지 잘 가지고 다닌다






이제 인도네시아의 모든 로컬음식과 포장음식은 다 먹어본것같다

인도네시아 지역마다 음식이라는 음식은 그동안 다 섭렵했다 싶을만큼 돌아다녔다


뭘 먹든 내가 아는맛이야.

이 쓸데없는데서 어깨가 으쓱해지는 바보같은 기분은 뭐지.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건, 레스토랑에서 먹건

접시에 꼭 깔아주는 안쪽만 코팅된 이 노란색 재생지는

한국에서 종이 대봉투의 재질과 같아보인다







종종 종이봉투가 아닌 바나나잎으로 싸진 뭉꾸스도 보이지만

어차피 내용물은 거기서 거기. 치킨과 에그중에 고르면 된다


큰돈을 내고 그럴싸한 식당에서 제데로된 한끼를 먹고싶어도

여행자의 눈에는 변변한 식당을 찾기 어려운 까닭에

여행 내내 뭉꾸스를 많이도 먹었다


숙소들어가기 전에 보이면 습관처럼 사와서 늦은시간 배고플때를 미리 준비했고

장거리 이동하기 전 도시락을 챙기듯 미리 사서 배낭에 챙기는것도 이제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온몸이 가렵고 속이 뒤집어질듯이 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잠이 깼다

한달가까이 로컬음식을 먹고다닌것이 드디어 탈이 난것이다

다행이 설사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위통때문에 괴로워 미칠것만 같았다


드디어 오늘인가

이대로 가다가는 병이날것을 미리 알고있어서

큰 약국이 보일때 미리 약을 사놓았는데

부랴부랴 가방에서 꺼내서 들이켰다






미처 한국에서 위통약을 챙겨오지 못했다면
인도네시아 위통증약이 꽤나 소중한 정보가 되지않을까 싶어서 
약사진을 첨부했다

겔포스나 알마겔, 그정도의 맛과 느낌이다

위통이 멈추고 나자 [가려움은 왜지?]하고 비로소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숙소 뒤에서 돼지를 키우는데 하천물에 돼지분비물이 떠내려오면서 
모기며 잡다한 날파리들이 온 방에 들어와있었다





화장실 유리 뒤로 비춰진것처럼 인도네시아 창문은 개방형이고, 유리따위는 없으며

얇은 천 하나를 커텐이라고 매달아놓을 뿐이니 마음만 먹는다면 도둑이든 강도든 마음껏 들어올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큰 도시라고 하는 로컬호텔들도 창문의 상황은 다 비슷비슷하고

조금 더 나은곳이래봐야 창문 사이사이에 유리는 없고 쇠창살만 박아놓았을 뿐

밖에서 손을 뻗어 커텐도 제길수 있고 문도 딸수있을만큼

여관주인의 입장에서 효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의 창문이니 밤이되자 도둑대신 온갖 곤충들이 우리방을 습격한것이다







짜증이 치솟는 와중에 스트레스로 다시 위통증이 재발할까봐 마음을 진정시켰다


지금 내가 화났다고 달라지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스스로 내 위만 아프게할뿐.


방 주변을 둘러보는데 무슬림이 기도를 드릴때 바닥에 까는 큰 수건이 보여서

저걸로라도 창문틀을 어떻게 틀어막아볼까 싶지만 카펫만큼이나 무거워서 번뇌의 밤을 보낸다






돼지는 꿀꿀, 모기는 앵앵.

다음번 숙소를 잡을때는 주변에 돼지우리가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하나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새벽에 처량하게 침대위에 앉아 눈만 끔벅거리다가

하얀커튼이 침대에 달려있는 이유를 이제 인지했다


얇은옷 하나로 최대한 침대밖으로 날파리를 쫒아낸뒤 얇은 흰커튼을 치고

나는 해가 뜰때까지 침대안에 갖혀있었다


이쯤하면 더이상 어떤것이 다가와도 놀라울게 없다고

매번 인도네시아에서 담담해지지만

인도네시아는 언제내 내 기대를 져버리지않고 새로운 환경을 제공한다





Load More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