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소규모 원시부족마을 루바

5개 클랜으로 이루어진 원시부족마을 


이네리산 아래로 지붕이 높은 초가집이 보이는 이 마을은 루바

바자와에서 이름높은 관광지이기도 하고

인도네시아아의 많은 삶의 역사와 가치관등을 엿볼수있어서

여러 해외의 여러 다큐멘터리에서 종종 취재하러 오곤 하는

유명한곳이다 


일종의 민속촌같은 느낌이지만 

과거의 모습을 복원하거나 재현해놓은 박물관이 아니고

실제로 아직까지도 전통적인 삶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로컬인들이 살고있는 마을이다


 




이 전통마을이 현대사회에서 문명에서 밀려나고

자본주의로 변화하는 시대에서 

그나마 미약하게 나마 마을을 유지하고 있는 자본적인 힘은 거의가 기부금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내에서 별도의 지원금이 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상 최소 1인당 10,000RP (800원)이상의 기부금을 암묵적으로 받고있다


아무도 강요하지않고, 의무적인것도 아니지만

관광객들은 일종의 입장료라고 생각하고

이곳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도

이런 기부금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줄 뿐

아무도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오랜 관습을 지키며 살고있는 나다(Ngada)족 사람들의 삶이

현대인의 삶과는 아주 멀리 떨어져있어서 금방 소외되고 배제되어버릴수 있는 그들에게

함께 한 시대를 살고있는 입장에서 공존과 배려같은 의미의 지원금이다





내 어머니의 어머니가 살던 방식대로

내 아버지의 아버지가 살던 방식대로 사는 그들 나름대로

생계를 위해 베를 짜고 수를 놓아 싸롱을 판매한다


사람이 사는 집은 담벼락처럼 외곽에 나란히 지어져있고

정작 집이 들어서있어야할것같은 터의 한가운데에는 죽은이들의 묘지가 있다

투박한 돌무덤마다 박혀있는 언발란스한 화려한 타일의 십자가는

이 마을에 카톨릭이 다녀갔고 토착신앙이 카톨릭과 결합했다는것을 알수있다


아직도 청동기시대에 살고있는것 같은 마을사람들은

매일 세계 각지에서 이곳에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사는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살고있다


어떻게보면 뒤떨어진 문명시대에 살고있다는 이유만으로

삶 자체가 여행객의 구경거리로 전략한것은 아닌가 마음이 무거운데

이런생각을 하는 내가 오히려 무례한것은 아니었을까


이곳의 어른들은 입안을 다 보여줄듯 크게 웃으면서 

옆에 앉히고 귀여워해주시는게 느껴졌다






마을의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고 돌아다니는 나는

엉겹결에 한 어머니가 만든 전통복장을 입어보자는 제스춰에

네명에게 둘러쌓여서 팔을 벌리고 허수아비처럼 서있었다


옷을 입히고 난 어머니들은 뭐가그렇게 재미있는지 박장대소하시고

나는 조금 보폭이 좁고 끊이 많이 달린 옷을 입고 

마을 구석구석을 구경하면서 돌아다녔다


만들어진 옷은 긴 천이라서 프리사이즈이지만

몸통에 돌돌감아서 긴 허리띠 하나를 착용하면 맞춤복이 된다

천 끝에 나있던 주황색 실은 어깨끈이 되어서

흘러내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로 매달려있는것이었다


한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

더우니까 집안에 들어와서 앉아야 시원하다고 말씀하시는

서열이 높아보이는 한 어머니의 걱정어린 말씀을 듣고

어머니옆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냈다





입었던 옷을 조심히 벗어 걸어놓고

한동안 어머니들이 만든 대나무찻잔과 숫가락등을 

소꿉놀이하듯 만지작거리면서 휘휘 젓는시늉을 하니

어머니들은 박장대소하며 깔깔웃으셨다


마당에는 닭이 걸어다니고

큰 개도 한마리


조용히 어머니들과 함께 마루에 앉아있는동안

바람에 옷자락이 흔들릴 뿐

인적없고 고요한 이곳의 하루는 

어쩌면 너무 고요할것같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살다가

죽을때도 함께하던 가족들 곁에 묻히는 인생은 어떨까


더 많은 사람이 모여살았던적도 있었지만

이제 루바마을은 5개클랜(가족)만이 남았다

지금의 마을도 이렇게 고요하고 적막한데


언젠가 이 마을도 대가 끊기고,

이곳은 과거의 유적이 되겠지만

사실 지금도 그날이 멀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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