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카오산의 헤나, 타투여행

여행지에서의 사소한 일탈과 패션의 즐거움



이곳저곳을 많이 여행하는 편임에도 매번 새로운곳으로 여행하기 전에 드는 불안함과 초조함은 내게없는 낮섬과 다름에서 오는 괜한것이라는것을 알고있다. 나와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있는 사람들, 내눈에 익숙하지 않아서, 내눈에 나와 다른데 쓸데없는 내 기준이 만들어낸 과해서(too much)등의 이유로 거부감과 편견부터 가지고 본 문화들이 카오산에는 많이있다


어려서부터 바르고 단정하고, 청결하고 무난할것을 요구받으면서 자라서 직장에 취직하면 머리색하나까지도 튀는 개성이 용인되지 않는 문화에서 카오산의 문화로 한순간에 훅 넘어오는일. 내게 익숙하지 않은 너무많은것들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기도 전에 수없이 내곁을 스치며 사라져가는 다양한 문화와 패션을 보는 시각적인 즐거움의 폭도 크다


헤나, 타투, 문신, 레게, 집시패션등이 카오산로드에 깊이 자리하고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행이 해방감과 일상에서의 탈출같은 기분을 들게한다면, 영구적으로 몸에 새기기는 어렵겠지만 여행지에서라도 자유롭고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집시의 마음으로 몇일이라도 땋아서 내스타일에서 벗어나 흥많고 유쾌한, 규칙적인 생활틀을 벗어던지는 용감한 스타일의 변신으로, 평생 몸에 남을 문신은 조금 신경쓰이지만 몇일정도라면 한번쯤 패션으로, 마음의 각오로 새길 기분용으로, 혹은 이름난 전문적인 타투이스트를 찾아 카오산까지 가는등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낮선 변신을 시도하는 마음일까




노점에 자리를 펴고 작업하지만 모두가 실력만은 베테랑


거리를 걷다보면 목욕탕의자만큼이나 낮은 의자에 앉아 헤나를 시술받는 여행객들을 수없이 만날수있다. 어설픈 가팬대를 만들어 세워놓고 제대로 된 간판도 없이 영업을 하고있는 카오산의 해나 시술자들이 넘쳐나는데 패턴만 있으면 오랜경력으로 대부분 기본이상이 퀄리티를 내주는 디자이너들중에도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으로 조금더 세심하고 조금 더 디테일하게 잘하는곳에 대한 입소문이 도는곳도 있는 듯 하다


영구적인 문신이 아니고 짧은 기간동에 몸에 걸치는듯한 느낌으로 시술하는것이기 때문에 더욱 부담이 적어서 태국의 여행자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헤나시술은 특별히 겁먹을것도, 고통도없기때문에 이래저래 큰 마음을 먹을것도 없을만큼 즐거운 패션의 추가정도로 생각해도 좋을것 같다


조그마한 테이블을 펼쳐놓고 손님의 취향을 파악하는 데스크의 직원부터 길거리를 배회하면서 어느 헤나가게로 가야할지를 고민하는 여행객들을 빠른 매의눈으로 캐치하고 데려오는 사람까지 간판도없이 길거리에서 하는 가게치고 직원이 많고 체계화되어있는 그들의 업무분담이 많이 놀랍다




가장고민되는 시간, 디자인고르기


손에 꼼꼼하게 밑그림을 그리고 하는 작업이니만큼 아무리 작은 그림이라도 기본 한시간가량은 소요되는터라 조금이라도 편할것 같은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가 막상 가게에 들어서 자리에 앉기전 어떤 디자인을 선택할것인지가 한참이나 고민스러워지는데, 미리 생각해둔 디자인을 핸드폰안에 캡쳐이미지로 가지고와서도 해나가게에서 샘플로 보여주는 두둑한 디자인북을 받고나면 생각이 달라지곤한다


조금이라도 더 멋진 디자인이 있지않을까 싶어서 내가 가져온 이미지를 살짝 넣어둔채 처음부터 다시 디자인을 찾는일에 몰두하게되는데 글씨없는 그림책에서 찾는것은 결국 한가지, 예쁘거나 멋져보일 패션의 일환으로 마음가는 문양을 찾아 책속의 그림에 빠져드는것이다


마치 디자인을 처음 배울때 광범위한 자료집속에서 다양한 패턴과 스타일을 모아보고 취향을 찾는일은 단조롭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훅 지나가게 한다. 괜히 옆에앉아 시술받고있는 백인언니의 목덜미를 한번 훓어보고 뒷쪽에 앉아있는 남미남자의 선택을 궁금해하면서 선택하기전 여기저기 기웃거리게되는 시선은 어쩔수가 없다




나란히 앉아 시술받는 국적이 다른 배낭여행자들과 소소한 에피소드


디자인을 선택하고나면 가게앞쪽으로 자리를 옮겨서 시술을 시작하는데 카오산의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것만으로도 꽤 긴 무료한 시간을 달랠수도 있고, 마침 또 긴시간 심사숙고후에 디자인을 골랐을 배낭여행자 친구또한 옆자리에 앉아 나란히 시술을 받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where are you from]으로 시작하는 대화는 시술이 끝날때까지 이어지고, 헤나가게앞에서 독일인 친구를 사귀게 될줄은 생각치도 못했다가 다음날 여행일정이 같은곳이라는점에서 한번 놀라고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을 갖게되기도 한다


나역시 어느 가게를 골라야할지 몰라서 네곳정도를 기웃거렸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나눠주는 샘플디자인북은 같고 출처는 역시 인터넷이다. 오랜 경험으로 어떤 패턴이든 샘플만있으면 시술이 가능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골라오는 디자인만 다를뿐 동일한 디자인을 확인하기위해 여러곳을 뒤적거린셈이 되니 다음번엔 가격협상을 해서 싼곳으로 향하는편도 시간절약면에서 좋을것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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