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랄랄라라라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롬복의 재래시장 암페난

북적북적 정신없는 북새통





나는 암페난 시장을 다녀온 뒤 


이동하는 차에서 카메라의 사진을 한장한장 구경하면서

[아,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잘찍은거 아닌가]

혼자 바보처럼 만족감에 젖어있었다







정신이 나가버릴것 같았던 발디딜틈 없이 북적거리는 시장안에서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 뭘 구경해야 하는지


뭔가 사는것이 가능하기는 한것인지

일렬로 따닥따닥 앞사람 뒤에 붙어 조금조금씩 걸어 이동하면서

이정도의 사진을 건졌다는것은 뭔가 만족스러웠다


스킬이 좋아서, 구도가 좋아서 그런것말고

물웅덩이를 피해 좁고좁은곳을 걸어다니면서 이정도 사진이라도 남은것이 기뻤다






매일매일이 붐비고 정신없다는 암페난 시장에서

나는 사테가 먹고싶었지만 잔돈이 없었다


몇차례에 걸쳐 큰돈을 지불하면 잔돈이 없다고 돈만큼 많은양을 팔아버리거나

잔돈대신 사탕과 젤리를 한웅큼 건네는 사람들을 만난뒤로


잔돈없이 물건을 사는일이 줄어들었다





이 길다란 것이 흙설탕이라는데

내가 잘못들었겠거니 하면서도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자

아저씨는 작은 덩어리 하나를 입 앞으로 내미는데

그냥 입을 아 벌리고 받아먹을뻔 했다


호기심앞에서 자꾸 생각이 없어진다

나는 손으로 건네받아서 감사인사와 함께 진실을 확인했다


신기하기도 하지.

흙설탕이 왜 가루가 아니고 원통모양인지 모르겠다






해외의 시장에 나오면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가 되어서 

기계화되서 자동 포장되고 정돈된 물건이 아니라면 내가 아는것도 형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알아보지 못한다


사실 설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계피가 얼마나 큰 나무인건지

나는 이곳의 애들도 다 아는 것들을 배울때

설탕이 얼마나 몸에 해로운지에 대해서만 배웠을 뿐






나는 사테가 정말 먹고싶었던것이 확실하다


진을 몇장만 넘기면 사테가 있고, 

또 몇장만 넘기면 다시 사테가 등장하는걸 보니


저걸 사먹고싶은데 하면서 

계속 온 시장의 사테를 다 찍었던것이 분명하다






너 이게 뭔지 모르지? 하고 나한테 말을 걸었던 아저씨에게

[당연히 알고있어. 가도가도에 들어있는거잖아. 이건 우리나라에서 떡이라고 불러]


사실 한번 먹어보거나 본것에 대한 기억력은 상당히 좋은편이라서

대충 찍어맞춘것을 우쭐거리면서 말했지만

시장의 아저씨는 엄지손가락을 세우면서 칭찬해줬다


인도네시아에서 먹어본것중에

저렇게 하얗고 말랑말랑한것은 가도가도밖에없었다







물건반 사람반 시끄러움반 정신없음 반인 암페난시장 안에서

내가 살만한것들은 하나도 보이지않는다


주로 삼발을 만드는 매운 고추와

나물을 만드는 채소와 곡식들이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물품인것 같다


내가 먹을수 있는것이라고는

바나나. 흙설탕. 삼발. 세가지정도






로컬 재래시장에서 외국인이 살수있을만한게 있을리가 만무하지


아멜리에였던가

수북히 쌓인 곡식자루에 손을 푹 찔러넣어보고싶은 욕망을 꼭꼭 눌러참으면서

아무런 소득없는 빈손을 깍지끼었었었다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라면

양손은 무겁게, 검은색 비닐봉지 가득!

이래야 조금 만족스러운건데


정신없는 와중에 카메라에 가득 담아놓은 시장풍경을 하나하나 돌려보면서

암페난 시장에 내가 갈일은 없겠구나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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