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앙마이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태국의 큰 명절 러이끄라통 축제

강의 신에게 잘못을 비는 배를 띄워보내기



밤에있을 러이끄라통 준비때문에

태국 사람들은 3일 내내 분주해보였다


다른때보다 많았던 시장인구,

길에 갑자기 생겨난 노점상들과 끄라통(배)를 판매하는 사람들로

길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거리와 가로등에 지천으로 생겨난 축제용 등불들은

태국의 큰 축제인 잇펭페스티발의 등불날리기에서 따온 모형 등 같았는데

온 거리에 다 걸려있으니 축제분위기를 실감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삥강으로 가는 길목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법했던 꽃시장에서도

차도까지 나와 진열된 상태와 

평소와는 다른 꽃의 종류및 가짓수에 확실히 놀랐다


그리고 확실히 평소보다 훨씬 더 세련되게 엮어놓은 꽃다발들을 보면서

애먼 소비욕구가 스믈스믈 기어올라올 정도였다





꽃을 사려는 사람들의 북적거림도 대단하지만

그전까진 잘 보이지않던 수북히 쌓인 바나나잎과

절의 불상앞이나 툭툭이나 차앞 백미러등에 걸려 흔들리던 

꽃목걸이의 양도 엄청나게 늘어있었다

 

확실히 태국 꽃시장은 망할수 없을것 같다

평소에조차 꽃 소비량이 어마어마한 나라이니까






길 가에는 평소에 없던 끄라통 노점이 줄을 이어 장사진을 치고있었다

밤이면 강에 나와 끄라통(정성을 담아 만든 모형 배)를 하나, 둘 줄서서 띄울테고

삥강은 사람들이 띄운 배로 넘쳐날것이다


기본 1인 1끄라통을 기본으로 

얼마나 많은양의 끄라통이 필요할까



강의 신에게 내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기 위한 차분하고 엄숙한 행사인 만큼

끄라통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져 있다






끄라통의 기본형은 바나나잎으로 싼 평평한 나무토막 위에

신에게 바칠 꽃이나 장식등을 더하고

초와 향을 꽃아 


강의 신의 길을 따라 먼 길을 떠날 배에 붉을 밝게 밝히는것이 가장 기본형이기 때문에

배를 띄울때 다른사람의 배와 만나고 부딪혀도

최대한 멀리 흘러갈수 있는 효율성과 

정성이 더해진 것이 최고일것이다






말린 꽃잎과 잎으로 만들어진 최대한 무게가 덜 나가는 배에

말린 포푸리를 얹은 가벼운 끄라통은 확실히 오래전부터 사용했나보다


어르신들이 비닐에도 담지않고 

조심스레 두 손으로 감싸안고 들고가시는것을 보면서


바나나잎에 난초와 국화를 얹어만든 끄라통과 함께

쌍두마차로 가장많이팔리는 끄라통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끄라통의 밑동이 될부분을 자르고 있는 어르신의 톱질은 하루종일 멈추지 않는다


시장에서 끄라통을 사지않고

집에서 직접 정성껏 만드는 사람들도 많아서


배의 기본형을 낼수있는 공통재료인

나무통과 바나나잎은 어느 집이나 기본재료다






언제나 아들보다는 딸이 더 많은 보통의 태국가족들


온 집안 식구가 총 출동해서 오늘만큼은 가내수공업에 집중한다

조그마한 돗자리 하나를 깔고앉아 끄라통을 만들기부터

한두해 해온것이 아니라는것을 증명하듯 

파라솔을 펴고 할머니대부터 손녀까지 나와 끄라통을 파는 집도 있다






기본 바나나잎형 끄라통을 벗어난

아이스크림 콘으로 만든 공주님 끄라통의 소비연령층은 안봐도 알수있을것 같다








죽은자를 위한 베개인가

강의 신 곁에서 용서를 구하고 잘 잠들기를 바라면서 만든 끄라통인가


솜을 넣은 끄라통이 물에 뜨는가 싶어서 살짝 만져봤더니

솜이 든 베개가 아닌 빵이다


내 상상력은 의미있었지만

이 끄라통 역시 산자의 잘못을 빌기위한 배일 뿐이고

빵은 강에사는 물고기가 뜯어먹을수 있게 만든것이었다

자연으로 보내는 배니, 장시간 떠다니다가 쓰레기가 될바에야 의미있다






수많은 의미있고, 역사가 있고 의미가 있는 끄라통들을 지나쳤다

내 끄라통은 어떤것이 적당할까


내 잘못은 깊고도 많아서

나 역시 많은 공을 들어 신에게 잘못을 빌어야겠지만

크고 정성가득한 끄라통 앞에서는 아무 느낌이 없더니

보잘것없는 촛불하나 덩그러니 담긴 끄라통이 발을 잡는다


내 끄라통은 이런것인가보다

그냥 소박하게 떠 내려갔으면 좋겠다







러이끄라통 축제 첫날의 삥강은

사람들의 준비속에서 한가롭다


태국에서 만난 언제나 행복한 친구 니키에게 배운

Loi Krathong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핑강의 다리를 건너본다


loi loi loi, loi krathong-

loi loi loi, loi krathong-


밤시간이 되서 엄청난 무게의 배를 품어야 할 강의 신은 만반의 준비를 마친것일까

오늘 태국의 모든 강, 호수, 바다등에는 

수천개의 촛불로 빛나는 작은 끄라통이 물위를 불빛으로 덮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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