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랄랄라라라 인도네시아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칸다디사 커피농장

인도네시아 루왁과 커피농장에서 다양한 커피체험





인도네시아 배낭여행의 여독을 칸디다사에서 완벽하게 풀었다 싶을만큼

칸디다사에서 완벽한 휴식을 취하고 떠나면서 다음 여정지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근처의 커피농장은 가보았는지를 묻는다


커피에 관심이없는 나는 괜찮다고 거절했는데 앞좌석에 앉은 동행인은 평소에 커피도 마시지않으면서 냉큼 가보겠다고 긍정의 사인을 보내놓고서 뒷자석에 앉아있는 나에게 [괜찮지?] 하고 묻는다


크게 불만이 없었던 나는 [그럼~] 가볍고 긍정적으로 대답하고, 예정에도 없던 커피농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오늘도 초록가득한 곳에서 나무에 달려있는 열매를 만지작거리면서 

또 예상치 못한 신나는 하루를 보내게되는것일까?


나는 앞서 밀키와의 자연시간에서 이야기한대로 세상의 모든 열매를 좋아하는데 

오늘도 나무에서 나온 동그란것들을 만지고 맛볼생각에 신이났다






나뭇잎 사이로 간간이 들어오는 햇빛은 언제나 행복한 시간을 만들곤 했는데 오늘만은 달랐다


커피농장에서는 양봉도 같이 겸하고 있는데, 이들이 벌을 키우는 방법은 살아있는 나무가지에 긴 나무통을 반으로 잘라서 속을 비워 매달아놓으면 벌이 빈 콩터를 발견하고 이곳에 집을짓기 시작하는 식이다


덕분에 숲은 벌이 앵앵거려서 제데로 구경하기도 전에 잽싸게 숲 한가운데에 커피 카운터가 있는 곳으로 들어와야했고 

내가 꿈꾸었던 열매시간은 사라졌다






그래도 커피농장이래서 다른곳들과는 사정이 조금 다를줄 알았더니

이곳역시 족자카르타에서 보았던 좁은 철창에 갖혀있던 사향고양이의 처우는 한결같았고 

나는 순식간에 커피농장에 정이 떨어졌다


굳이 이런방법으로 생산되지 않아도 될 항목이라면

나는 이곳의 특산품을 이용할 마음이 없었다






인도네시아 4대 특산품항목에 들어가는 커피이니 그들은 자부심이 가득하고 프로페셔널하지만 내게는 새로울것이 없었다


커피콩을 말리는 과정도 여러차례 보아왔고

주변에서 날아드는 모기를 신경쓰면서 [지카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더라?] 하는생각으로 가득했다


동행인이 농장주변을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신기해 할 동안

나는 규칙적으로 모기에 물리지 않기위해 내 팔을 착! 다리를 착! 하고 때려대고 있었다






커피를 볶는곳에서는 정말좋은 향기가 났다. 착!

커피향에 기분이 잠시 좋아지긴했지만, 착!


볶은 커피를 절구에 넣고 곱게 간것을 체에 한번 흔드는동안 

나는 모기주둔지에서 계속 모기에 물리지않기 위해, 나를 무는놈을 죽이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계속 몸을 때려대면는 나를 보다못한 직원이

다양한 커피종류를 보여주면서 내가 고르는것을 차로 내어주겠다고 했는데

나는 그저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싶어서 정중히 거절했다


그렇지만 동행인은 꽤나 신중한 얼굴로 무엇인가를 골라서 모기때문에 화가나있는 나를 더욱 끌어오르게 했다






그래, 차한잔이니까.



나는 더욱 손에 힘이들어가서 

더 세차게 모기를 잡아대면서 

새빨개진 내 몸과 모기와 함께 싸웠다


앉아있는 4면이 숲으로 둘러쌓여있는 지뢰밭같은곳에 앉아서 커피를 기다리는동안

내 몸은 모기에게 하사한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쩜 친절하기도 하지

커피 한잔을 시켰더니 13잔을 무료로 맛보라고 주는것이 아닌가.  착!


내가 모기를 잡는동안 정신없이 스스로를 때리고있는동안, 

한잔가격에 14종류의 차를 맛볼수 있다는 설명을 들어서 동행인은 합리적인 선택을 했단다

얼마나 현명한지 그의 판단력에 분노가 치솟았다


그가 이것저것 조금씩 맛보면서 내 눈치를 살피는 동안 

나는 최대한 눈썹을 움직이지 않고 가지런히 두고 분노의 한숨을 쉬지않으려고 노력했다


멋적게 웃으면서 [모기가 이렇게 많을줄은 몰랐어]라고 미안한 내색을 섞어 말하는데

그제서야 수십방 물린 그의 팔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불편한 내색없이 사람들 앞에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 행동하고 있는 그에게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14잔 다 마실생각은 아니지?]라고 뼈있는 농담을 건내고는 서로 깔깔웃었다


아.. 정말 사람이 있을곳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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